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태국인 또 무더기 입국 불허 "전자여행허가제 도입키로"
"제주로 우회 입국, 무등록 체류 불법 취업 통로로 활용"

2일에 이어 3일에도 태국에서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무더기 불허됐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의 입국 목적이 불분명해 불법취업 시도가 의심되고, 전자여행허가제(K-ETA) 불허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최근 제주지역이 전자여행허가에서 불허된 외국인의 우회적 입국과 불법 취업을 위한 통로로 악용되는 만큼 조만간 제주에도 전자여행허가제 적용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4일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전날인 3일 제주항공 전세기로 태국 방콕에서 제주에 도착한 탑승객 182명 중 108명의 입국이 불허됐다. 앞서 지난 2일에도 태국에서 직항 전세기를 타고 제주를 찾은 탑승객 183명 중 112명의 입국이 불허됐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이날도 제주항공 여객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한 태국인 165명 중 70명을 입국 재심사 대상자로 분류해 심사하고 있다.
최근 태국에서 탑승한 외국인의 입국이 잇단 불허된 이유는 ‘입국 목적 불분명’이다. 당국은 이들이 불법 취업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2일과 3일 입국이 불허 탑승객 중 92명, 114명이 한국 입국을 위해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했다가 불허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처럼 전자여행허가를 받지 못한 외국인들이 제주로 우회해 입국하려는 것으로 보고 신속히 제주에도 전자여행허가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주도와 관광업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전자여행허가제(K-ETA)는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112개)의 국민들이 현지 출발 전에 전자여행허가제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입력하고 여행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2021년 9월부터 도입됐는데, 제주는 국제관광도시의 특성을 감안해 적용이 면제됐었다.
법무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전자여행허가제는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에서 시행중인 제도”라며 “일반 외국인 관광객은 신청 후 30분 내 자동으로 허가되고 허가를 받은 경우는 도착 후 입국신고서 작성 면제, 전용심사대 이용 등 입국 절차가 간소화돼 관광객 유치에 장애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전자여행허가제를 적용할 경우 제주를 우회적 기착지로 악용하려는 이들과 불법취업을 기도하려는 이들의 항공기 탑승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며 “무더기 입국 불허에 따른 외교적 마찰, 입국 후 무단이탈, 불법체류 증가 등의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잠정 중단됐던 무사증 입국 제도가 지난 6월 2년여만에 재개되면서 태국, 싱가포르, 몽골 등을 잇는 국제선 하늘길도 열렸다. 외국인 관광객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관광업계에서는 반색했다. 반면 단체관광에서 무단 이탈해 행적을 감추고 불법 취업을 시도하는 외국인도 늘어나고 있다.
직항 노선 재개 직후인 6월3일 태국에서 제주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166명 중 36명이 아직 돌아가지 않았다. 이들 중 태국인 2명은 실제 제주의 한 유통업체에서 취업했다가 적발됐다.
또 지난 6월22일 ‘의료웰니스 관광’을 위해 무사증 제도로 제주에 입국한 몽골인 관광객 150여명 중 22명도 체류기간인 30일이 만료될 때까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아 미등록 체류자가 됐다. 이들 중 2명은 지난달 26일 불법취업했다가 적발됐고, 20명은 여전히 행방을 알수 없는 상태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달 한 달간 매일 1회씩 제주와 태국 방콕 노선에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당분간 외국인의 무더기 입국 불허 사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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