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인생은 운발? 어린이에 ‘한방’ 부추기는 랜덤 마케팅
인기 카드 뽑을 때까지 사게 유도
서울 강서구에 사는 민모(38)씨는 최근 일곱 살 난 딸을 위해 1만4000원짜리 ‘캐치티니핑 서프라이즈박스’ 2개를 구매했다. ‘캐치티니핑’은 최근 인기인 애니메이션으로 티니핑은 여기 등장하는 가상 캐릭터인데, 민씨가 산 서프라이즈 박스에는 가방에 걸 수 있는 소형 티니핑 인형 1개가 들어있다. 문제는 8종류 티니핑 중 어떤 티니핑이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민씨가 산 박스에서는 딸이 갖고 싶어한 ‘하츄핑’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이 원하는 걸 못 얻으면 실망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여러 개를 살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청소년을 겨냥한 ‘랜덤 마케팅’이 최근 점점 더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일종의 ‘뽑기’처럼 특정 캐릭터 장난감이나 스티커 등을 사려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사서 개봉하기 전까지는 내용물이 어떤 것인지 모르게 하는 방식이다. 애니메이션 ‘메카드볼’의 ‘슈퍼랜덤팝’ 장난감도 이런 식으로 판매 중이다. 8개의 자동차 캐릭터 가운데 한 개가 무작위로 나온다. 이 때문에 서울 송파구에 사는 아들 셋 엄마 심수연(49)씨는 이런 장난감을 최근 6개 샀다. 하지만 이 중 3개가 똑같은 캐릭터였다. 심씨는 “아이들이 원하는 황금색 자동차가 없어서, 중복으로 나온 캐릭터를 프라모델용 물감으로 직접 황금색으로 색칠해줬다”고 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1만5000원 안팎 하는 경우가 많은 아이돌 가수 CD를 여러 장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기획사에서 아이돌 그룹 앨범을 발매할 때, 특정 멤버의 사진(포토카드)을 임의로 넣어서 파는 것이 흔한 마케팅 수법이 된 탓이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방탄소년단 팬 유모(24)씨는 “‘최애(최고로 애정한다는 뜻) 멤버’ 포토카드를 뽑으려고 앨범을 10개 넘게 사고 남은 앨범은 주변에 그냥 나눠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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