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농 리뷰 채널] 어떻게 쓰는 물건인고? 저희가 직접 써봤습니다

이문수 2022. 7. 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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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자재 영상 리뷰해주는 ‘농광대리’ 촬영현장
신제품 사용방법·장단점 15분짜리로 제작
농민신문 직원들, 대본없이 솔직하게 평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새로운 영상 선보여
유익한 정보·재미 가득…농민들 ‘구독’ 꾹
황금 같은 홍보기회 얻은 업체 ‘좋아요’ 꾹
 

각종 영농자재 사용 후기를 전달해주는 ‘농광대리’ 촬영 현장. 보통 사무실에서 제품 특징을 설명하고 밖으로 나가 사용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김병진 기자


농민에게 영농자재는 화가에게 붓처럼 중요하다. 한데 성능 좋고 편리한 자재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럴 땐 유튜브에 접속해보자. 직접 사용해보고 후기를 담은 영상이 좌르르 쏟아진다. 유익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말솜씨가 좋은 출연자가 등장해 재미도 쏠쏠하다. 농민에게 필요한 제품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농민신문> 직원 유튜브 채널인 ‘농광대리’ 촬영 현장을 찾아 동영상 제작 과정을 들여다봤다.

“어, 왜 물이 나오지 않지?”

“아니, 농업전문지에 몸담은 사람이 농업용 분사기 처음 써봐?”

“과장님, 저 서울 사람이에요.”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가 이글거리는 8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농민신문사 사옥 앞. 갑자기 주차장이 시끌벅적해졌다. 한명이 농업용 양면분사기를 들고 나와 꽃밭에 물을 주고 있었고 또 다른 한명은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영농자재를 직접 써보고 영상으로 알려주는 ‘농광대리’ 촬영을 막 시작할 때였다. ‘농광대리’는 ‘농민신문 광고 대신 리뷰’의 약자다.

오늘 주제는 새로 나왔다는 양면분사기를 직접 써보는 것. 물뿌리개가 두 갈래라 각도에 따라 분사 범위를 넓힐 수 있고 잎 위아래를 동시에 공략할 수도 있는 제품이다.

촬영 때마다 색안경을 쓰고 나오는 조영창 계장이 서서히 입담을 풀기 시작했다.

“애청자 여러분, 물이 뿜어져 나오는 힘 좀 보세요. 여기에다 분무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건 이게 전 세계에서 유일할 겁니다. 물이든 농약이든 이 분사기만 있으면 시간과 노동력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유튜브 채널 ‘농광대리’의 로고


각종 영농기기 리뷰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 ‘농광대리’가 인기다. 무엇보다 소재가 신선하다. 농민의 눈길을 끌 만한 새로운 자재를 직접 써보고 장단점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양면분사기 외에도 최근 바퀴 달린 농업용 의자, 가지치기(전정)에 쓰는 전동가위가 구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분량은 15분 내외로 짧은 편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폭소를 연발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가령 출연자가 농업용 의자를 타고 사무실과 골목길을 휘젓고 다니거나, 겨루기에서 진 사람에게 벌칙으로 양면분사기를 쏘는 식이다. 출연진이 평범한 직장인이라 영상미는 조악하지만 대본 없는 즉흥적인 분위기로 ‘B급 감성’을 유발한다.

6월15일 첫 방영을 시작으로 5회분 촬영을 마친 ‘농광대리’의 탄생 배경이 궁금했다. 총괄 PD(프로듀서) 역할을 맡은 박동민 과장은 좋은 영농자재를 개발해낸 영세업체와 생산성을 높이려는 농민을 잇는 가교가 돼주고 싶다고 했다.

“영세업체는 홍보활동을 하거나 영상을 만들 여력이 없잖아요. 그런데 농민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곳이 있거든요. ‘농광대리’는 업체에겐 홍보 기회를, 농민에겐 유익한 영농정보를 제공할 창구가 될 겁니다.”

촬영을 하면서 예기치 못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한번은 비둘기 퇴치제 효과를 영상에 실으려 공원에 갔는데 구경꾼 40∼5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 진땀이 났단다. 당시 출연자였던 전광운 대리는 “당신 연예인이냐부터 무슨 방송사냐까지 공원에 나오신 어르신들이 계속 질문을 하는 바람에 촬영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졌다”고 전했다.

농자재를 독특한 방식으로 리뷰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인삼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해당 채널에 접속한다는 김태엽씨(39·전북 김제)는 “영농자재나 농기계도 계속 좋은 것이 나오니 주로 유튜브 등으로 정보를 찾으려 한다”면서 “‘농광대리’는 사용 후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 재미있게 시청한다”고 했다.

도시민 구독자도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민석씨(26·서울 송파구)는 “도심을 배경으로 농자재를 사용하는 내용이 낯설면서 흥미롭다”면서 “‘농광대리’를 보면서 농업·농촌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촬영이 끝났지만 잔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편집만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터라 야근은 필수다. 여기에다 다음 주제를 정하는 회의도 해야 한다. 마라톤 회의 끝에 고기 굽기에 안성맞춤인 ‘솥뚜껑’으로 결정됐다. 남극세종과학기지 셰프 출신인 강민재 대리가 다음 촬영 계획을 설명했다.

“구내식당에서 솥뚜껑에 삼겹살과 잘 익은 김치를 구워보고 일반 프라이팬으로 구운 것과 차이를 알아보려고요. 전원생활 즐거움을 두배 올려줄 솥뚜껑 리뷰를 기막히게 해볼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농광대리’는 일주일 간격으로 한번씩 나간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어김없이 새로운 영상이 뜬다. 유튜브 검색창에 ‘농광대리’를 검색하면 시청과 구독을 할 수 있다.

이문수 기자
 

요즘 뜨는 채널

말보단 영상이다. 무언가를 배울 땐 보고 따라 하는 것이 빠르고 확실하다. 농튜버(농촌+유튜버)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최근엔 농업에 필요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후기를 전달하는 이른바 ‘리뷰형 콘텐츠’가 뜬다. 그 가운데서도 높은 구독자수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구독자수와 조회수는 13일자 기준이다.

●성호육묘장=구독자가 40만9000여명에 이르는 인기 채널. 장면 전환이나 자막·음악 같은 편집 기술이 허술한 편이지만 오히려 투박함이 매력으로 꼽힌다. 고추·토마토·가지·깻잎을 비롯해 다루는 작목이 다양하다. 작목별 재배방법과 해충 방제법을 다룬 영상의 조회수가 높다. 장마철 이후 밭 관리법과 방제용 막걸리트랩 설치법 안내도 유용하다. 최근엔 비료 주입기 성능 비교 영상이 게시돼 호응이 크다.

●솔바위농원=2015년에 개설한 채널이다. 구독자는 36만명으로 누적 조회수가 8800만회에 이른다. 미니 굴착기, 예초기, 두더지 퇴치기 등 농촌에서 흔히 사용하는 농기자재를 직접 사용해보고 후기를 올려주는 영상이다. ‘농기계 사용법’이란 이름으로 재생 목록을 만들었다. 비닐하우스를 짓는 데 필요한 자재와 기술을 소개하는 영상의 조회수가 120만회를 넘는다. 전자동 농약 분무기 소개 영상도 34만회를 기록했다.

●블루베리 레드향솔림 농원=채널을 연 지 3년차로 구독자수는 28만2000명이다. 누적 조회수는 무려 1억회가 넘는다. 자신이 직접 발명한 농기계를 소개하는 영상이 인기다. 충전 드릴을 활용한 씨감자 파종기를 개발한 이후 사용법을 알려주는 영상의 조회수가 203만회나 된다. 드럼통을 용접하지 않고 화목난로로 만드는 법을 소개한 것도 196만회를 넘었다.

●스마트한농부=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연할 만큼 첨단 지식으로 중무장한 김정석씨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다양한 영농 정보를 제공한다. 추천할 만한 것은 ‘농기구·농기계 사용법 리뷰’ 목록이다. 농업용 전동차, 소형 경작기, 1t 굴착기 등을 소개한다. 비용이 꽤 나가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제품을 고르는 안목도 후기 콘텐츠를 보면서 기를 수 있다. 구독자수는 12만3000명.

●죠죠농장=농기구 리뷰를 주력으로 한다. 구독자는 5만7600명. 직접 1년 동안 사용해보고 느낀 점을 소개하는 ‘1년 써보니’가 눈에 띈다. 농기구 특징을 냉철하고 정확하게 알려줘 도움이 된다. 유튜버가 IT(정보통신기술) 개발자 출신이라 영상 질이 높다. 자막이 적절하게 삽입돼 있어 이해를 돕는다. 시골집 짓기를 주제로 한 것도 인기 있다.

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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