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최윤길 의장 되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도움될 거라고 봐"

기사내용 요약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 최윤길 재판 증인 출석해 증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1.11.03. xconfind@newsis.com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공판에서 남욱 변호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최 전 의장이 시의장이 될 수 있도록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발점으로 알려져있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부정처사 후 수뢰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장 등에 대한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출석했다. 남 변호사는 현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구속기소 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민관합동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이 필요했으나 당시 새누리당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서 "또 시의원에 새누리당이 더 많아 표 대결을 하면 공사 설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최윤길 씨가 의장이 되면 방법이 있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와 김만배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김씨가 민주당 측에 이를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 측이 제시한 조서에서도 남 변호사는 최씨가 의장이 되면 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정영학 회계사의 말을 듣고 김씨를 만나 피고인이 시의장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남 변호사는 또 검찰 측이 "본인과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 씨가 최 씨가 시의장이 되는 데 노력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결과적으로는 최씨가 의장이 되면 저희가 역할한 것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저희들 때문에 시의장이 된 것은 아니고 민주당에서도 최씨가 되면 좋으니까 (의장으로)뽑은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가성을 약속받고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씨 변호인 측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과 최씨의 의장직을 특별히 연계해 도와준 것은 아니지 않았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요구하는 (지역구)주민들 요구 외 별개로 최씨가 공사 설립에 찬성할 수 있는 동기가 유발되도록 본인이나 정역학 회계사, 김만배가 대가를 지급하거나 약속한 게 있느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 변호사는 "최씨가 의장이 안 돼도 (공사 설립을)도와줬을 텐데 의장이 되면 (공사 설립)확률이 더 커졌던 것"이라면서 "대가관계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전 의장은 2012년 3월 화천대유 실질 운영자인 김만배씨로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주민 동원 등 부정한 행위를 통해 조례 통과를 도운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 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주민 수십 명을 동원해 시의회 회의장 밖에서 조례안 통과를 위한 시위를 하도록 주도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해당 조례안 관련 전자투표 집계 결과, 의결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투표기계가 고장 났다고 허위 주장을 하면서 거수방식으로 재투표를 진행해 ‘일사부재의’ 등 표결 원칙에 반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혐의도 있다.

최 전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2021년 2월께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채용되면서 40억원의 성과급과 연봉 8400만원 지급 약속을 받고 같은 해 11월까지 급여 등 명목으로 8000만원을 수령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현재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최 전 의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김씨도 같이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과 별도로 수원지법에서도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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