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동부·유럽 덮친 가뭄.."소 먹일 풀 없다" 우유·치즈 생산 위기

김미향 2022. 8. 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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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미국과 유럽의 극심한 가뭄으로 목초지의 풀이 줄면서 낙농업자들이 우유와 치즈 등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북동부 버몬트주 서드베리에서 유기농 소를 기르는 농장을 운영하는 브라이언 켐프는 통신에 "극심한 가뭄으로 소에게 먹일 잔디가 모두 말랐다"며 "더운 늦여름 농장의 목초지가 더디게 자라곤 했지만, 올해는 잔디가 완전히 성장을 멈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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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미 북동부 극심한 가뭄으로 목초지 바짝 말라
프, 전통 치즈 생산중단..겨울엔 우유부족 예상
미 북동부 버몬트주 서드베리에 위치한 자신의 농장에서 유기농 소고기를 생산하는 농부 브라이언 켐프는 지난 8일 소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올해 유독 극심한 가뭄이 기상이변의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올여름 미국과 유럽의 극심한 가뭄으로 목초지의 풀이 줄면서 낙농업자들이 우유와 치즈 등을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은 올여름 미국 북동부를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낙농업자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 북동부 버몬트주 서드베리에서 유기농 소를 기르는 농장을 운영하는 브라이언 켐프는 통신에 “극심한 가뭄으로 소에게 먹일 잔디가 모두 말랐다”며 “더운 늦여름 농장의 목초지가 더디게 자라곤 했지만, 올해는 잔디가 완전히 성장을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600~700마리의 소를 방목할 때 매우 신경이 쓰인다면서 “더이상 정상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날씨가 일관성이 없는데, 기후변화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에 간간이 번개와 함께 짧게 비가 내리긴 했지만, 빗물이 땅 속에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버리곤 한다고 설명했다.

미 북동부에선 여러 주 정부들이 식수 보존을 위해 불필요한 야외 물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국(NWS)에 의하면, 로드아일랜드주는 지난 9일 가뭄 주의보를 발령하고 물 사용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메사추세츠주의 일부 지역도 물 사용 제한 조치가 이루졌다. 메인주 오번시에서는 물 탱크가 마르고 기온이 화씨 90도(섭씨 32.5도)까지 오르자, 지역 소방관들이 나서 낙농업자들이 젖소를 위해 물탱크를 채우는 일을 돕고 있다. 미국 가뭄모니터(U.S.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메사추세츠주, 코네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 버몬트주, 메인주, 뉴햄프셔주 등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 대부분은 올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미 북동부 전역을 덮친 올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 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힝햄에서 야외 물 사용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AP 연합뉴스

유럽에서도 가뭄이 이어지며 농업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13일 영국 <가디언>은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소 여물용 풀이 부족해 지면서 전통 치즈 생산이 수백년 만에 처음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중부에서 수세기 동안 만들어오던 전통 치즈 ‘살레스’(Salers)는 비살균 처리 우유로 만든 치즈다. 이 치즈는 먹이의 75% 이상을 현지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먹은 소에서 얻은 우유로 만든 뒤 프랑스 정부의 원산지 인증(AOP)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올 여름의 극심한 가뭄으로 목초지의 풀이 모두 말라버리자 지역 농부들은 다음달 비가 내리고 목초지가 복원될 때까지 치즈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낙농업자 로랑 루는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소들이) 먹을 것이 남아있지 않다. 지형이 너무 건조해서 목초지 군데군데가 거의 재나 먼지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프랑스 남부 지역 일부에선 소들이 마실 물이 부족해 올겨울 우유 부족이 예상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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