집중호우 최소 2시간 전엔 '경고'..특보 발령시간 당긴다

이재영 2022. 9. 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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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특보 선행시간 작년 78분..2026년까지 120분으로
작년 호우주의보·경보 적중률 96%·88%..특보구역 세분화 추진
수치예보모델 성능 개선해 태풍 진로 오차 195km로 줄이기로
지난달 8일 집중호우 때 서울 강남구 대치동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기상청이 집중호우 최소 2시간 전에는 호우특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태풍 진로 예보 오차는 '195㎞'까지 줄인다.

12일 기상청 올해 성과관리 시행계획을 보면 기상청은 2026년까지 호우특보 선행시간을 120분으로 늘리기로 했다. 4년 뒤엔 최근 5년(2017~2021년) 평균인 94분보다 30분가량 앞당겨 특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작년은 호우특보 선행시간이 78분이었다. 특보와 달리 비 예보는 통상 수일 전에 이뤄진다. 기상청은 현재 10일인 중기예보 기간도 2027년까지 14일로 늘리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호우특보 선행시간은 '비가 호우특보 발령기준만큼 내리기 시작한 시각'과 '호우특보가 발령된 시각' 차 평균을 말한다. 기상청이 선제적으로 호우특보를 내린 경우엔 비가 호우특보 기준만큼 안 내려도 일부 고려한다.

호우특보는 주의보의 경우 '3시간과 12시간 강우량이 각각 60㎜ 이상과 110㎜ 이상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고 경보는 '3시간과 12시간 강우량이 각각 90㎜ 이상과 180㎜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조재웅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방재기준평가센터 침수예측팀장이 최근 기상기술정책지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지난해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 적중률은 각각 95.95%와 87.93%였다. 2018년(90.31%와 58.56%)에 견줘 큰 폭으로 올랐다. 적중률은 '호우특보가 발령된 뒤 실제 특보 발령기준만큼 비가 내린 비율'을 말한다.

'호우특보 발령기준만큼 비가 왔으나 특보가 발령되지 않은 비율'을 말하는 결측률은 주의보와 경보 각각 4.05%와 12.07%였다. 2018년(9.69%와 41.44%)보다 상당히 개선됐으나 여전히 호우경보가 필요한 비 10번 중 1번은 경보가 내려지지 않은 수준이다.

'호우특보가 내려졌으나 특보 발령기준만큼 비가 안 온 비율'을 말하는 오측률은 주의보와 경보 각각 1.29%와 0.16%로 2018년(0.95%와 0.16%)과 비슷했다.

잘못된 특보는 방재기관 피로도를 높일 수 있어 오측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 기상청 특보는 방재기관이 대비태세를 정하는 기준으로 예컨대 행정안전부의 경우 '4개 시·도 이상에 호우주의보가 발표'되거나 '3개 시·도 이상에 호우경보가 발표'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한다.

호우특보 정확도와 선행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다.

'기후변화글로벌위원회'(GCA)와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조기경보시스템을 갖추면 투자비용 대비 10배 인명·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고 24시간 전 경고만으로 피해를 30% 감축할 수 있다.

기상청은 호우특보를 비롯해 각종 기상특보 발령기준을 2027년까지 지역별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서울은 4개로 특보구역이 나뉘어있는데 이런 특보구역 세분화를 2024년부터 다른 특별시와 광역시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기상청은 '강수예보 적중률'의 경우 2026년 '79.2%'로 80%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강수예보적중률은 '강수맞힘률'(POD)과 '강수유무정확도'(ACC)를 절반씩 반영한 것으로 작년엔 78.0%였다.

강수맞힘율은 '비가 오는 것을 예보한 비율'이고 강수유무정확도는 '비가 온다고 예보한 뒤 비가 내린 경우'와 '비가 안 온다고 예보한 뒤 비가 안 내린 경우'를 분자로 하고 예보가 틀린 경우를 포함해 전체 경우를 분모로 놓고 계산한다.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간 가운데 울산시 북구 신명 앞바다에 커다란 파도가 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상청은 올해 태풍 진로 예보 오차 목표를 195㎞로 최근 5년 이동평균인 201㎞보다 6㎞ 줄이기로 했다. 작년 오차는 185㎞로 미국(240㎞)이나 일본(222㎞)보다 태풍예보 정확도가 높았다. 오차는 '72시간 전 예보한 태풍 중심위치'와 '실제 중심위치' 차이를 말한다.

예보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상청은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성능을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의 83.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수치예보모델은 '북반구 500hPa(헥토파스칼) 지위고도 예측 오차'로 성능을 평가하는데 KIM은 2020년 4월 도입됐음에도 작년 세계 두 번째 수준인 영국통합모델(UM)의 99.2% 수준까지 성능이 개선됐다.

2028년엔 UM을 따라잡고 2030년엔 ECMWF 모델 87% 수준까지 성능이 오르도록 KIM 개선 속도를 높인다는 것이 기상청 방침이다.

기상청은 가강수량(일정 바닥면적의 수직 공기기둥 안에 포함된 수증기가 모두 응결했을 때 양)을 토대로 한 최대 시간당 강우량 산정 등 새로운 예보기법도 도입하고 '태풍 발생확률 가이던스'도 개발한다. 가이던스는 수치예보모델 예측치 등을 토대로 만드는 예보관을 위한 일종의 '예보 초안'이다.

기상청은 예보의 기초는 관측인 만큼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 제3해양관측기지를 구축하는 등 관측망도 확충하기로 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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