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줄 알았더니 설치비·배송비 폭탄.. 가격 비교 사이트 '정확성' 떨어져

한국소비자원이 가격 비교 사이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조사해 발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일부 가격 비교 사이트의 가격이 실제 가격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7개 가격 비교 사이트와 연동된 판매 사이트의 상품 및 가격정보를 조사한 결과를 지난 29일 발표했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의 가격과 판매 사이트에서의 실제 가격이 일치하지 않는 '가격 불일치율'이 조사대상 상품의 2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비교 사이트와 판매 사이트의 상품 자체가 아예 다른 경우는 2.2%, 품절 등으로 판매사이트에서 구매가 불가한 경우도 5.4%다.

가격 불일치 상품 256개 중 78.5%(201개)는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제공한 가격 보다 연동된 판매사이트의 실구매가가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상승 원인은 TV, 냉장고 등의 품목에서 가격 비교 사이트에는 무료배송 등으로 표기했지만 실제 판매사이트에서는 배송비나 설치비가 추가로 청구된 사례가 49.3%(99개)로 가장 많게 나타났다. 상품 가격 자체가 더 비싼 경우는 44.7%(90개)로 집계됐다.

가격 비교 사이트는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중요한 요소인 가격 비교를 제공하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데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보호 등을 위한 업계 자율 기준을 마련했다. 이후 일부 내용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에도 반영됐다.

이 지침 등에서는 상품 정렬 및 '베스트', '인기' 등의 용어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근거)을 표시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7개 가격비교사이트 중 4개 사이트(네이트 쇼핑, 다나와, 쿠차, 행복쇼핑)는 '인기상품순' 등에 대한 근거를 표시하지 않았다.

가격 비교 사이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가격 비교 사이트는 실제 판매자나 오픈마켓 사업자의 신원정보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함에도 네이트 쇼핑과 쿠차는 제공하지 않았다. 행복쇼핑은 일부 판매자에 대해서만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비교 사이트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설문 결과 가격 비교 사이트 선택 및 이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정보 정확성'(84.0%)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75.1%가 가격 비교 사이트 이용 시 불편·불만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불편·불만 사유로는 '가격 비교 사이트 내 가격과 실제 가격이 다름'(50.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상품 품절 등으로 인한 주문 불가'(29.6%), '가격 비교 사이트 내 상품과 실제 상품이 다름'(20.3%) 등의 순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격 비교 사이트 사업자에게 ▲가격비교 정보의 정확성 향상을 위한 개선 조치 마련 ▲ 가격정보 노출 기준 표시 강화 ▲ 실제 판매자 및 오픈마켓 사업자 신원정보 제공 ▲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표시 및 중요 정보 제공 강화 등을 권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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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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