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샀다 '하우스푸어' 될라"..생애 첫집 매수자 10년만에 가장 적어

조성신 2022. 7. 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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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울 포함한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인천 송도 지역의 고층빌딩을 휘감고 있는 먹구름이 현 상황을 나타내는 듯 하다. [김재훈 기자]
올해 들어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매수자가 '하우스 푸어'(House Poor·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출에 따른 과다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가구) 위기감이 고조됐던 2012년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구매한 매수인은 16만8713명으로 2012년(16만1744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집합건물은 한 동의 건물에서 구조상 구분된 부분이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구분 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을 말한다.

역대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인이 가장 적었던 2012년은 하우스푸어 위기가 최고조로 치솟던 시기였다. 당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5∼6%대로 치솟으면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한 급여 생활자가 이자를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에까지 달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듬해인 2013년 하우스푸어 구제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2012년의 하우스푸어 사태가 10년 만에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인은 상반기 기준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해(28만4815명)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올해(16만8713명)는 지난해 대비 40% 이상 줄었다.

월별로도 지난 1월 3만521명이었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인은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2만6356명에 그쳐 올해 들어 월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많았던 3월(5만4233명)과 비교하면 지난달(2만6356명)은 절반 넘게 급감했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젊은 층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는 3만868명에서 1만4551명으로 약 53% 줄었다.

1년 사이 시장이 급격히 바뀐 이유는 대출과 금리, 집값 상승 기대 심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먼저 작년 10월부터 가계부채를 억제한다는 명목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통한 대출 규제가 시작된 데 이어 올해부터는 DSR 규제가 더욱 강화됐다.

또 기준금리는 지난해 8·11월과 올해 1·4·5월에 0.25% 포인트씩 다섯 차례 오른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0.50% 포인트 올라 총 1.75% 포인트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세 차례 연속(4·5·7월) 인상된 것은 물론 한 번에 0.50% 포인트 오른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올해 들어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급격한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집값이 약세로 돌아서고 매수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저금리가 유지되고 집값 고공행진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지속됐던 작년 상반기와는 완전히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대출을 상한선까지 받아 내 집 마련을 한 2030세대의 고통이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은행의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으로 올해 하반기 금리가 연 5%를 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을 갚는데 소득의 대부분을 지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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