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400채 보유 30대 갭투자자..주택압류에 세입자 "내 보증금은?"

종부세 약 36억원 못내, 주택 압류통지
피해자들 단체소송 준비

임대차법 시장교란 전세값 치솟자 빌라 난민이 폭증하고 있다.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이충우 기자]

갭투자(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로 서울 빌라 약 400채를 쓸어담았을 것으로 추정 받는 임대사업자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체납으로 모든 주택을 압류 당했다. 이들 빌라에 거주주 중인 세입자들은 행여 전세보증금을 떼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14일 세무 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총 398채(서울 395채·의정부 3채)를 보유한 A씨(30대 남성)가 세금을 내지 않자 이들 주택을 모두 압류키로 결정했다. 세무 당국은 A씨의 정확한 체납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주택의 세입자 B씨가 지난달 서울의 한 세무서로부터 받은 압류통지서에 따르면 A씨가 지난해 미납한 종합부동산세는 약 36억원이다.

문제는 A씨의 모든 주택이 압류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집주인 A씨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세입자 70여명은 수시로 SNS 단체 채팅방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의 보증금 피해액은 2억∼3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보유 주택이 400채에 육박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A씨는 피해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C씨는 지난달 22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A씨와 건축주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고소장에 A씨는 채무초과 상태의 무자력자로서 별다른 수익도 없어 임대차 기한이 지나더라도 보증금을 반환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건축주는 이른바 '전세보증금 먹튀'를 했다고 기재했다.

C씨 외 다른 피해자들도 형사 고소에 나설지 여부를 고민 중이다. 또 A씨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A씨는 2019년 부동산을 소재로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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