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누빌수 있다면..47도 더위쯤이야"

임정우 2022. 9.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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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정찬민·최승빈
잘나가던 한국 무대 박차고
美 콘페리투어 예선전 도전
"최악 날씨도 간절함 못막아
다음 시즌 주무대로 삼겠다"
배용준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프리 퀄리파잉 최종일 경기가 열린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버뮤다듄스 클래식 코스는 최고 기온이 섭씨 47도까지 올라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피부가 따가워질 수밖에 없는 날씨지만 PGA 투어 진출을 꿈꾸는 배용준(22)과 정찬민(23), 최승빈(21)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무더위지만 짜증이 나거나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세 선수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그런지 집중력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PGA 투어를 누빌 수 있다면 이런 날씨에서도 매일 경기할 수 있을 정도로 간절함이 크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배용준과 정찬민, 최승빈은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특급 기대주다.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포함해 톱10에 3번 이름을 올린 배용준은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350야드를 날리는 장타자로 유명한 정찬민과 공부하는 프로골퍼로 알려진 최승빈도 각각 신인상 포인트 3위와 5위에 자리할 정도로 올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리안투어가 하반기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세 선수는 지난달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예선전에 출전하기로 한 것이다. 시즌 중반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정된 수입을 포기하고 항공료와 숙박비 등 경비로만 수천만 원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찬민과 최승빈은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고 남은 시즌 코리안투어에서 부진하면 다음 시즌 자신의 직장과 같은 코리안투어 출전권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고민하지 않았다. PGA 투어에 진출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 찬 정찬민과 최승빈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최승빈
최승빈은 "다음 시즌 코리안투어 출전권을 잃을 수도 있지만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도전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경험이 프로골퍼로 살아가는 데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콘페리투어를 주 무대로 삼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세 선수 모두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열린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프리 퀄리파잉에서 9월 중순으로 예정된 1차 예선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로 불리는 세 선수가 프리 퀄리파잉을 통과한 건 대단한 성과는 아니다. 그러나 PGA 투어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무대인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첫 번째 단계인 만큼 세 선수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했다. 시차 적응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세 선수는 차분하게 자신의 경기를 펼쳤고 프리 퀄리파잉을 기분 좋게 마쳤다.

배용준은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는데도 프리 퀄리파잉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 기쁘다"며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콘페리투어 1차 예선을 마치고 한국과 미국을 오갈 계획인데 준비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세 선수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날씨였다. 프리 퀄리파잉이 열린 기간에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올라 무더위와의 전쟁이 펼쳐졌다. 샷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우산을 쓰고 물을 계속해서 마시는 등 각별한 노력을 했다. 여기에 피부가 타 경기력이 지장받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자외선차단제를 발랐다.

정찬민
정찬민은 "처음에는 18개 홀을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로 날씨가 더웠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바로 몰입됐다. 덥고 힘들다는 생각이 사라질 만큼 PGA 투어에 가고 싶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프리 퀄리파잉을 같은 골프장에서 치른 세 선수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선택한 1차 예선전을 치르기 위한 장소로 이동한다. 배용준과 정찬민, 최승빈은 콘페리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 예선이 열리는 조지아주 서배너의 더 랜딩스 클럽에서 웃으면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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