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왕개미, 이번에는 양지사 무증 요구..당국 뭐하나

신항섭 2022. 7.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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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8~21일, 지분 5.25% 취득…"연말까지 안 팔아"
지분 매각시 허위기재, 처벌 가능성도 주목
금융당국 "투자자 호도 여부, 살펴봐야"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신진에스엠의 지분 12%를 보유하고 무상증자를 요구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실현에 나섰던 슈퍼 왕개미가 이번엔 양지사에도 무상증자를 요구하는 지분공시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연말까지 차익실현에 나서지 않겠다는 내용을 기재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지분공시 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요사항 허위기재로 처벌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김모씨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양지사 주식 83만9188주를 취득해 지분 5.25%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 18일 23만8451주를 취득한데 이어 19일 21만3657주, 20일 17만1629주, 21일 21만5451주를 각각 사들였다.

그는 보유 목적에 대해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공시했다. 세부적으로는 무상증자 및 주식 거래 활성화 위한 기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함, 자진 상장폐지 등을 명시했다.

이는 지분 5% 이상 보유에 따른 의무공시이다. 국내 자본시장은 주식 5% 이상을 보유하게 된 경우, 5영업일 이내에 보유상황과 보유목적 등을 보고해야 한다.

주목할 점은 김씨는 앞서 신진에스엠에서 지분공시를 통해 무상증자를 요구하고 주식을 매각해 약 11억원이 넘는 차익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지분공시를 올린날 보유 주식을 매도해 투자자들이 사이에서 비난이 이어졌다. 무상증자 테마로 주가 급등이 나타나는 현상과 지분공시가 최대 5거래일 안에 해야하는 것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먹튀 논란 당시와 달리 이번 지분공시에서는 연말까지 차익실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사나 감사를 선임해 경영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보다 공시를 통해 주주 제안으로 가장 간접적인 방식으로 무상증자와 주식 거래 활성화 위한 기타 주주 가치 제고를 요청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지사 소액주주와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금년도 12월31일 까지는 매도(수익실현) 하지 않겠다"면서 "단, 무상증자 결정시 권리락 이후에는 매도(수익실현)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올해말까지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양지사는 실제 유통주식수가 적고 유보율이 높다는 점에서 무상증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언급되어 왔다. 지난 3월말 기준 유보율은 2311.82%로 집계됐다.

총 발행주식수는 1598만주이나 이 중 75.53%인 1207만262주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양지사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 224만3930주를 포함하면 실제 시장에서 유통 주식은 총 발행주식수의 10.43%에 불과한 166만5808주이다. 이 중 김씨가 83만9188주인 5.25%를 보유함에 따라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식은 5.18%인 82만6620주로 추정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무상증자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김씨가 지분공시와 별도로 회사 측에 무상증자를 요구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사 관계자는 "앞서 공시를 진행한 것과 같이 무상증자 등 그런 상황에 대해 별도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만약 김씨가 신진에스엠과 같이 지분공시 후 지분을 매각하는 행태가 나온다면 허위기재 논란까지 나올 수 있다. 지분공시제도에 따르면 중요사항 허위기재시 5년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지분공시를 통한 무상증자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행태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불공정거래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자꾸 이런 식의 공시를 하고 투자자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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