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등록임대 아파트, 일반 대비 전셋값 '절반'..정부 "부활 시기 상조"

조성신 2022. 8.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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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임대사업자 31.5만명 중 생계형 61%
서울 평균 전셋값 민간등록임대 3.8억 일반 6.7억
정부, 아파트 제외한 등록임대 제도 정상화 방안 마련 착수
"비(非)아파트만으로는 시장 영향 제한적"
서울 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상생임대인 개선안`이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개선안으로 전세 공급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 수 있으나, 전세의 월세화 흐름을 바꾸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26일 서울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외벽에 월세 안내판이 붙어있다. [김호영 기자]
최근 들어 금리 인상과 더불어 주거비 부담이 커지자, 주택 임대차시장의 안정을 위해 '민간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등록임대 아파트 전셋값이 일반 아파트보다 4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유경준 의원실(국민의 힘)에 따르면, 올해 기준 총 임대사업자는 31만5000명으로, 이 가운데 1주택만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61%(19만3000명)에 달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37만6000명 중 62.5%, 34만6000명 중 61.9%가 1주택 등록자였다.

민간 임대사업자들 상당수가 수십, 수백채를 가진 다주택자라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실제 대다수 민간 등록임대사업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단 한 채의 주택만을 등록한 생계형 임대사업자인 셈이다.

특히 등록임대주택의 전·월세가격이 일반 임대차 물건보다 30~4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6월 기준 서울 민간등록임대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3억8472만원으로, 서울 일반 아파트 평균 전셋값(6억7792만원)보다 43.3%가량 낮았다. 경기도 역시 등록임대아파트 평균 전셋값(2억7253만원)이 일반 아파트보다 31.5%가량 쌌다.

서울의 민간등록임대아파트 월세 보증금은 1억1200만원으로 일반 아파트의 월세 보증금(2억400만원)보다 약 45% 저렴했으며, 월세도 등록임대는 일반 아파트(126만원)보다 저렴한 87만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금리 인상과 함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시장에서 '민간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되살리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아파트 민간등록임대 부활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지난 1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파트 매입임대제도 부활을 고민하고 있느냐"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현재 시장 자체가 가격이 지난 3~4년 간 너무 급등한 직후의 후유증을 안고 있어서 시기적으로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의원이 "그렇다면 민간 임대사업자가 부동산 가격을 올린 주범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원 장관은 "그렇진 않지만 (제도가) 열탕 냉탕을 너무 한꺼번에 왔다갔다했다"며 "큰 아파트들에 대해 임대혜택을 주게 되면 사재기 했다가 정권이 바뀐 다음에 시장을 자극할 소지가 있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주택만 등록한 경우라면 현재 상생임대인 제도라는 형식으로 세제 규제 혜택을 줄 수 있는 중간지점이 있다. 우선순위는 비주택, 그리고 실수요자들이 몰려있는 소형아파트를 검토할 수 있다"며 "1주택, 2주택 정도라면 상생임대인 제도로 흡수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달 22일 연말까지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조정대상지역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양도소득세 중과배제 등 혜택을 재검토 등 매입형 등록임대 제도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매입형 등록임대에서 세제 혜택 복원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아파트는 제외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도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바탕으로 이러한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임대의무 기간을 4년 단기임대와 8년 장기임대로 구분하고 재산세, 임대소득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등의 혜택을 부여했다.

이후 임대차 3법이 개정되며 단기 및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가 폐지됐으며 의무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장기임대가 투기의 원인으로 꼽히며 사라지고 일반주택의 신규 임대사업만 허용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매입형 등록임대 제도에 아파트가 포함돼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요 대다수가 아파트에 쏠리는 상황에서 비(非)아파트만으로는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주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제도가 바뀌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공공이 다 할 수 없어 매입형 등록임대에 아파트가 나오게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처음 시행 당시에는 세제혜택에 따라 갑자기 매입해서 등록하는 경우가 문제였다"며 "당시에 경험했던 문제를 진단하고 보완장치를 마련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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