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봉쇄령도 뚫은 F&F, 바디프랜드 인수 펀드에 투자

이현승 기자 2022. 8. 3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 인수 주체가 만든 사모펀드에 100억 출자
한국선 디스커버리, 중국선 MLB 인기.. 2兆 클럽 눈앞
상반기 현금성자산 1000억 돌파..공격적 투자 나서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정책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F&F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국내 안마의자 1위 회사인 바디프랜드 인수 펀드에 투자했다.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 1000억원을 넘으면서 법인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투자처를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다.

그래픽=이은현

30일 F&F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7일 바디프랜드 지분 인수 목적 펀드인 한앤브라더스 퀀텀 제1호 사모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회사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지난달 바디프랜드를 인수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브라더스가 조성했다. 한앤브라더스는 또 다른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바디프랜드 경영권 지분 46.3%를 약 4200억원에 인수했다.

한앤브라더스는 인수자금을 금융기관 뿐 아니라 기업들에게서도 유치했는데 F&F는 투자자 중 한 곳으로 참여했다.

F&F는 현금성자산이 작년 말 기준 21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006억원으로 급증하자 활용처를 다각도로 고민중이다.

패션 부문 실적이 개선되면서 현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 국내는 디스커버리, 해외는 MLB…작년 영업익 3배 넘게 증가

F&F의 패션 사업 부문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1조4837억원, 영업이익은 3배 넘게 증가한 4249억원이다.

올해 2분기 매출도 88.4% 증가한 3714억원, 영업이익은 119.8% 늘어난 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성장의 두 축은 패션 브랜드 MLB와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디스커버리)이다.

F&F는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계약을 체결해 MLB 의류를 만들어 국내에서 판매하다 2019년 중국 판권을 획득해 아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LB 중국 매출은 작년 1분기 49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09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프라인 매장 수는 상반기 말 기준 600개를 넘었다.

중국 MLB 모델들이 모자와 의류 등 주요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 MLB 중국 웨이보 계정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MLB 야구모자가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인기 한국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유재석 등 유명인이 쓰고 나온 것이 화제가 됐다.

중국 정부가 2차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를 봉쇄하는 극단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대부분 휘청였지만 F&F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었다.

해외 실적을 MLB가 견인한다면 국내는 디스커버리가 책임지고 있다. 디스커버리 매출은 작년 1분기 937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12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F&F는 미국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상표권을 확보해 2012년부터 다양한 패션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 초반 급성장한 뒤 브랜드가 난립하며 주춤했다가 코로나를 계기로 제2의 부흥기를 맞았다. 실내 운동이 어려워지자 등산을 가는 젊은 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 F&F, 내년 2兆 클럽 입성 전망...테일러메이드·세르지오 타키니 등 공격적 M&A

F&F는 실적 개선으로 늘어난 현금을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 재원으로 쓰고 있다.

작년 세계 3위 골프용품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5000억원을 투자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글로벌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지분 100%를 827억원에 인수했다.

F&F의 M&A는 김창수 회장이 진두지휘 하고 있다. 1961년생인 김 회장은 패션과 큰 연관성이 없었던 MLB(야구)와 디스커버리(케이블 채널) 라이선스를 획득해 제품화 하는 전략으로 회사를 키워낸 후 강력한 리더십으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F&F 매출이 1조8000~1조9000억원으로 증가한 뒤 내년에 2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이라고 본다. MLB와 디스커버리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