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SSG-삼성팬 직관 즐길 권리..김예지 의원 '스포츠관람권 3법'이 필요한 이유[현장동행기]

전영지 2022. 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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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프로야구 삼성-키움전이 열린 고척돔, 김예지 의원과 함께 '직관'에 나선 시각장애인 프로야구 팬들이 '스포츠관람권 3법' 통과를 열망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승씨와 안내견 '찬들', 최상민씨와 안내견 '나감',김예지 의원과 안내견 '조이'. 사진제공=김예지 의원실

"고척돔 1루 매표소 앞에서 만나요."

22일 프로야구 삼성-키움전이 열린 서울시 고척스카이돔 앞, 시각장애 안내견 '찬들' '나감'을 앞세운 채 성큼성큼 걸어오는 이들이 보였다. '열혈 야구팬' 원희승씨(28·시각장애 1급)와 최상민씨(42·시각장애 1급)였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의원(국민의 힘)은 지난 5일 장애인 스포츠 관람권 보장을 위한 소위 '스포츠 관람권 3법'을 대표 발의했다.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장애인 누구나 평등하게 스포츠를 관람하고 향유할 권리 및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 의무를 명시했다. "야구, 축구 등 스포츠를 즐기는 장애인들은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현장의 지원책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야구팬들과 함께 삼성-키움전을 '직접 관전'해보기로 했다.

'SSG'팬 원희승씨가 최정 유니폼을 걸어둔 채 '두산팬' 오유리씨와 경기를 보고 있다.
'삼성팬' 최상민씨와 '키움팬' 이소라씨는 연장 혈투 내내 희비가 교차한 채 경기를 관전했다. 결과는 이소라씨가 응원하는 키움의 승리. 최상민씨는 "괜찮아요, 내일은 이길 거예요"라며 미소 지었다.

▶시각장애인 팬 '야구 직관' 동행해보니

희승씨는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직원,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트럼본 주자다. 선천적 시각장애인인 그는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간 인천 도원구장에서 '야구장 소리'를 처음 들었다. 문학경기장이 들어선 이후 '찐' 야구팬이 됐다. 선두 SSG의 열혈팬이라는 그는 '두산팬' 직장동료 오유리씨(28)와 랜더스파크, 잠실구장에서 수도권 직관을 즐겨왔다. 이날은 "(승차가 벌어지도록)삼성이 2위 키움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시시각장애인연합회 동대문지회장인 상민씨는 17년차 원조 삼성팬. 2014년 시각장애인이 된 후엔 야구장 나들이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삼성의 연패 탈출을 염원하며 이날 처음 직장동료 '키움 팬' 이소라씨(27)와 고척돔을 찾았다.

시각장애인이 지인 도움 없이 야구장을 찾는 건 '1단계' 예매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다. '스마트 청년' 희승씨는 "음성지원이 없다보니 경기장 좌석배치도를 다 외워 클릭을 한다"고 했다. "미국의 경우 구단마다 장애인 전용 콜센터가 있다"면서 "모든 예매 앱에도 시각장애인용 페이지가 따로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2단계, 경기장 입성. 희승씨는 "바닥에 유도블럭이 있어도 방향은 알 수가 없다. 오늘처럼 초행길인 경우 혼자 찾기 어렵다"고 했다. 경기장 진입 후 자리를 찾는 것은 가장 큰 난제. 동료의 안내를 받아 착석에 성공한 상민씨는 "경기장 앞까지 음향신호기가 없었다. 관중석 계단은 높이를 알 수 없고, 난간도 없기 때문에 혼자서 자리를 찾긴 힘들다"고 했다. 희승씨는 "장애인이 도움을 청할 경우 구단, 직원마다 지원이 다 다른데 누가 언제 어디서 요청하든 똑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신명나는 응원 속, 경기가 시작되자 이내 표정이 환해졌다. '야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경기를 즐겼다. 최 정 유니폼을 내걸은 '직관 달인' 희승씨는 타구 소리, 함성만 듣고도 플라이, 안타, 아웃 카운트 상황을 파악했다. KBO앱 음성지원을 통해 SSG 등 타구장 상황을 수시로 확인했다. 상민씨도 "구자욱 홈런!"을 외치며 경기에 몰입했다. 문제는 돌발상황. 7회 허삼영 삼성 감독이 보크를 항의하다 '4분 시간초과'로 퇴장 당한 장면, 보지 않곤 상황을 인지할 수 없었다. 유리씨, 소라씨가 상황을 설명했다. 예전엔 라디오 중계의 도움을 받았지만, 최근 라디오가 모바일앱으로 대체됐다. '시간 지연' 문제가 발생한다. 상민씨는 "'딜레이' 중계로 인해 관중들이 함성을 지른 후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다. 같은 공간에서도 실시간으로 상황을 즐기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예지 의원과 허구연 총재가 22일 고척돔에서 키움-삼성전을 함께 보며 장애인 스포츠관람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김예지 의원실

▶김예지 의원과 허구연 KBO 총재 '장애인 스포츠관람권' 공감

'장애인 스포츠관람권'을 앞장서 입법중인 김예지 의원도 이날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았다. 여름밤 직관의 묘미, '치콜(치킨과 콜라)'을 난생 처음 즐겼다는 김 의원은 "피크닉 온 것같다. 댄스타임에 전광판에 춤추는 관중도 보여주고, 선물도 주신다는데, 정말 축제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건 단순한 경기 관람이 아니다. 선수들과 혼연일체가 돼 응원하고 참여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했다. "직접 와보니 '아, 이분들이 이걸 원했구나'를 알겠다. '장애인 스포츠 관람권 3법'을 꼭 통과시켜야겠다는 의지가 솟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의원은 장애당사자 눈높이의 제언도 잊지 않았다. "경기장 점자 안내보다 직접 안내 지원이 실효성 있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선 점자가 어디 있는지 찾기조차 힘들다"고 했다. "'예술의전당'의 경우, 전화를 하면 담당직원이 나와 좌석까지 안내한다. LA다저스도 혼자 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장별 시각장애인 음성중계 서비스도 필요하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스포츠 중계 서비스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김 의원을 찾아온 허구연 KBO 총재는 '장애인 스포츠관람권' 법안에 대해 공감과 지지를 표했다. "야구는 일주일에 6일 동안 경기를 하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다. 장애인 팬들도 많다. 이분들을 위해 지금처럼 해선 안된다"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프로 스포츠 대부분이 적자다.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을 위한 중계, 수신 시스템을 만들어준다면 KBO는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허 총재는 "김 의원님과 스포츠관람권 강화, 프로 스포츠 규제 철폐, 학교체육 강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경기단체, 지자체, 정부가 협업해 매주 하루를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할인 및 현장 중계, 관람 편의를 제공하는 방법도 제안했다"고도 했다. 시각장애인 티켓 예매 문제에 대해서도 허 총재는 해결책을 모색중이라고 했다. "구단별 현황을 다 파악했다. 콜센터 예매, 대체 텍스트 제공 확대 등 대안을 이미 마련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연장 혈투끝에 2대3, 삼성의 패배로 끝났다. 9회초 강민호의 2루타로 삼성이 2-1로 역전하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뻐했던 상민씨는 12연패에 "'급'피곤해진다"더니 이내 "내일은 이길 거예요"라며 긍정 에너지를 전했다. 희승씨는 "우리에겐 야구장 오는 것 자체가 힐링"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할 말을 또렷히 했다. "김예지 의원님이 국회에서 시각장애인을 대표해서 '스포츠 관람권' 법안을 발의해주셨다. 장애인들이 야구도, 문화도, 예술도 장벽없이 즐길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이 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불만만 갖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고척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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