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비즈니스 <32> 산청 약초산업

김인수 기자 2022. 7.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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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약초 산업 메카 .. 동의보감촌·한방축제로 휴양관광지 변신

- 772곳 농가 천궁·당귀·작약 등
- 전국 최대 491㏊에 약초 재배

- 한방氣체험장 등 테마공원 인기
- 출렁다리 ‘무릉교’ 볼거리 추가
- 축제로 연간 100만 관광객 유치

- 군, 온·오프라인 등 유통망 확대
- 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 추진도

경남 산청군은 지리산의 정기를 품은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한방 약초의 고장이다. 가야시대에는 황실의 휴·요양지로 이름을 날렸고,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28종의 명품 약초를 진상했다. 명산에서 나는 귀한 약재를 활용한 전통 한의학이 번성해 허준 류의태 등 유명한 한의학의 거목이 거쳐 간 우리나라 한의학의 발상지다. 청정 자연과 더불어 지리산이 있어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과 일조량이 많아 약초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산청군은 이를 활용해 국내 한방약초 산업의 메카로 거듭났다. 최근 여행 트렌드인 힐링과 건강이라는 주제에 맞춰 약초산업을 축제와 웰니스 관광으로 승화해 주민과 함께 만드는 지역 균형발전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

경남 산청군 농민이 산청읍 정광 들녘에서 약재인 작약을 수확하고 있다. 산청군 제공


■신성장산업

산청군은 지리산 인근에 있는 임야와 농지 외에는 별다른 성장 동력이 없다. 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999년 21세기 산청 비전을 선포하고 지리적 여건과 역사성을 활용한 한방특화사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한방특화사업은 약초를 재배해 판매하는 1차 산업과 함께 한방식품과 제약회사 등 2차 산업, 유통·마케팅 분야 등 3차 산업, 그리고 전통한방휴양관광지 조성 등 한방과 관련된 모든 것을 포함한다.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근본이 되는 약초 생산이 급선무였다. 자생 약초로는 한계가 있었고 재배 면적을 늘려야 했다. 이에 군은 정부로부터 산청읍 정곡리 일원을 지리산약초연구발전 특구로 지정받아 정부 지원금으로 약초 재배의 발판을 마련하고 저변 확대에 나섰다. 이런 노력 끝에 산청은 전국 최대 규모의 약초 재배지로 재탄생했다. 현재 772농가가 천궁 당귀 지황 작약 등 74종(목본 31종, 초본 43종)의 약초를 491㏊에 재배해 연간 3891t을 생산한다. 산청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환경 약초 생산을 위해 논과 밭에서 임야로 재배 지역을 확대했다. 차황면 금서면 일원에는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700㏊의 산 약초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118만 ㎡의 거대한 규모로 조성된 동의보감촌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인 무릉교. 산청군 제공


■웰니스 관광

약초산업 명품화에 성공한 산청군은 한방을 테마로 동의보감촌을 조성해 세계적인 휴양관광지로 변모했다. 118만 ㎡의 거대한 규모로 조성된 동의보감촌은 약초 테마공원, 한방 테마공원 등 한방을 주제로 한 체험 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산청군은 2013년 첫 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부터 현재까지 콘텐츠 확대와 체험시설을 조성해왔다. 엑스포 주제관, 한방 기(氣) 체험장, 한방&약초 테마공원, 산청 약초관, 한방자연휴양림, 허준 순례길, 약초 판매장, 황금 장수거북 등 시설을 갖췄다. 동의보감촌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허준 순례길을 비롯해 소나무 숲 곳곳에 나무 덱 탐방로를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으며 해부동굴 사슴목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발걸음이 가장 많이 이어지는 곳은 백두대간의 기가 한곳에 모인다는 필봉산과 왕산 자락에 자리한 한방기 체험장이다. 최근에는 동의보감촌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인 무릉교가 설치돼 즐길 거리를 더한다. 무릉교는 동의보감촌 남동쪽으로 흘러 내려가는 무릉계곡 위를 걸으면서 왕산·필봉과 동의보감촌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는 출렁다리다. 멀리는 군립공원인 웅석봉과 철쭉·억새가 장관을 연출하는 황매산 등 산청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봄이면 무릉교 인근이 벚꽃 천지로 변한다.

■약초산업 고도화

한방약초축제 때 있었던 한방약제 썰기 체험 행사. 산청군 제공


산청군은 산청 한방항노화 일반산업단지가 경남 기업투자촉진지구에 지정된 것을 계기로 한방약초산업의 생산·유통 체계를 고도화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군은 우선 군 직영 온라인쇼핑몰인 산엔청쇼핑몰을 중심으로 카카오 스토리채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유통채널을 비롯해 대전~통영 고속도로 휴게소, 로컬푸드 행복장터 등 온·오프라인 유통 기반 확대와 마케팅에 전력한다. 또 약초 생산 농가와 법인을 대상으로 같은 규격과 디자인의 포장재를 지원해 산청 한방약초의 상품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농가의 재정 부담도 던다.

항노화 산업 육성을 위해 60억 원을 들여 경남한방항노화연구원 내 3517㎡의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약용작물산업화지원센터 건립에도 나섰다. 또 ‘한방약초 안정생산 지원’과 ‘전략약초 특화단지 조성’을 위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19억2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한방약초산업의 기반이 되는 약초 생산 기반 조성 사업을 벌였다. 사계절 약용식물 전시와 관람을 위해 산청읍 정광 들녘 10㏊에 약초 재배체험단지를 운영 중이다.

군은 약초산업을 문화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한다. 2001년 시작해 올해로 22회째인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의약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에 이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축제’에 선정됐다. 군은 또 한국관광공사의 ‘2022 지역특화 국제이벤트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산청한방약초축제를 지역특화 국제 이벤트로 키운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또 내년 9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35일간 10년 만에 ‘미래의 약속, 세계 속의 전통의약’을 주제로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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