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고 주택정책 실망"..집값 상승전망 4개월새 확 뒤집혀
새정부 출범·정책기대감에
4월 조사땐 상승전망 66%
8·16대책도 시장영향 미미
예상 뛰어넘은 금리 폭주
이자 부담에 거래절벽 심화
중도금대출 등 과도하게 규제
더 멀어진 집값 바닥
다주택자 급매물 소화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 유력
◆ 부동산 긴급 설문조사 ◆
설문에 참여한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부동산은 심리가 가장 중요한데, 매수심리가 최악으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 건설 관련 협회 임원은 "금리를 연속으로 빠르게 인상하다 보니 금리 변동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민감도가 예전에 비해 커졌다"며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 부동산 컨설팅회사 연구소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중과 유예 기간이 내년 5월 초 끝나면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줄어들면서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보합권을 보이면서 관망하는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은 불과 4개월 전인 4월 말 매일경제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100명을 대상으로 시장 전망 설문 조사를 했던 내용과 판이한 결과다. 당시 응답자 중 33%는 연말까지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5% 미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5~10% 상승(25%), 10% 초과 상승(8%) 응답자를 합하면 총 66%의 응답자가 연말까지 서울·수도권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부동산 시장 분석 전문가는 "당시에는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시기라 기대감이 컸고,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이외에는 정부 대출 규제(44%), 정비사업 규제 완화(32%), 공급 물량(28%), 세금 완화(26%) 등이 뒤를 이었다. 금리와 대출 규제 등 수요에 영향을 크게 주는 요소들이 주요 변수로 꼽힌 것을 보면 최근 시장에서 얼마나 매수심리에 대한 우려가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 대학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금리가 오른 것도 문제지만 분양 중도금 대출 규제(분양가 9억원 초과 시 대출 금지) 등 집을 사고자 하는 이들의 대출 수요를 너무 눌러 놓은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 변수 또한 지난 4월 조사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당시 100인의 응답자 중 59%는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를 가장 큰 변수로 꼽았고, 금리 인상 추이(28%), 7월 말(임대차 3법이 시행된 지 2년) 전세 시장 상황(12%) 등이 뒤를 이었다. 모 시장 전문가는 "최근 발표된 정부 정책들이 대부분 강도가 약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없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8·16 대책이 시장 안정에 주는 효과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들이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중 시장 안정에 큰 효과가 있다고 답한 이들은 4%(2명)에 불과했고, 약간 있다고 답한 이들이 54%(27명), 거의 없다가 32%(16명)였고, 전혀 없다고 답한 이들도 10%(5명)에 달했다. 효과가 약간 있다고 답한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2027년까지 인허가 기준으로 27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은 현재 시장과는 시점 차이가 너무 나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면 구체적인 공급 지역 등이 나와야 하지만 8·16 대책에서는 그런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장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지표들과 향후 전망들도 최근 들어 잇따라 부정적인 방향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보다 0.14% 하락해 2012년 8월 6일(-0.14%)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KB부동산의 지난주(2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수우위지수 역시 19.9(100 미만 시 매도자 많음 의미)로 전주 대비 3.6포인트 하락하며 2013년 8월 26일 18.6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준형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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