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에 굶주린 듯".. 한국 미술 애호가들 열정에 놀라다

2022. 9. 6. 11: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글로벌 양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동시에 열린 코엑스는 '국제'아트페어가 한창임을 실감케 했다.

VIP를 맞이한 것은 우르스 피셔, 아모아코 보아포, 스털링 루비, 니콜라스 파티 등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각광받는 작가들의 신작부터 게르하르트 리히터, 장 미셸 바스키아, 우고 론디노네, 피카소 등 거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리즈 X 키아프' 호황속 폐막
메가 갤러리, 거장 작품 셀렉션
국내 콜렉터들 마음 사로잡아
곳곳 열린 네트워킹 파티도 성료
긴 줄 입장 MZ세대 존재감 과시
한화 600억원대에 출품된 피카소 ‘방울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1937). [연합]
아모아코 보아포의 작업을 선보인 미국 마리아 이브하임 갤러리. [연합]

지난 2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글로벌 양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동시에 열린 코엑스는 ‘국제’아트페어가 한창임을 실감케 했다.

VIP를 맞이한 것은 우르스 피셔, 아모아코 보아포, 스털링 루비, 니콜라스 파티 등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각광받는 작가들의 신작부터 게르하르트 리히터, 장 미셸 바스키아, 우고 론디노네, 피카소 등 거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수 억~수 백 억원에 이르는 작품들이 한국을 대거 찾은 것. 그만큼 한국미술시장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라는 평이 뒤따랐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가져와 봤어...메가 갤러리들의 전략=최정상급 갤러리들의 전략은 ‘호텔 뷔페식’이었다. 시장성이 좋은 거장 작가들로 라인업한 것. 피카소, 바스키아, 베이컨을 내 건 애콰밸라 갤러리는 “첫 방문이라, 한국 콜렉터를 모른다. 모던부터 컨템포러리까지 준비했다”고 밝혔다.

익숙한 거장을 라인업한 갤러리는 세일즈도 성공적이었다. 하우저앤워스는 VIP오픈 1시간만에 14점 판매에 성공했다. 조지 콘도(37억원), 마크 브레드포드(24억원) 등이 완판됐다. 가고시안도 리처드 프린스, 스탠리 휘트니, 요나스 우드 등 10여점 넘는 작품을 판매했다. 데이비드 코단스키, 자비에 위프켄스는 부스 전체를 솔드아웃 시켰다.

닉 시무노비치 가고시안 아시아 선임 이사는 “프리즈 서울에서의 결과에 놀라고 있다. 내년 프리즈 서울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든 갤러리들이 판매고를 올린 건 아니었다. 한국 관객이 잘 모르는 유명작가를 선보인 곳들은 ‘신규 고객을 만났다’는 선에서 만족해야했다. 1달러당 1300원이 훌쩍 넘는 달러강세도 국내 콜렉터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 이유다.

양대 글로벌 아트페어로 꼽히는 아트 바젤이 대놓고 상업성이 강하다면 프리즈는 실험적 현대미술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번 프리즈 서울은 상업성이 강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첫 페어라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방 내준 키아프?...실속 챙긴 키아프=한국화랑협회가 2년 전 프리즈 공동개최를 선언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안방시장 다 내줄 것이라는 암울한 진단이었다. 그러나 키아프의 성적은 준수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인 수 백~ 수 천 만원 수준의 작품은 판매가 원활했다. 한 갤러리 대표는 “아무래도 프리즈와 비교하며 구매를 하다보니 전년처럼 급하게 판매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예년보다는 좋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객은 프리즈에 비해 적었지만, 외신의 집중은 더 강했다. 아트뉴스는 키아프 최고 부스 5선에 갤러리 조선, 페레즈 프로젝트, 갤러리 신라, 국제갤러리, 갤러리 서화를 꼽았다.

프리즈VIP 프로그램 일환으로 9월 2일 열린 삼청나이트. [헤럴드DB]

▶아트피플과 아트러버들의 커뮤니티=프리즈 서울이 한국미술계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네트워킹 파티다. VIP프로그램으로 준비한 한남·삼청나이트 덕에 삼청동과 한남동이 새벽까지 들썩였다.

아트페어나 비엔날레 등 국제 행사의 성공을 평가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는 무대 뒤에서 이루어지는 프라이빗 이벤트다. 슈퍼 콜렉터, 큐레이터, 미술관 관장, 갤러리스트 등 관계자들이 모여 다음 스텝을 만들어가는 자리다. 국제아트페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내야하는 무형의 결실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휩쓰는 MZ세대=프리즈 서울은 입장하는데만 수십미터 줄이 늘어서는 등 압도적 관객수를 자랑했다. LG전자와 콜라보레이션한 배리 엑스 볼(Barry X Ball)작가는 “여기처럼 관객들이 잘 참여하는 곳은 없었다”며 “한국은 아트에 굶주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른바 MZ로 불리는 젊은 세대가 많이 찾은 것도 특징이다. 주연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는 “MZ세대는 월등히 높은 외국어 능력과 정보 검색 능력을 가지고 딜러·갤러리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작가와 작품의 다양성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