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 소주업체 회장, 5200km 완주 도전
풀코스 80회 완주한 러닝맨
매주 금·토 이틀간 88km씩
전국 한바퀴 최단기록 목표
8개월 동안 2702km 뛰어
조 회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런 도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60대 중반에 접어든 사람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마라톤 풀코스(42.195㎞)를 80회 완주한 이름난 마라톤 마니아다. SNS 대화명에 '몸이 답이다'라고 적어둘 정도로 몸을 아끼는 그는 마라톤을 일상화하고 싶어 2005년 사재를 털어 조성한 계족산 황톳길(14.5㎞)을 뛰고, 사무실에 요가 매트를 깔고 단련해왔다. 주류 업체 오너로서 한 달에 술자리가 30~40회나 되는 만큼 건강에 신경 쓰는 것이다. 그는 "술 마시는 게 일인데도 건강검진 때마다 몸 상태가 좋게 나와 의사가 신기해한다"며 웃었다.
조 회장이 뛰고 있는 코스는 '대한민국 한바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조성한 코리아둘레길(4544㎞)과 제주도 둘레길(220㎞),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된 주변 섬과 해안길(436㎞) 등을 합쳐 그가 붙인 이름이다.
평일에 일하고 매주 금요일 새벽 차량으로 출발지로 이동한 뒤 첫발자국을 떼는 시각은 오전 5시. 아침은 거르고 에너지바와 스포츠음료로 체력을 보충하며 하루에 6시간씩 달린다. 그는 강원도 고성을 시작으로 여태껏 해파랑길·남파랑길 코스를 각각 완주했고, 29일부터 서해랑길에 진입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이르면 올해 말에 '대한민국 한바퀴'인 5200㎞를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혼자 뛴다. 그래도 외롭지 않다고 했다. 그는 "동해를 뛸 때는 파도 소리가 참 좋다. 통영을 지날 땐 벚꽃이 흐드러졌고 요즘은 해바라기가 예쁘게 피었다"며 "대한민국을 한 바퀴 돌면서 자연이 위대한 벗이라는 말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삶에 대해서도 배운다. "언덕을 오를 때도 절대 쉬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한번 쉬면 또 다른 언덕을 뛸 때도 쉬게 된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번 참고 극복하면 자신감을 얻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계속 극복할 수 있다."
뛰는 과정은 조 회장의 유튜브 채널 '괴짜왕 조웅래'에 올리기도 한다. 액션 카메라를 들고 평균 시속 10~11㎞로 달리면서 말하는 '러닝 토크' 개념의 영상으로 매주 업로드된다. "뛸 수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여기는 조 회장은 뛰면 뛸수록 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부채의식을 느낀다. 본인이 1㎞를 뛸 때마다 1만원씩 적립해 기부하는 이유다. 2020년 12월부터 모두 5478만원을 적립했고, 이 중 4243만원을 장애인복지시설에 휠체어체중계, 전동하지운동기 등을 기증하는 데 썼다. 그는 "뛰는 것 자체가 보약을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뛰지 못하는 사람과 이 보약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번 기록을 위해 지난주까지 63일째 뛰고 있다. 29일 금요일 64일째 달리기를 위해 수시로 몸을 푼다는 그는 "근육한테 잘 보여야지"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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