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40% 대폭락은 공포 비즈니스, 내집 마련은 내년 1분기 급매물로"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8. 15. 09: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학봉 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부동산트렌드 수업' 출판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위원 인터뷰
하락기에 매수심리 바닥, 과매도 속출, 급매물 출현
강남불패는 없어, 다른 지역보다 덜 떨어지는 '강남 덜패'
아파트 월세화, 수요자 부담 커지지만, 은퇴자에 금융상품
MZ세대는 콘크리트 친화적, 도심 아파트 대세

“실수요 무주택자라면 내년 1분기, 고점 대비 수도권은 30% 이상, 서울은 20% 이상 싼 급매물을 노리는 것이 좋다. 좀 더 보수적인 사람은 2년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구입을 해도 좋을 것 같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집값 하락과 관련, “금리 상승 쇼크에 의한 집값 급락을 내집 마련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하락장에서는 자칫 중급지, 하급지 아파트 값이 상급지보다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1주택자가 집을 팔고 이사하는 이른바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 자문위원인 박 위원은 ‘부동산 미래쇼크’,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등의 저서를 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트렌드 수업’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집이 주인이 돼버린 주주(住主)사회’을 비롯해 ‘아파트 기복신앙’, ‘축장(蓄藏)자산’, ‘아파트 득템’, ‘콘크리트 레저’, ‘부동산 블루’ 등 각종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부동산의 변화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박 위원을 만나 주택시장의 트렌드와 전망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폭등하던 부동산 시장이 냉각됐다.

“2022년 여름 들어 시장이 얼어 붙었다. 기준 금리가 연 2%를 넘기면서 금리부담의 임계점을 넘어섰다. 잇따른 금리 인상에 투자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몸을 사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정보가 일시에, 그것도 빠르게 전달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같이 생각하고 같이 행동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무리 지어 움직이려는 ‘군집행동(herding behavior)’은 요즘 부동산 시장의 핫 트렌드다. 하락기에 군집행동은 매수자의 심리 냉각과 거래절벽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지금 집을 사면 너무 비싸게 사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에 몸을 사리는 ‘풉(FOOP, fear of overpaying, 과매수 공포)’ 증후군이 일제히 발동한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바닥권이다. 금리 파도가 잔잔해지기까지는 거래 절벽 속에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집이 자산화되면서 상승기에는 집값은 생각보다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는 생각보다 많이 떨어진다.”

-일시적 조정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줍줍 찬스’라는 낙관론과 40% 이상 대폭락 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펼치는 전문가들이 있다.

“40% 대폭락설은 공포비즈니스가 아닌가 싶다. 주택가격지수로 따질 때 40% 하락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미래는 확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터졌던 1998년 한 해 동안 전국 주택가격이 12.3%, 서울은 13.2% 각각 떨어졌다. 그 다음해인 1999년 급반등했다. 앞으로 1년 간 가격지수로 40% 떨어지려면 외환위기가 3번 이상 와야 한다. 주택 시장 흐름을 진단할 때 개별가격보다 국제표준인 ‘주택가격지수’로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말 아파트 미분양이 16만 가구가 넘었지만, 현재는 2만7000가구에 불과하다. 공급과잉에 따른 물량 충격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급매물이 나온다. 이미 수도권 개별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난해 4분기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한 곳이 등장하고 있다. 저렴한 급매물은 내집 마련 실 수요자에게는 기회가 될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최근의 집값 하락과 관련, “금리 상승 쇼크에 의한 집값 급락을 내집마련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번 가격 하락을 실수자들이 기회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하락기에 내집을 장만하려는 사람은 ‘시기’와 ‘가격’을 동시에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 내집 마련이 아무리 급해도 올해는 넘겨야 한다. 주택시장의 1차 고비는 내년 1분기가 될 수 있다. 금리가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양도세 한시적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절세매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계약부터 잔금까지 1개월 이상은 소요된다. 양도세 한시적 감면 기한인 내년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르기 위해선 3월 말까지는 계약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수도권은 30% 이상, 서울은 20% 이상 싼 급매물을 선별해야 한다. 좀 더 보수적인 사람은 2년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매입을 해도 좋을 것 같다.”

-1주택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안타깝지만, 기존 1 주택 보유자들은 마땅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테니 지금 팔고 나중에 저점 매수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위험한 생각이다. 거래 비용도 만만치 않고 내가 타이밍을 딱 맞춘다는 보장도 없다. 시장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장은 수백 만 명이 모여 만든 집단지성이다. 시장은 나보다 똑똑할 수 있다. 대출이 많은 경우 부담이 될 수 있으니 ‘대출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좋다. 대출을 줄이면 이 빙하기를 견딜 수 있다. 이번 하락장에서 1주택자 갈아타기는 실익이 없을 수 있다. 요즘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급지보다 일부 중급지, 하급지 아파트값이 더 떨어졌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내 집은 헐값에 팔고 남의 집은 비싸게 사야 하는 꼴이 생길 수 있다. 다만 같은 동네에서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기는 것은 무난하다. 시세가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집값 폭등으로 젊은 세대는 영원히 내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도 이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역세권 첫 집이나 청년원가주택은 MZ세대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안이다. 다만 도심에 가까울수록 입지 확보가 어렵다. 입지를 어떻게 ‘발굴’할 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2030세대를 비롯한 무주택자에게 집을 싸게 장만할 수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하며, 그 신호가 믿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집을 살 수 없는 한계 계층에 대한 주택 바우처(임대료 지원)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내 집 마련 지원과 주거복지를 병행하는 주택정책을 펴야 2030세대의 주거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다. 8월부터 주택담보인증비율(LTV)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80% 확대한 것은 MZ세대의 주택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이는 대출 문을 열어 달라는 2030세대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대출 문턱이 낮아져도 MZ세대는 당장 집을 사지 않을 것이다. 금리충격 국면에는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아마도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된 이후 내 집 마련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

-고령화로 결국 우리도 일본처럼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 인구가 2020년 이후 줄고 있지만 인구 충격이 본격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택 시장에선 MZ세대가 신규 진입하는 데다 고령 세대 역시 여전히 시장에 머물면서 초과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인구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설사 인구 쇼크가 현실화하더라도 지역·상품별 편차가 클 것이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에서 먼저 빈집이 발생하는 등 고령화 충격이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핵심세력이 선호하는 대도시의 도심 아파트 가격은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를 수 있다. 고령사회에선 공간의 빈익빈 부익부 효과가 극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3년간 집값 폭등하면서 부동산 투자연령이 상당히 낮아졌다. 저가의 빌라, 지방 부동산에 투자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났고, 이른바 영끌하는 젊은 이들도 늘어났다.

“MZ세대는 ‘부동산 중독’보다는 ‘투자 중독’에 더 가까운 세대다. 노동소득으로 기성세대를 따라잡지 못하니 주식, 코인, 조각 투자,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투자 가능한 자산이라면 뭐든 관심을 가진다. 투자소득을 통해 기성세대의 벽을 단박에 뛰어넘고 싶은 조급함 때문이다. 때로는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이들에게 부동산은 전체 투자 대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고 MZ세대가 주택 시장에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부모로부터 분가해서 독립 세대를 이룰 나이대이니 주택 시장에서 핵심 수요층으로 계속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공포에 짓눌려 떼를 지어 매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투자 상품으로서 아파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거나 바닥을 찍고 우상향 기대가 커진다면 모를까. ‘투자 유목민’처럼 이리 저리 기회를 엿보다가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 상품으로 몰려 또 다른 투자 열풍이 나타날 것이다. 그 열풍 대상이 반드시 아파트라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부동산시장에서 강남을 빼놓을 수 없다. 강남 불패는 지속될까?

“강남 아파트값이 영원히 오를 수는 없다. 흔히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강남 아파트값은 하락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위험한 맹신이다. 투자 상품이 된 부동산은 과거보다 훨씬 변동성이 커졌다. 강남 아파트도 전체 시장 흐름을 떠나 존재할 수 없으므로 대세 하락이 오면 시세가 크게 떨어질 것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같은 투자 상품은 하락기에는 낙폭이 더 깊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강남 불패’보다는 ‘강남 덜패’에 더 가깝다. 즉 강남은 투자에 실패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기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손해를 덜 본다는 뜻이다. 강남은 일종의 상대적 안전자산 개념이다. 금 같은 안전자산도 고점에서 물리면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한다. 강남 아파트도 너무 비싸게 사면 고통스러운 긴 세월을 보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안전자산은 절대적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 개념이다. 강남의 ‘덜패 신화’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으나 대체 지역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 같다.”

-빠른 속도로 전세가 월세로 바뀌고 있다.

“월세 시대가 되면 아파트 평가도 전세 시대와 다를 수 있다. 투자금 대비 월세 수령 액수(월세 수익률)가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다. 아파트도 미래에 예상되는 수익을 기초로 적정 가격을 추산하는 수익환원법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다. 수익환원법은 그동안 주로 다세대나 다가구(원룸)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을 사고팔 때 매겨왔으나 이제는 아파트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아파트는 수익형 부동산보다는 시세 차익형 부동산에 더 가깝다. 갭투자가 하나의 재테크 방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전세제도가 있어서다. 갭투자는 현금흐름보다 자본이득으로 보상받는 구조다. 하지만 월세 시대가 되면 현금흐름 중심으로 가격을 따진다. 세입자에게 아파트 월세화는 슬픈 일이지만, 노후를 준비하는 은퇴자에게 아파트는 월세가 나오는 또 다른 금융상품이 될 수 있다.”

-고령자들은 부동산 애착이 강한 세대다. 고령자의 주거 트렌드에 변화가 엿보이는가?

“도시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시골로 가기보다는 양다리를 걸치는, 즉 도농 간을 오가며 생활하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대도시 아파트를 팔아 시골로 다 싸 들고 내려가기에는 부담스러우니 도시와 시골살이를 병행하는 방식을 택한다. 부부 모두 주소를 대도시에 그대로 두거나 남편만 시골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즘은 시골 주택을 일상생활을 위한 ‘거주 공간’보다 콘도처럼 ‘노는 공간’으로 생각한다. 이 같은 주거 트렌드가 요즘 각광받는 ‘멀티해비테이션(multi habitation)’이다. 멀티해비테이션은 도시와 시골 양쪽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서로 교차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주거방식이다. 정부가 최근 비수도권 읍면 지역의 저가 주택을 1주택자 종부세 판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면서 앞으로 도농 간 이중생활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이 ‘부동산 트렌드 수업’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박 위원은 주주(住主)사회’, ‘아파트교(敎)’, ‘축장(蓄藏)자산’, ‘아파트 특템’, ‘콘크리트 레저’, ' 재무보감사회’ 등 각종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부동산의 변화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했다.

-저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은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군집행동이 자주 일어난다고 했다. 혼돈의 시대이다. 나만의 내집 마련 기준 혹은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주변 ‘잡음’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사유를 통해 지적 근육을 늘려야 한다. 우리는 살다 보면 수많은 정보를 얻는다. 스마트폰이 생활의 일부가 된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정보의 양은 밤하늘의 별 만큼 셀 수 없을 정도도 많다. 정보를 거르지 않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균형을 갖추지 않은 잡설을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면 신세를 망칠 수 있다. 합리적 이성이 마비되고 팬덤만 기승을 부리는 요즘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냉정하게 정보를 잘 가려서 수용하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극단이 오가는 현실에서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중심 잡기가 미덕이다. 그런 점에서 밸런스를 의미하는 권(權, 저울추 권)은 요즘처럼 이성과 합리성은 사라지고 극으로 치닫는 세상에서 소중한 가치가 될 것이다.

둘째, 자산설계도 슬림(slim)하고 심플(simple)한 게 좋다. 세상이 복잡한 만큼 결정을 내릴 일도 많다. 일상생활이 아니라 투자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복잡다단해진다. 더 많은 선택의 고민이 필요하다. ‘결정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수익을 낼 수도,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마치 하루에도 수차례 인생을 건 ‘머니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게임은 항상 성공하지는 못한다. 투자에 실패한 후 잘못된 선택을 한 자신을 자책하기 일쑤다. 부동산 영역에서도 단순하게 설계하는 것을 권한다.”

-세제가 바뀌면서 ‘똘똘한 한 채’에서 ‘돈 버는 여러 채’ 전략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여기저기 쇼핑하듯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보다 압축하는 것이 좋다. 관리를 하지 못하는 부동산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번잡스러운 것을 꺼리는 장년층일수록 더욱 심플하게 짜야 한다. 1주택을 유지하되 소유와 거주의 분리를 통해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방식도 좋은 대안이다. 가령 살던 도심 아파트를 월세 놓고 교외에 작은 집을 전세로 구해 사는 방식이다. 진정한 고수들은 비싼 집은 렌트를 놓지 본인이 거주를 하지 않는다. 렌트 수입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그래서 싼 동네에 산다고 업신여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다. 요컨대 자산은 분산을 하되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가짓수를 줄여야 한다. 좋은 것을 골라내서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에서는 이번에 종부세 부과기준이 ‘주택 수’에서 ‘금액’으로 바뀐 만큼 여유가 있다면 2채 보유 전략도 나쁘지 않다. 한 채는 거주하고 나머지 한 채는 월세를 받아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책을 통해 부동산의 트렌드의 변화를 제시했다. 트렌드에 비춰, 어떤 지역 어떤 부동산 상품이 유망할 것으로 보는가?

“MZ세대의 주거 공간 욕망을 이해하면 트렌드가 보인다. 앞으로 10~20년간 세상의 주역은 MZ세대다. 상당수의 MZ세대는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다. MZ세대는 부동산과 아파트를 동일시하는 세대다. 현재 아파트이거나 나중에 아파트로 바뀔 것을 제외하곤 특별히 부동산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윗세대는 정원이 딸린 대저택을 주거계급 위계질서의 정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맞벌이로 바쁜 밀레니얼 세대는 관리가 어렵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꺼린다. 공간적으로도 교외보다 도심 지향적 세대다. 전통 세대나 베이비부머는 자연이 친숙하고 또 동경의 대상이지만, MZ세대는 도심 콘크리트 문화에 익숙하다. 놀이도 모텔이나 호텔 같은 도심 속 콘크리트(콘크리트 레저)에서 즐긴다. MZ세대는 자연 친화적이기보다는 콘크리트 친화적 인간이다. 요컨대 향후 고령사회에서 도심 아파트가 앞으로 가장 유망한 상품이 될 것이다. 커뮤니티시설이 잘 갖춰진 역세권 대단지의 새 아파트라면 금상첨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