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 열무김치 vs 가지김치..무더위 쫓아내는 여름김치

이문수 2022. 7. 8. 05: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맛대맛 (30) 여름 김치의 세계 열무김치 vs 가지김치

01010101001.20220708.001341051.02.jpg


열무김치
베어물면 ‘아삭’…혀끝에 알싸한 맛 “개운해”
홍고추·깨 등 고명으로 얹어
냉면·비빔밥 재료 ‘안성맞춤’
6월부터 수확…지금이 제철
재배기간 짧아 잎·뿌리 연해

무더운 여름 우리농산물로 마련한 여름 김치와 친해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데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으니 이만한 밥도둑도 없다. 기자가 직접 시장에서 장을 본 후 ‘간편한 여름 김치 만들기’에 도전해봤다.

알싸한 맛을 지닌 뿌리, 수분이 많은 줄기, 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연녹색 이파리까지 열무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녔다. 파종 시기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나 보통 6월부터 수확에 들어가니 지금이 딱 제철이다.

열무는 ‘어린 무’라는 뜻을 지녔다. 노지에서 40일 정도 자란 후 우리네 밥상에 오르는데 재배기간이 짧아 잎과 뿌리가 연하다는 특징이 있다. ‘열(熱)이 없다(無)’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하니 가히 무더위를 이길 만한 채소로 손꼽힐 만하다.

시원하면서 다채로운 맛을 내는 김치를 담그겠다는 결심이 선 후 열무 1단과 쪽파·마늘·생강·양파 등을 고루 샀다. 가내 최고 요리사인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키가 작고, 줄기 부분이 날씬하면서도 잔털이 적은 열무를 골랐다.

담그는 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열무를 깨끗이 씻고 30분간 소금에 절여 숨을 죽인다. 그다음 채소의 물기를 빼고 알맞게 자른다. 미리 준비해놓은 찹쌀가루 풀, 양파(1개), 생강(3개), 마늘(10쪽)을 믹서기에 갈아 양념을 만든다. 열무에 양념, 고춧가루 3큰술, 새우젓 5큰술을 넣고 잘 버무린다. 마지막으로 얇게 썬 홍고추와 깨를 김치 위에 고명처럼 얹으면 먹음직스러운 김치가 완성된다.

갓 담은 열무김치는 마치 고추냉이가 살짝 들어간 샐러드 같다. 뿌리와 줄기를 함께 씹으면 진한 열무즙이 온 입안을 맴돌며 개운함을 선사한다.

간 양파와 새우젓이 조화를 이루는 김칫국도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하루 정도 익힌 열무김치는 신맛이 더해져 냉면이나 비빔밥 재료로도 그만이다.

열무는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사포닌 등이 풍부해 여름철 면역력을 북돋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문수 기자

01010101001.20220708.001341053.02.jpg


가지김치
씹으면 ‘쫄깃’…입안에 칼칼한 맛 “산뜻해”
불·숙성과정 필요없어 간편
밥·잔치국수 등과 잘 어울려
수분 함량 높아 이맘때 제몫
무침·구이 등 다양하게 활용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상차림이 달라진다. 제철 맞은 여름 채소가 속속 올라오는데, 그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가지다. 무쳐 먹고 구워 먹고 냉국으로 요리해 먹기도 한다. 올여름엔 또 어떤 식으로 맛볼까 고민하는데, 지인으로부터 가지김치가 있다는 얘길 들었다. 좋아하는 가지와 식탁에 빠지면 서운한 김치의 조합이라니! 지나칠 수가 없다. 바로 재료를 사다가 김치 담그기에 돌입했다.

맛도 맛이지만 가지는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보랏빛을 내는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알려졌다. 유해물질인 체내 활성산소를 없애는 폴리페놀 역시 많다. 열량은 낮고 식이섬유는 풍부해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또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고 수분 함량이 90%에 달해 땀을 많이 흘리는 이맘때 섭취하면 좋다.

가지김치는 모양도 요리법도 오이소박이와 비슷하다. 먼저 가지 2개를 5㎝ 길이로 썰어 소금물에 30분간 절인다. 가지가 부드럽게 절여지면 한쪽부터 4분의 3 지점까지 열 십(十)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다. 그릇에 멸치액젓·고춧가루·다시마 우린 물을 1큰술씩 담고 잘게 썬 당근·부추·홍고추를 한줌씩 섞어 김칫소를 만든다. 당근이 없다면 빼도 무방하고 부추 대신 쪽파를 넣어도 좋다. 가지의 칼집 사이에 김칫소를 채우고 속까지 간이 배도록 2∼3시간 두었다가 먹는다.

가지김치는 만들기 간편하다. 재료를 절이는 시간이 짧고 따로 숙성할 필요가 없다. 불을 쓰지 않아도 되니 요리하는 고생도 덜 수 있다.

맛은 산뜻하다. 액젓을 적게 써서 비리지 않다. 칼칼하면서 뒷맛이 깔끔하다. 가지를 싫어하는 이들은 대개 물컹한 식감을 탓하는데 익히지 않았기에 흐물거리는 느낌이 덜하다. 삶은 버섯처럼 쫄깃하다.

가지 자체는 심심한 편이라 어떤 음식과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밥반찬으로 좋지만 담백한 잔치국수에 얹어 먹어도 잘 어울린다.

지유리 기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