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발견? 가뭄으로 매마른 유럽 강·호수서 로마 다리·침몰 군함 등 모습 드러내

정재우 2022. 8. 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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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럽의 일부 강과 호수가 극심한 가뭄으로 매마르면서 수면 아래에 잠들어있던 유적 및 잔해들이 나타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체코,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강이나 호수 등의 수면이 낮아지며 그 동안 목격되지 않았던 유적지와 침몰 군함 등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포강에서는 유적과 더불어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했던 화물선과 독일 나치당에서 운용하던 군용차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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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체코·이탈리아 등에서 강, 호수 마르며 각종 유적지 발견
이탈리아·세르비아에서는 2차대전 당시 침몰된 군함과 폭탄 나타나기도
스페인 서부 가세레스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 수면이 낮아지며 발견된 ‘과달페랄의 고인돌’(Dolmen of Guadalperal)=로이터연합
 
최근 유럽의 일부 강과 호수가 극심한 가뭄으로 매마르면서 수면 아래에 잠들어있던 유적 및 잔해들이 나타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체코,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강이나 호수 등의 수면이 낮아지며 그 동안 목격되지 않았던 유적지와 침몰 군함 등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페인 서부 가세레스주에서는 타구스 강의 수맥이 흐르는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 선사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백개의 돌기둥이 이달 초 나타났다.

이 돌기둥은 최근 이베리아 반도의 건조한 날씨로 호수의 수면이 기존 대비 28%까지 내려가자 노출된 것이다.

‘과달페랄의 고인돌’(Dolmen of Guadalperal)로 명명되는 이 유적은 약 70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달페랄의 고인돌은 1926년 독일 고고학자가 최초로 발견한 이후 1963년 당시 집권중이던 프란시스코 프랑크 정권이 수립한 농촌 개발 계획에 의해 댐이 조성되며 침수됐다. 댐 건립 이래 이 고인돌이 드러난 것은 4번에 불과했었다.

한편 북부 갈리시아 지역에서는 가뭄이 시작된 올해 봄부터 기원후 69~79년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시대의 요새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요새는 저수지가 조성되며 1949년부터 물 아래에 잠겼지만 현재 2만4000㎡ 규모의 터 전체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또한 30여년 전 저수지 건설로 수몰됐던 ‘아세레도’ 마을 역시 다시 보이고 있다.
저수지 조성으로 침수됐던 이탈리아 갈리시아 지역의 ‘아세레도’ 마을. 갈리시아=로이터연합
 
체코 북부 데친에서 흐르는 엘베강 일대에서는 ‘기근석’(hunger stones)이 등장했다.
기근석은 유럽에서 가뭄의 지표로 삼아왔던 돌 중 하나이다. 돌에 새겨진 연도 중 1417년과 1473년은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1616년과 1707년, 1893년 등은 현재도 분명하게 보인다. 이중 1616년 문구에서는 독일어로 “날 보면 울어라”라고 적혀있다.
체코 데친 엘베강에서 발견된 ‘기근석’(hunger stones). 데친=로이터연합
 
이탈리아에서는 로마의 티베르강이 매마르며 로마 제국 시절 네로 황제가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가 완전히 노출됐다. 현지 학자들에 따르면 이 다리는 네로 황제가 강 건너편에 있는 자신의 모친 아그리피나의 저택에 편하게 가기 위해 만든 것이다.
로마 티베르강이 마르며 모습을 드러낸 로마 제국 시대의 다리. 로마=로이터연합
 
아울러 북부를 흐르는 포강(river Po)은 70년만에 최저 수면에 도달하며 피에몬테 주의 고대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강 서쪽의 한 줄기인 오글리오강에서도 청동기 시절의 목재 건축물 토대가 나타났으며, 강 인근의 코모호수 바닥에서는 약 10만년 전의 사슴 해골과 사자, 코뿔소 유해가 발견됐다.

포강에서는 유적과 더불어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했던 화물선과 독일 나치당에서 운용하던 군용차 등이 발견됐다. 아울러 450㎏에 달하는 대형 폭탄이 발견되기도 해서 이를 해체하기 위해 인근 주민 3000여명이 잠시 대피하기도 했다.

이 밖에 세르비아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채 침몰했던 독일 군함 20여척이 발견됐으며, 스위스 남부 헤셴 빙하의 등지에서는 1970∼1980년대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반객 3명의 유골이 드러나 뒤늦게 수습됐다.
세르비아 다뉴브강에서 발견된 2차대전 당시 독일 군함. 프라호보=로이터연합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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