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美 골프법인 설립.. 골프장 짓고 '이웅열 골프공' 판다

김은영 기자 2022. 8.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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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개발한 코오롱
골프장 법인 세우고 세계 최대 골프 시장 미국 진출

코오롱그룹이 미국에 골프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코오롱은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나가는 골프공’을 미국에서 출시하고 현지에 골프장 법인을 세워 골프 사업을 본격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지난 2분기 미국에 골프장 운영을 위한 신규 법인(GREEN NARAE AMERICA INC)을 세웠다. 국내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종속회사 그린나래의 미국 법인이다.

그래픽=이은현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미국에서 골프장 운영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법인을 세웠다”라며 “현재 사업 초기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골프장, 골프복, 골프용품 등의 사업을 펼치는 코오롱그룹이 세계 최대 골프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 이동찬 회장 대한골프협회 초대 회장... 골프장·골프복 사업 활발

코오롱그룹은 ‘골프 명가(名家)’로 불린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부친인 고 이동찬 명예회장은 1985년 대한골프협회 초대 회장에 취임해 11년간 재임하며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1990년대부터는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를 주최하고 있으며, 국가대표 골프팀의 단복도 후원하고 있다.

관련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코오롱 그룹은 국내에서 총 4개의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그린나래를 통해 충남 천안에 회원제 골프장 ‘우정힐스CC’를, 강원 춘천시에 대중제 골프장 ‘라비에벨CC’를 운영하고 있다.

또 코오롱의 종속회사인 코오롱엘에스아이를 통해 경북 경주에 ‘코오롱호텔 가든골프장’을, 계열회사인 엠오디를 통해 ‘마우나오션CC’를 운영 중이다.

코오롱그룹이 충남 천안에 운영하는 우정힐스CC. /우정힐스CC 홈페이지

골프복 사업도 선도하고 있다. 1987년 이동찬 회장의 지시로 골프개발팀을 발족해 1990년 국산 골프복 브랜드 엘로드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잭니클라우스, 지포어, 왁, 혼마, 골든베어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업계 최초로 온라인 골프 쇼핑몰 더카트골프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지포어는 한 매장에서 한 달에 4억~5억원가량의 매출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 사업을 전개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작년에 골프복으로만 약 14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미국서 출시... 골프장 사업으로 시너지 노려

지난 6월에는 자체 개발한 비정질 금속 합금 신소재 아토메탈로 만든 고밀도 골프공 ‘아토맥스(ATTOMAX)’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아토맥스는 세계적인 기록 인증 기관인 미국 세계기록위원회(WRC·World Record Committee)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타이틀을 공식 인증을 받았다.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볼 아토맥스(ATTOMAX) 세계기록위원회(WRC) 공식 기록 인증식. 왼쪽부터 김덕은 한국기록원장, 데이나 헤슈 미국 세계기록위원회 심사위원 대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뉴스1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웅열 회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4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와 아토맥스를 직접 소개할 만큼 애정을 보여 ‘이웅열 골프공’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아토맥스의 가격은 1더즌(12구)에 25만원으로 기존에 시판된 프리미엄 골프공보다 3배 이상 비싸지만, 코오롱의 자사 온라인 몰에서 2000더즌을 한정 판매한 지 4일 만에 완판됐다.

당시 코오롱그룹은 “올 하반기 미국에서 아토맥스를 먼저 선보이고 한국으로 수입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다양한 골프용품에 아토메탈을 적용해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코오롱그룹은 아토맥스 판매를 위해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에 아토맥스 본사(헤드쿼터·HQ)를 세웠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아토맥스를 선(先)판매 중이다. 업계에선 코오롱그룹이 현지 골프장 운영을 통해 아토맥스 사업의 시너지를 꾀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지포어 도산공원 플래그십 스토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코오롱그룹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골프 시장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미국 골프공 도매 판매 규모는 약 7억6700만 달러(1조259억원)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골프공을 포함한 골프용품 수요는 연평균 2.7%씩 성장해 2024년 약 38억7000만 달러(5조176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 인구가 늘고 있어 관련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골프공 수입국 4위로 2020년 약 2455만 달러(328억원)어치를 수출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아토맥스는 자사가 개발한 고탄성 신소재의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선보인 것”이라며 “미국 판매를 준비하고 있으나, 골프장 운영과 연관이 있는지는 내부에 공유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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