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주택공급대책] 文정부 공공 색깔 지운다..주택공급 민간주도로 패러다임 대전환 [부동산360]
'국민주거안정 실현 방안' 발표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지원"
안전진단 완화 등 세부계획 발표는 미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지원한다.’ 정부가 16일 내놓은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 공급대책 방향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내놓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통해 “앞으로 공공(정부)은 시장 기능 보완을 위한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전체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국민이 선호하는 민간의 공급 활력을 뒷받침하는 데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공공이 주도하는 주택 공급을 추진했던 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이날 대책엔 예고했던 대로 내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수도권 중심으로 270만가구를 새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주택 공급 청사진이 담겼다. 서울 50만가구를 포함한 수도권 158만가구, 수요가 많은 지방 대도시 52만가구 등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5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도심 공급 확대(안전진단 규제 완화·재건축부담금 완화· 정비구역 지정 확대·민간 도심 복합사업 추진) ▷주거환경 혁신 및 안전 강화(신규 택지 15만호 발굴·GTX 조기 개통·1기신도시 마스터플랜 24년 수립 등) ▷공급 시차 단축(민간사업에도 통합 심의 도입·신규 택지 지구 지정과 계획 수립 절차 통합) ▷주거사다리 복원(청년원가주택·역세권 첫집 공급·내집마련 리츠 12월 도입) ▷주택품질 제고(층간소음·노후 임대정비 본격화) 등이다.
▶‘집값 자극할라’…조심스러운 ‘도심 공급 확대방안’=시장에서는 이 중 ‘도심 공급 확대’방안에 대해 가장 관심이 크다. 도심 공급 확대의 핵심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대책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정비구역 해제 및 신규 지정 축소, 과도한 안전진단 및 재건축부담금 강화 등으로 민간 도심 주택 공급 기반이 위축됐다고 평가한다.
다만 정부는 이번에 재건축부담금 축소, 안전진단 기준 규제 완화 등 세부 계획 발표는 미뤘다.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는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신규 정비구역 지정’을 늘리기로 했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지자체와 22만호 이상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이는 직전 5년(12만8000호)과 비교해 9만호 정도 많은 수준이다. 서울에서 진행하는 10만호는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방식은 구역 지정 소요기간이 2년으로 대폭 줄어든다. 오는 10월부터 수요조사를 착수하면서 사업 촉진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 등 제도 개선을 병행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이 많은 ‘재건축부담금’과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방안은 이번 대책에선 기본적인 방향만 제시했다. 재건축부담금 완화를 위해 1주택 장기 보유자·고령자 등에 대한 배려방안을 마련하고, 임대주택 공급 등 공익에 기여하는 사업장은 감면받도록 하겠다는 등이다. 이와 관련한 세부 방안은 9월 발표하고, 동시에 ‘재건축이익환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재건축 안전 기준 규제 방향도 완화하는 쪽으로 정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50%까지 높인 ‘구조안전성’ 평가 기준을 30~4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안전진단 평가 항목별 가중치에서 구조안전성 기준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주거환경’ 비중이 커지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아파트단지가 대폭 늘어난다. 건물이 당장 무너질 수준으로 위험하지 않아도 도시미관, 소방, 침수피해 가능성, 주차 대수 등 주거환경이 열악하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현 정부가 야당의 동의 없이도 국토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당장 추진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크다. 다만 이 역시 이번에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적용 범위, 시행시기 등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연말까지 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인해 시장이 자극받을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실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 2014년 9월 박근혜 정부가 안전진단 평가 항목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 40%에서 20%로 낮추고, 주거환경 비중을 15%에서 40%로 높이는 내용의 ‘9·1 대책’을 발표한 이후 서울 강남은 물론 양천구, 노원구 등의 재건축 매매가가 급등했다.
▶도심 복합사업도 민간 중심으로=직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공공 주도 도심 복합사업’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간이 각종 제약이 따르는 공공 주도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민간 도심 복합사업’을 신규 도입해 내년 상반기 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신탁사, 리츠 등 민간 전문기관이 토지주와 협력해 도심, 부도심, 노후역세권 등에서 복합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용적률과 세제 혜택, 공원 및 녹지 기준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는 ‘공공사업 수준’으로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직전 정부가 적극 추진했던 ‘공공 주도 도심 복합사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공공주택 도심 복합사업은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도록 유지한다”면서도 “주민동의율 30% 미만의 사업지는 철회 후 민간사업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후속 조치 신속히 이행”=수도권 택지지구 개발사업도 민간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신도시 정주환경 개선에 노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등은 GTX-A 조기 개통(2024년 6월 이전), B·C 노선 조기 착공 등 주요 교통사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은 2024년 수립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기 신도시에 대해 어떤 플랜을 짜야 하는지에 지자체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고, 국회 입법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희망 일정을 2024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택지지구 지정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15만호 내외 신규 택지 후보지를 추가로 발굴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는 국민께서 새 정부의 달라진 주거 안정방안을 실생활에서 빠른 시간 내에 체감할 수 있도록 세부 후속 조치를 최대한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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