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자전거 도둑 잡고보니.. 10명 중 8명이 10대들

조은솔 기자 2022. 7. 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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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전과자' 양산 우려.."범죄심리 억제 활동 필요"
세종시 보람동 인근 상가 앞에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들이 무질서하게 놓여져 있다. 사진=세종남부경찰서 제공

세종시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A 씨는 지난 4월 아들로부터 학원 앞에 세워둔 자전거가 분실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찰에 신고도 하고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온 가족을 동원해 결국 범인을 찾은 A 씨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얼굴의 10대 청소년이 아들의 자전거를 본인의 것처럼 타고 유유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버릇을 고쳐줘야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수사 요청을 했지만 어린 학생이 처벌을 받을까 가슴 한 켠에는 걱정도 자리잡았다.

A 씨는 "자전거를 도둑 맞은 후 주변 학부모들에게 물어봤더니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중고마켓에서 자녀의 자전거를 발견해 신고하고 나니 범인이 10대 청소년이었고 괘씸한 마음에 선처를 하지 않았다는 경험담까지 듣기도 했다"며 "공유자전거에 익숙해져 죄의식 없이 타인의 자전거를 멋대로 타고 다니는 청소년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세종 행복도시를 중심으로 '자전거 절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검거된 10명 중 8명이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31일 세종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자전거 절도가 112건 발생해 전체 절도 발생(362건)에서 30.9%를 차지했다. 지난 1월 7건에 불과했으나 개학과 함께 날씨가 풀리기 시작한 3월에 20건으로 증가했다. 이어 6월에는 37건으로 1월과 비교해 428.5%(30건)이나 급증했다.

자전거 절도 검거율은 33.9%로 전체 절도 검거율(61.0%) 대비 27.1% 포인트 낮았다. 검거된 38명 중 13세 이하는 19명(50%), 14-19세는 12명(31.6%)으로 전체의 약 80%가 10대 청소년(학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절취된 자전거는 타다가 버려지는 경향이 있고, 도주 수단으로도 사용돼 동선 특정하기 어려워 일반 절도 범죄보다 검거율이 낮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검거가 된다고 하더라도 청소년인 경우 범죄 전력과 사안에 따라 훈방 또는 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한 경미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

지역 사회 내에서는 자전거를 매개로 한 청소년 전과자 양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전거 절도도 엄연히 절도죄에 해당되는 만큼, 범죄심리를 억제할 수 있도록 각별한 예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 소유주들도 자체적으로 시건장치를 하는 등 범죄 예방이 필요하다"며 "오는 10월까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절도 예방 특별방범활동을 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적극적인 검거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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