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줄 100m, 4대 보내고야 탑승".. 지옥의 광역버스 출퇴근

박성훈 기자 2022. 9. 2. 11: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던 이들이 직장을 나가기 시작해서 그런지 얼마 전부터 버스 타기가 더 힘들어졌어요. 주유비도 크게 올라 차를 두고 다니는 이들도 많아져 앞으로도 출퇴근 전쟁이 만만치 않을 것 같네요."

지난달 26일 오후 6시 경기 수원과 안양·과천 등지로 향하는 수도권 광역버스가 출발하는 4호선 사당역 앞 인도는 수백 명의 직장인과 학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장사진’ :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신창섭 기자

■ 下. 사당·강남역‘귀가전쟁’르포

거리두기 해제·유가 상승 영향

상반기 이용객 1275만명 증가

입석 불법이지만 사실상 허용

입석률 3월 2.7% → 6월 4.8%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이정민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던 이들이 직장을 나가기 시작해서 그런지 얼마 전부터 버스 타기가 더 힘들어졌어요. 주유비도 크게 올라 차를 두고 다니는 이들도 많아져 앞으로도 출퇴근 전쟁이 만만치 않을 것 같네요.”

지난달 26일 오후 6시 경기 수원과 안양·과천 등지로 향하는 수도권 광역버스가 출발하는 4호선 사당역 앞 인도는 수백 명의 직장인과 학생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퇴근길을 서두르던 시민은 지하철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버스 정류장까지 100m가량 늘어선 대열을 보며 한숨을 짓기도 했다. 이곳에서 수원역을 향하는 7770번 버스 대기 줄 끝자락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 직장인은 “이 정도면 버스를 3∼4번 정도는 보내야 순서가 돌아오겠다”며 “30분 안에 버스를 타야 환승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시간 내에 버스를 갈아타지 못해 할인 없이 제값을 다 내고 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분당선 강남역 일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출퇴근 시간에는 버스 정보 알림 서비스가 무색하게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해 시간에 맞춰 승차할 수 없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승객 채모(여·32) 씨는 “배차 시간이 다 정해져 있는데도 한꺼번에 몰려오는 때도 있고 한참 안 올 때도 있다”며 한숨지었다.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조모(50)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15분에 1대씩 오던 버스가 지금은 30분에 1대씩 오고 그마저도 정해진 시간에 안 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내 광역버스 이용객은 7913만6000명으로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상반기 6638만3000명보다 1275만3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당역에서 1호선 수원역을 오가는 7770번 버스의 경우 지난해 6월 평일 기준 승객 수가 1만7732명에서 올해 1만9189명으로 1457명 늘어났고, 용인 명지대와 2호선 강변역을 왕복하는 5600번 버스도 올해 6월 평일 기준 승객이 1만318명으로 전년 동기(7153명)보다 3165명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광역버스 입석률(평일 오전 6∼9시 광역버스를 탑승한 승객 대비 입석 승객 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8.3%에서 2020년 3.2%, 2021년 3.4%, 2022년 3월 2.7%로 계속 낮아지다가 지난 6월 4.8%로 다시 높아졌다.

광역버스 입석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도로교통법상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승객은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 입석을 완전히 해소할 만큼 버스를 배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사실상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경진여객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며 입석 승객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3000·7770·7780·7800·8471·8472·9802·M5443번 버스는 좌석이 차면 승객을 받지 않고 있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