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게 된 구내식당.."1식 4찬에 식혜 샐러드까지 다 해도 5천원"
최근 서울 여의도 한 구내식당에 들른 직장인 백모(28)씨는 새삼 놀랬다. 고등어구이, 연두부찜, 청국장 찌개 등 1식 4찬은 기본인데다 식혜와 샐러드까지 리필해 먹을 수 있는 식단의 가격이 5000원에 불과해서다. 인근에서 비슷한 메뉴를 파는 일반 식당 대비 거의 절반 수준이다. 점심 시간마다 긴 줄이 이어진다.
백씨는 "과거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괜히 짠돌이 짠순이 취급을 받아 잘 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물가가 워낙 비싼 탓에 알뜰족이라거나 현명한 소비자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체나 관공서에 있는 구내식당에 손님들이 날로 늘고 있다. 재택근무 축소로 직장 출근을 다시 하게 된 직장인 뿐 아니다. 외부인도 꽤 많다. 웬만한 식당에서 점심 한끼값으로 1만원은 족히 드는 요즘 그 절반 가량되는 가격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급식업체들이 확실한 가성비에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긴 결과, '돌아서면 배고픈 구내 식당 밥'이란 꼬리표를 슬그머니 떼는 모습이다.
고물가 속 외식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점심 1만원 시대',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런치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란 말이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재택근무가 축소된 직장인이거나 주머니 사정이 얇은 직장인일수록 점심 식대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서울 종로에서 근무 중인 김모(41) 차장은 "한 끼로 1만원 안팎의 식사값을 내면 한 달 내 점심 값으로만 2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며 "사정이 이러다보니 후배들이 밥을 사달라고 할 때면 식비 계산부터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소재의 기업체와 관공서 구내식당 정보를 알려주는 '밥풀 닷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타워역삼 구내식당 에서 점심 한 끼 가격은 6000원, 서초구에 있는 가정법원(양재역)과 국민연금공단, 여의도 전경련 회관 내 구내식당은 모두 5000원에 점심을 팔고 있다.
고속터미널역 근처인 국립중앙도서관 구내식당 가격은 4000원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 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들까지 점심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풍경을 종종 볼 수 있다.
아워홈은 현재 전국 850여개 사업장에서 '아워홈 플렉스 테이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나 스타셰프 등과 협업해 구내 식당에 특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식품 브랜드와 손잡고 특식은 물론 디저트 메뉴 개발에도 공을 들인다.
한 끼 식사를 통해 직장인들의 건강과 생활까지 케어하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 웰스토리나 현대그린푸드가 대표적이다. 삼성 웰스토리는 지난 4월부터 5월 사이 4주간 자사가 운영 중인 구내식당 149곳에서 건강식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 5대 장수 지역의 메뉴와 식재료 조리법을 참고해 만든 식단이었다.
한 달간 이같은 식단을 먹은 직원들의 몸무게는 평균 2.1kg감소하고 근육량은 0.5kg 증가할 정도로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줬다.
현대그린푸드는 직원 건강에 관심이 많은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그리팅오피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리팅 오피스'는 자체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활용해 케어푸드와 영양상담·건강검진·운동요법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접목한 단체급식 서비스를 말한다.
급식업체 관계자는 "외식비 상승으로 당분간 가성비 높은 구내식당을 찾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손님들의 발걸음을 계속 붙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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