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1446 푸른 눈동자' 가봤니? 새 석양맛집 등극

2022. 8. 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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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위 명물, 둘레 1446m 2층 '○ 다리'
폭 12m 보행교에 온갖 문화놀이 콘텐츠
국내 가장 독특한 노을, 야경 핫플로 등극
한국관광公 세종충북지사 강소관광지로
세종수목원엔 창덕궁, 소쇄원, 다윈蘭에,
어린왕자 바오법, 뉴턴 사과나무 자목도
베어트리파크는 동·식물+놀이 복합체
하계정원 빨간문 뒤, 몽환적 능소화넝쿨
행복둘레길,정부청사옥상정원 뿌듯한 산책
세종의 푸른 눈동자 금강보행교 해진 후 풍경
근사하게 꾸며진 금강보행교 위 그늘 벤츠
베어트리파크는 동물 있는 식물원이고, 놀이동산 있는 곰동산이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종의 비단결 눈동자가 푸른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눈동자의 둘레가 1446m.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연도와 숫자가 같다.

세종특별자치시 시민과 여행자는 금강(錦江) 위 30m 높이에 있는 이 둥근 둘레길, 금강보행교(‘○’ 이응 다리) 휴게그늘에서 비단(錦)결 처럼 흐르는 금강을 내려다 본다.

▶세종대왕 르네상스, 세종시 푸른 눈동자= 아래층 1446m 원은 자전거길, 윗층 1446m는 산책길이다.

금강보행교 낮 풍경

금강 위에 놓인 거대한 훌라후프는 강물, 노을, 한반도 닮은 삼각주, 전월산, 세종수목원을 내려다 보며 기분을 한 바퀴 돌리는 마음 환기 여행길이다. 원(○) 실선의 두께 즉 보행교 넓이가 12m나 되니 벗들이 무리지어 다녀도 거침이 없다.

사람들은 ‘사랑의 약속’ 나무에서 하트 포즈를 취하다가, ‘빛의 시소’에서는 몸무게 들통나지 않으려는지 앞쪽으로 앉으려고만 한다.

금강보행교 위 징검다리. 여인의 발걸음은 사내 앞으로 갈수록 불안정해진다.

숲속 작은 연주회, 뿌리깊은 나무, 눈꽃 정원, 빛의 해먹 등 이름도 예술적인 조형물이 걸음 마다 반긴다. 별모양 징검다리를 만난 한 여인이 한 돌 한 돌 차분히 넘다가 갑자기 기우뚱하고, 이를 놓칠새라 뒤따르던 남성이 어깨를 덥석 잡아주는 것은 고의인가, 균형감각의 부실 때문인가.

‘가상현실 기술 AR망원경’, 백리향·큰꿩의비름·구절초·공작단풍·원추리 등이 자라는 화단 40여개와 벤치, 파도모양의 정글짐, 그네, 바닥 분수대, 버스킹 공연장에다 연못 까지 갖춘 버라이어티 원형 문화공간이다.

높이 34m 위 전망대에선 동그란 금강보행교 눈동자가 타원으로 보인다. 동그란 모양의 세종시는 ‘○’다리를 동심원 삼아 퍼져나가며 갖가지 매력포인트를 두었다. 다리 주변에는 물놀이시설, 낙하분수, 보드연습장 등 익스트림 경기장도 있고, 총 203대를 세우는 자전거 거치대들도 들어서 있다.

금강보행교의 해질녘노을 [여행지홍보기획 지앤씨21 드론촬영]
금강보행교 밤풍경을 꾸미는 빛 조형물

금강보행교는 밤에 더 아름답다. 석양의 여운이 금강에 드리워진 가운데, 화합을 상징하는 둥근 놀이터 위에, 낮에 본 각종 조형물들이 불 밝히고, 더위를 피해 금강을 찾은 여행자들의 재잘거림이 흥을 돋운다. 23시까지 개방한다.

세종대왕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나는 금강보행교는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로부터 강소형 잠재관광지 인증을 받았다.

▶쥬라기-뉴턴-다윈이 숨쉬는 세종수목원= 세종의 푸른 눈동자, 금강보행교에서 내려다 보이는 국립세종수목원은 세종의 초록 산소통이다.

세종의 산소통, 식물계 노아의방주, 국립세종수목원

고라니가 살던 장남평야터 축구장 90개 크기(65ha) 부지 위에 세운 세종수목원은 8월 들어 열대식물을 필두로 성하의 절정기를 맞고 있다. 봄 튤립을 가장 좋아해 월담을 서슴지 않던 고라니들도 잠시 어느 산아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때이기도 하다.

이곳은 희귀 식물의 보고이고, 담양 소쇄원 광풍각과 창덕궁 부용지, 솔찬루, 도담정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 좋다는 정원과 나무를 다 끌어나 모은 실물형 미니어처 백화점이다.

세종시의 제2창덕궁

쥬라기때 공룡과 살던 올레미소나무,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 찰스 다윈이 진화론 연구의 실마리를 얻은 다윈난(蘭), 사람키 2~3배 거대 물병처럼 자라는 페루산 케이바물병나무, 벌레잡이 검은박쥐꽃, 아기를 연잎 위에 태울 수 있다는 아마존 빅토리아수련, 속리산 정이품송과 뉴턴의 만유인력 사과나무, 용문사 은행나무의 후손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 사과 하나 떨어져 있어도 “누가 또 뭘 발견?” 이라는 생각에, 이게 뭐라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세종수목원에 있는 뉴턴의 사과나무 후손목에서 사과 하나가 떨어진 것을 발견한 어느 여행자.

20개의 다양한 주제 전시원에서 2453종, 161만 그루가 산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는 지난해 국내 세 번째 국립수목원인 세종수목원을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했고, 국민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 이곳엔 정원치유과정, 온노리배움과정, 학교속 정원교육 등 식물인문학 배움도 있다.

수목원 온실내엔 계곡과 폭포도 있다.

사계절전시온실은 여름 만, 밤에도 보는데, 8월 2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9시에 닫는다. 야간개장에 맞춰 반려식물, 야광팔찌 선착순 나눔,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도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에 수목원을 만든 것은 국민 힐링이라는 목적 말고도 위기에 빠진 수목유전 자원을 보존하려는 의도도 있다. 기후 위기가 왔을 때 수목들에겐 ‘노아의 방주’ 같은 곳이겠다.

베어트리파크 전망대

▶곰나무? 사람 놀이시설 있는, 동물 사는 식물원, 베어트리파크= 전동면에 있는 베어트리파크는 자연 즉, 동물·식물이 다 있고, 인간의 놀이동산까지 있는 복합 에듀테인먼트 시설이다.

먼저 간 부인을 극진히 사랑했던 창업주 송파(松波) 이재연의 모토는 ‘자연이 주는 풍요’였다. 이씨가 절친에게서 양도 받은 반달곰 한 마리를 살기 편케 하려고 어것 저것 확장하다 보니, 자연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문화예술과 놀이가 되더니, 나아가 인간 삶 까지 건강하고 풍요로워지더라는 것이다.

베어트리파크의 센터, 반달곰들.

2009년 5월 문을 연 세종시 베어트리파크엔 10만여평 대지에 1000여종, 40여만 점의 꽃과 나무들이 160여 마리의 반달곰들과 어울려 살고, 사람들도 물놀이 하다가 이들 동식물과 교감하는 곳이다. 애완동물원, 공작·꽃사슴, 희귀식물, 분재 등 다양한 테마를 섭렵한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유럽풍 건물과 기화요초가 이국적 풍경을 선사하고, 다리가 놓인 연못에서 비단잉어, 형형색색 붕어들이 떼로 노니는 모습이 건강성을 느끼게 한다. 곰들이 더울까봐 풀장도 만들고 분수도 틀어주는 세심함도 보인다.

베어트리파크 하계정원 주홍문
베어트리파크 하계정원의 이 나무들은 반얀트리를 닮았지만 아니다. 향나무 괴목 군락에 능소화 넝쿨들이 나무 마다 감아올랐다.

베어트리파크를 거닐다 문득 드라마 ‘도깨비’에 나오는 퀘벡 가는 비밀문 닮은 주홍문(門)을 만난다. 이 하계정원은 향나무 괴목 군락에 능소화 넝쿨들이 나무 마다 감아올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그늘 사이로 몇 가닥 빛줄기가 수목이 내뿜는 습기에 번지면서 몽환적이기도 하다.

체험관,레스토랑,카페도 있어 놀다 먹고 쉬는 생태계도 잘 짜인 이곳에선 ‘마이프린세스’, ‘시티헌터’, ‘다섯손가락’, ‘상어’, ‘로봇이 아니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뷰티인사이드’, ‘이브’ 등 드라마가 촬영됐다.

▶옥상정원 산책의 뿌듯함, 조치원복숭아의 맛= 세종에 가면, 세계최대 규모인 옥상정원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이다. 약이 되는 나무, 갖가지 기화요초를 감상하며 걷는 동안 공복(公僕:국민이 주인인 국가의 심부름꾼)들이 국민을 잘 섬기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뿌듯함 까지 챙기는 1.2㎞ 산책길이다.

용 처럼 생긴 세종시 정부청사 옥상엔 정원산책길이 나 있다. 일종의 순성놀이 같은 여행이다.

행복도시둘레길 18코스 200㎞는 제주올레길을 닮았고, 세종대왕의 병을 고친 전의초수 산책길, 오봉산 맨발등산로, 금남면 도남리 황토메타길은 건강하다.

조천연꽃공원 데크길은 봄 벚꽃, 여름 연꽃으로 아름다우며, 국보·보물을 가진 비암사 꽃길-숲길의 정취는 고즈넉하다.

조치원복숭아, 금강배, 연서 머루포도, 전동 청송 된장의 맛은 세종의 단순한 도시화를 거부하듯 여전히 토속적이고 건강하다. ‘특별시’ 답게, 도농복합 버라이어티 세종시 매력이 숙성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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