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29년만에 부활된다

대전시립미술관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 착수

[문상윤 기자(filmmsy@naver.com)]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선승혜)이 오는 10월 공립미술관 최초로 선보일 ‘열린수장고’의 개관에 발맞춰 백남준 작가의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랙탈 거북선’은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총 309대의 모니터로 재생조형관에 제작·설치한 초대형 규모의 백남준 비디오아트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백남준 작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총망라된 ‘백남준 비디오 아트’의 대표작 중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남준은 생전에 'Virtual and Virtuous 거북선'에서 ‘프랙탈 거북선’에 대해 “거북은 이순신의 하이테크 무기, 세계 최초의 장갑선, 생태학적인 특수 표본, 동양 특히 은(殷), 동이(東夷)적인 신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며 시대를 통찰한 작가의 시각을 보여주었다.

‘프랙탈 거북선’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관리전환되어 미술관 2층 로비공간에 이전·설치되었으나 설치공간의 한계로 인해 양쪽날개와 한산도의 하단 일부가 축소·변형되어 전시돼 왔다.

▲1993년 대전엑스포에 전시되었던 백남주 비디오아트 '프랙탈 거북선' ⓒ대전시

대전시립미술관은 3개월에 걸친 복원프로젝트를 통해 대전엑스포 당시 전시되었던 모습을 되찾게 할 예정이다.

이번 원형복원 작업은 열린수장고 건립과 수장고 내부의 ‘프랙탈 거북선' 전시실 조성 계획이 수립되면서 구체화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작품 이전·재설치와 원형복원을 비롯해 작품을 구성하는 영상·전기설비 이전, CRT모니터 보존처리 등 총 5개의 세부 과제로 이루어지며 3개월여 동안 진행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2018년 작품 정밀진단을 시작으로  2019년 종합 보존처리를 통해 안정적인 재가동 상태를 확보했으며 2020년 영상회로 및 오브제 도면화 작업과 ‘프랙탈 거북선’ 특집 연구논문집 발간을 통해 프로젝트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김환주 학예연구사는 “백남준 '프랙탈 거북선'의 원형을 복원하고  작품 전체를 다양한 층위에서 정비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작품 보존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의의를 강조하며 “보존·복원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성공적인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 계획”이라 말했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2022년 열린수장고를 준공과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이하여 ‘프랙탈 거북선’의 전용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작품의 원형을 복원하여 미래도시의 공감예술을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과학기술과 예술의 융복합한 백남준의 예술은 미래지향적 한국예술의 국제경쟁력을 세계에 알린 그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프랙탈 거북선’은 다가오는 10월 열린수장고 개관과 함께 모든 정비를 마치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문상윤 기자(filmms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