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새 60%뛴 항공권.."제주도 '헉' 그냥 휴포족 되렵니다" [인생취재]

김후인 인턴기자 2022. 7. 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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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여행 1인당 최저가 여행 비용 비교
다낭 70만, 방콕 103만, 싱가포르 142만, 미국 435만, 제주 90만
제주도 인플레 직격탄.."집콕 할지 고민"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인생취재'는'인'턴 기자들이 발로 뛰어 작성한 ‘생’생한 취재 기사입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모(26)씨는 올여름에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김씨는 “3년 전에는 왕복 80만 원에 스페인을 다녀왔는데 지금은 약 300만 원”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의무 면제 등으로 되살아나던 여행 심리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여파로 다시 얼어붙고 있다.

특히 일부 항공권은 넉 달 사이 60% 이상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파크투어에서 7월 22일부터 8월 13일 일정으로 인천-LA 항공권 가격을 살펴보면 1회 경유하는 항공권 가격은 약 240만 원에서 370만 원에 이른다. 지난 2월 20일 인천-LA항공권을 구매한 안모(26)씨는 149만8000원에 같은 노선 직행 티켓을 구입했다.

인천-LA 왕복 항공권 가격. 순서대로 경유 1회(왼쪽), 직항(가운데), 안씨가 지난 2월 구매한 성인 2인 직항 항공권(오른쪽). 인터파크투어 캡처

물가상승으로 체류비도 만만찮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을 찾는 한국인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더욱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18일까지 LA를 다녀온 안모씨는 “미국 현지에서 필요한 식재료만 소량 구매했는데 28달러(약 3만6358원)가 나와 잘못 계산된 건 아닌지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번 여행으로 물가가 오른 것을 확실히 체감했다며 여행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당분간 여행을 가지 못할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물가상승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6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고, 중국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6월 CPI가 2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인플레가 전세계적 현상이 되면서 국내 대표 여행지인 제주도를 가는 것도 부담스러워졌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실제로 이번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는 경비와 제주도에서 보내는 경비를 비교해 봤다. 식비, 교통비, 관광비 등을 제외하고 여행에 필수적인 항공권, 숙박, 코로나19 검사에 드는 비용만 비교해 봤다.

해외의 경우 여름휴가지로 손꼽히는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과 미국(LA)으로 선정했다. 기간은 가장 수요가 많은 7월 말에서 8월 초 (7월 29일부터 8월 3일)로 정했다.

먼저 항공권의 경우 인천-다낭 직행 가격은 약 50만 원이다. 인천-방콕은 약 70만 원, 인천-싱가포르는 약 60만 원이다. 이 항공권들은 모두 최저가로 소위 ‘땡처리 항공권’이다.

LA는 1회 경유할 경우 260만 원, 직항으로 갈 경우 300만 원이 최저가다.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은 최저가가 왕복 25만 원 정도다. 제주도 항공권도 1년 전 대비 약 2배 오른 금액이지만, 해외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숙소는 각 나라의 4성급 호텔을 기준으로 1박 평균값을 계산해 봤다. 다낭은 약 5만 원, 방콕은 약 8만 원, 싱가포르는 약 20만 원, LA는 약 27만 원이다. 제주도는 약 13만 원 정도를 내면 4성급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 숙소의 경우 다낭이나 방콕이 오히려 제주도보다 약 50% 저렴하다.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해외 입출국시 코로나19 검사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미국(LA)에 입국하는 경우 백신접종증명서가 있는 사람은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해외에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할 때만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필요한데, 이 검사 비용은 무료에서 최대 17만 원까지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종합해 보자면 6일 여행에 드는 1인당 금액이 다낭은 총 70만 원, 방콕은 102만9000원, 싱가포르는 142만5000원, LA는 435만 원, 제주는 90만 원 정도가 든다. LA를 제외하고는 모두 100만 원 전후로 엇비슷한 비용이 든다. 다낭은 제주도보다 약 20만 원 정도 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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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행비용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치솟으면서 국내 여행마저 선뜻 가기 어려워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송모(25)씨는 “해외여행을 가려고 알아보다 ‘억소리’ 나는 비용에 제주도 여행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면서도 “국내 여행 비용도 만만치 않아 그냥 ‘집콕’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베케 플레이션(휴가를 뜻하는 vacation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inflation이 합쳐진 합성어)’에 코로나 재확산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 이전처럼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후인 인턴기자 huin_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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