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만 동동 '택시대란' 전문가 "기본요금 물가 맞춰 올려야"

이은지 2022. 7. 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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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7월 26일 (화요일)

□ 진행 : 노효상 아나운서

□ 출연: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효상 아나운서(이하 노효상):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1부, 이슈인터뷰로 시작합니다. 출근길부터 심야시간까지 택시를 잡지 못한 시민들이 

발만 동동거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부까지 나서 응급조치에 들어갔는데요.  택시대란의 진짜 이유 그리고 개선 방안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유정훈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이하 유정훈): 안녕하세요. 

◇ 노효상: 요즘 '택시 잡기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 여기저기서 들리는데요. 그 많던 택시들은 다 어디로 간 건가요? 

◆ 유정훈: 전국적으로 약 25만 대의 택시가 있습니다. 그중에 한 3분의 1 정도가 법인 택시고요, 8만 5천대. 나머지 3분의 2가 개인 택시인데. 코로나 전에 법인택시 가동률이 50% 됐거든요. 반 정도 운행이 됐는데, 코로나 거치면서 30%로 떨어졌어요. 10대 중 3대만 돌아다니는 거구요. 특히 기사님도 서울시같은 경우 3만 명 정도 계셨는데 3분의 1이 줄었어요, 2만 명 정도로. 그래서 기본적으로 법인 택시가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운전기사님도 안 계셔서 택시가 안 돌아다니구요. 그리고 (기사님들) 평균 연령이 64세 되십니다. 64세 이상은 70% 정도고, 고령화되어 있죠. 그러다 보니 개인 택시 기사님들이 일찍 퇴근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택시는 25만 대인데 실제로 움직이는 택시가 적다보니 택시 잡기 어려운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 노효상: 한 택시기사의 인터뷰를 보니까요, 오후 2시에 나와서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14시간을 일해도 월수입 300만원도 안된다고 하던데. 택시기사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 유정훈: 2020년에 사납금제가 폐지되면서 회사 택시 기사님들의 수입이 좋아질까 했는데 여전히 그대로고요. 300만 원은 어림도 없고, 여러 가지 통계가 있지만 평균으로는 2-300만 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요. 개인택시 기사님들은 300만 원 선을 유지했었는데 고령화되고 손님도 줄면서 개인택시 기사님들도 수입이 줄어서 요즘은 200만원 정도 버시면서 소일거리 하시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 노효상: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한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플랫폼 택시 탄력요금제, 어떤 건가요? 

◆ 유정훈: 요금을 바꿀 수 있다는 건데요. 아마 대리운전 부르실 때 많이 보셨을 텐데, 대리기사가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처음에 만 원을 호출했다가 만이 천원, 만오 천원 이렇게 가격을 올리잖아요. 택시도 기본 요금에서 10%, 20% 이렇게 요금을 올려서 택시가 매칭이 되면 대리기사 요금을 조정하듯 한다는 개념입니다.

◇ 노효상: 이미 택시 플랫폼 업체들은 대형·고급택시를 대상으로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잖아요? 얼마만큼 효과를 낼까요? 

◆ 유정훈: 탄력요금제 자체만으로 택시 문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진 않고요. 의미는 있는 게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시장 원리에 의해서 수요가 많을 때 올려 받는 탄력요금제 도입을 시작했었습니다. 최근 문제와 무관하게. 다행히 이번 택시 문제를 계기로 해서 탄력요금제가 도입된 것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 노효상: 탄력요금제로 할 경우 시민들이 마음놓고 탈 수 있을까요?

◆ 유정훈: 중요한 지적을 하셨는데요. 탄력요금제 자체는 맞다고 봅니다. 수요가 몰리면 거기에 맞춰서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 거거든요. 그러면 지금도 부담되는 택시 요금인데, 더 오르면 아예 이용이 어려워지는 계층이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도입은 맞지만, 이와 동시에 (요금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을 위해 대체수단인 심야 대중교통도 보완하는, 동시에 이뤄져야만 (하고). 정말 급하신 분들은 조금 더 요금을 내고 택시를 잡고.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대체수단으로 많아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이런 식으로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노효상: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서울시 기준 3천800원인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인상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 유정훈: 매번 요금 인상 나올 때마다 택시 기사들 중에서도 찬반이 갈립니다. 그 이유가 낮 시간 때에는 손님이 적은데 기본요금 자체를 올려버리면 낮 시간 손님이 없어진다는 주장을 하시는 분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기본요금을 물가에 따라 올리는 건 맞지만, 대폭 올리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고요. 탄력요금제가 효과적으로 발휘하면 낮 시간도 허용하는 방안으로 해서 기본 요금은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정도로 만들어 놓고, 낮 시간에도 지역별로 수요가 몰리는 곳은 요금을 올릴 수 있게 해서 자연스럽게 기사님들 수익이 증대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는 게 더 맞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노효상: 이미 "심야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은 꾸준히 거론돼왔죠. 그래서 '새로운 공급처'인 우버와 타다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번번이 서비스가 중단됐고요.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요? 

◆ 유정훈: 이 문제는 10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2014년 말에 처음 우버가 도입됐을 때 불법이 됐거든요. 당연히 현행법상 불법이죠. 전문가들이 당장 도입하는 것은 어렵지만, 법조 개정해서 천천히 이런 신규 모빌리티를 들어오게 하자고 했었는데. 그때 불법으로 규정하고 막은 후 그후 논의 진전이 안 됐어요. 카풀 서비스 '풀러스'나 '타다' 같은 경우도 새롭게 해결책을 찾기보다 그냥 불법화시켜서 금지법을 만들었으니까요. 8년 이상을 단순히 막는 데 급급하다 보니까 새로운 서비스도 못 들어오고 그동안 택시 산업 자체가 개선되었느냐. 그것도 아니잖아요. 여전히 택시 기사님들 어렵잖아요. 그런 부분이 아쉬워서 이번 기회에 논의를 본격화하고, 로드뷰를 가지고 새로운 서비스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노효상: 다른 나라의 경우엔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서비스와의 갈등이 없나요? 

◆ 유정훈: 엄청 많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어요. 우버가 미국에 등장했는데 갈등이 심했습니다. 미국도 기존 택시기사님들의 반발이 심했고요. (그런데) 갈등이 있다고 해서 중지시키는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로 도출했습니다. 주별로 합법화도 시켰고요. 우버 같은 데서 기여금을 내라. 매사추세츠 같은 경우 20% 정도 기여금을 냅니다. 그래서 일부를 기사님들 지원하는 방식이 있고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도 있는데요. '그랩(Grab)'이 유명한데, 베트남이라든지 태국이라든지 반발이 심한데도 이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개선하는 방식을 찾아가며 합의점을 도출했지, 일방적으로 안 된다고 막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노효상: 늦은 시간 택시를 잡지 못하는 것도, 택시 요금이 오르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선 정말 힘든 상황인데요. 택시대란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 유정훈: 택시 문제를 택시만으로는 해결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조금은 도움되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중교통 강화를 해야 됩니다. 강남, 홍대, 광화문 등 택시 잡기 어려운 곳뿐만 아니라 인천, 경기 같은 수도권 전역을 하나의 틀로 보고 심야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적인 '올빼미 버스' 같은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서울 시내에만 이런 버스가 있는데 이제는 주요 거점에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앞서 논의된 바와 같이 이제는 우리나라도 국제적 규제에 맞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게 요즘 뉴스에 의하면 서울시장, 인천시장님이 자주 모이시더라구요. 교통 이야기도 하고 그래서 교통분야의 협치방안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노효상: 올빼미버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한데요? 택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 유정훈: 제가 말씀드린 수도권 올빼미 버스 경우는 서울 시내에서 경기도, 인천 등 거점지역까지 운행하는 것이고. 광역버스, 빨간 버스도 종점이 많지 않습니다. 강남에서 경기도 분당의 한두 군데에만 서서 다이렉트로 가는. 목적지에 내려서 집까지 택시 이용하시면 되잖아요. 서울 올빼미버스보다 훨씬 정류장 수가 적고, 노선도 직선에 가까운 그런 광역급행올빼미버스를 설치하면 돈도 줄이고 빨리 갈 수 있고. 수도권 분들이 빠져나가면 서울 택시 수요도 줄잖아요. 전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노효상: 대규모 버스운영이 어려운 새벽 시간대에 승객 수요나 목적지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경로를 설정해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가 있다고 하는데, 대안이 될까요?

◆ 유정훈: 광역버스도 노선버스니까 승객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초심야시간, 새벽 1시 이럴 경우에는 큰 버스가 아닌 소규모버스로 운행이 가능한 '수요응답형(DRT)'라고 하는데요. 최근에 허용된 합승택시와 일반 노선버스의 중간단계입니다. 20인승, 25인승 차에 여러 명의 콜을 받아 태워서 목적지에 내려주는 방식입니다. 지금 이미 영종도에 '아이모드'가 있고, 세종시 '셔클'이라는 시내 DRT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검증이 됐기 때문에 심야버스도 운행하기 힘든 초심야시간에는 수요응답형 버스를 운행시키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효상: 마지막으로 정부에서 택시에서 줄다보니 강제배차, 개인택시 3부제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 유정훈: 부제, 휴제도 필요하고요. 강제 배차같은 부분은 조심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택시도 개인 산업이기 때문에 어떤 사업권의 자유를 인정해줘야지, 강제로 하는 게 쉽지도 않고요. 강제배차 방식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봐서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탄력요금제나 부제·휴제를 통해 충분히 택시 자체의 추가적인 공급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 노효상: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유정훈 교수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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