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날씨처럼 받아들여야"..서울 전체 '마이너스'

나원식 2022. 8. 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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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버티던 서초·용산구도' 하락'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하락..3년 6개월만
대규모 주택 공급 예고..원희룡 "현실 받아들여야"

당분간 집값 하락은 불가피할 듯합니다. 서울에서 버티던 서초구와 용산구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모든 자치구 집값이 떨어진 건 3년 6개월 만입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270만 가구의 주택을 쏟아내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원희룡 장관은 "가격 하향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고요. 앞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노원·도봉 등 서울 외곽 낙폭 확대 지속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하락했습니다.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는 흐름입니다. 수도권 역시 전주 -0.10%에서 -0.12%로, 지방은 -0.05%에서 -0.07%로 낙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서울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인데요. -0.09%를 기록하며 지난 2019년 3월 넷째 주(-0.09%)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2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요.

특히 그간 서울에서 나 홀로 상승세를 나타내던 서초구도 2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대통령실 이전에 이어 용산정비창 개발 호재까지 겹친 용산구도 3주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고요.

노원구(-0.21%)와 도봉구(-0.20%), 은평구(-0.18%) 등 서울 외곽 지역의 낙폭도 지속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로써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는데요. 서울 전역에 걸쳐 주간 매매가 변동률이 하락한 것은 3년 6개월 만입니다.

부동산원은 "연휴와 여름 휴가철, 폭우 등의 영향으로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이 떨어져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정도로 거래량 감소세가 지속되며 서울 지역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대규모 주택공급 예고…"거래절벽 지속될 것"

정부는 지난 16일 첫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앞으로 5년간 총 2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50만 가구를 쏟아내겠다고 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 공급량은 158만 가구에 달합니다.

분당,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규모가 29만 가구가량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는 서울에만 신도시 한 개 반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셈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기에 공급이 쏟아지면 시장 경착륙(급격한 경기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최근의 하락세가 '경착륙'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집값 경착륙은 금융충격이 올 정도 상황이 돼야 한다"며 "2억~3억원 떨어진다고 금융충격까지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금융 긴축 방향은 우리가 날씨를 못 바꾸듯이 인위적으로 못 바꾸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거래위축, 전반적인 가격 하향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정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제도 완화 방안을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했는데요.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신중한 모습입니다. 결국 더욱 확실한 안정세가 나타난 뒤에야 규제를 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당분간 집값 하향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관련 기사: [집잇슈]'주택공급' 불안한 첫발…집값 자극 우려 탓?(8월 19일)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윤 정부의 첫 주택 공급 대책이 발표됐지만,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 발표 전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대출 이자 부담 등이 가중되면서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아파트 시장의 거래 절벽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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