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공장, 폐유리를 섬유로·반도체 공장, 찌꺼기서 금속 추출..'폐기물 제로' 도전

이재덕 기자 2022. 7. 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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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간 거래·투자 관련해
ESG 경영 성과 중요한 평가 요소
환경 적극대응 불이익 차단 안간힘

디스플레이 공장에서는 다량의 폐유리가 나온다. 이 유리에는 필름이 부착돼 있어 예전에는 재활용하지 못하고 모두 매립해야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유리에서 필름을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해 폐유리를 전량 재활용한다.

이처럼 폐기물 재활용 비율을 95% 이상으로 확대해 ‘폐기물 제로’에 도전하는 디스플레이·반도체 기업이 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파주·구미 공장이 미국의 친환경 인증기업인 UL솔루션스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골드 인증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ZWTL은 기업의 자원 재활용 노력을 평가하는 제도로,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비율에 따라 실버(90~94%), 골드(95~99%), 플래티넘(100%) 등급을 부여한다.

경쟁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도 폐기물 재활용률이 99.6%에 달한다. 이 업체는 유리 기판 일부는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잘게 부수어 유리섬유 생산에 재활용한다. 디스플레이를 가공할 때 에천트(Etchant)라는 화학액을 사용하는데, 이때 디스플레이 반사판의 은 성분 일부가 빠져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버려지는 에천트에서 은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매년 약 2.5t의 은을 회수한다.

반도체 공장들도 폐기물 재활용률 100%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사업장 중 경기 기흥, 평택, 화성 공장은 2020년 ZWTL 골드 인증에 이어, 지난해 플래티넘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삼성 반도체 공장은 제조용 물(초순수)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슬러지(찌꺼기)에서 구리를 추출해 구리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의 청소진공(CV) 설비필터에서 나오는 미세먼지(CV분진)도 녹여 금이나 텅스텐 같은 금속을 추출한다. 사내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을 모아 녹여 방진복으로도 재활용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 공장과 청주 공장이 ZWTL 골드 인증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웨이퍼 테스트에서 기준 미달로 판명돼 폐기 처리해오던 불량 메모리칩 제품을 절반 용량 제품(하프칩)으로 재활용해 상품화한다.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폐기물 재활용률을 늘리는 것은 최근 기업 간 거래 및 투자 등에서 각 기업의 ESG 경영이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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