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한국도 뚫었다..얼마나 확산될까 '초긴장'

권영미 기자 2022. 6. 2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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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확진자 발생..잠복기 길어 지역사회 들어왔을 가능성 있어
백순영 교수 "백신과 치료제 확보 너무 늦다" 지적
질병관리청이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 내국인 1인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되었다고 22일 밝혔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함으로써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 수준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됐다. 사진은 22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청사에 원숭이두창 주의를 알리는 문구가 모니터에 송출되고 있는 모습. 2022.6.22/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원숭이두창이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최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첫 확진자로, 해외발 확진자를 이번에는 잘 막아냈지만 결국 지역사회 발생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한 결과, 내국인 1인이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국내에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경보단계가 격상되면서 질병청 원숭이두창 '대책반'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 바뀌었다. 방대본으로 조직이 격상되는 것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해 지자체나 의료기관 등의 협조가 본격적으로 필요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주의'로 격상하는 것은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그리고 환자 발생함으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의 위험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환자 신고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는 것을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단장은 "지자체나 의료기관의 협조가 중요해지기 때문에 이런 협조체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 조직체계를 격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첫 확진자는 지난 21일 독일에서 국내로 귀국한 내국인이자 30대다. 확진자는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을 겪었고 입국 당시에는 미열(37도)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 및 피부병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첫 확진자가 입국하며 질병청에 자진 신고해 추가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빨리 신고해 비행기 안이나 공항 내의 가벼운 접촉말고는 추가 밀접접촉자가 없기 때문이다. 원숭이두창은 혈액이나 체액, 병변이 묻은 매개체 등으로 전파돼, 성적인 접촉이나 동거인 수준의 접촉이라야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외국인 의심환자의 경우 증상이 있었지만 '증상 없음'으로 허위 신고했다. 그래서 국내 도착 후 지역사회 접촉이 있었지만 다행히 원숭이두창이 아닌 수두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들이 증가하는 와중에 잠복기라 증세가 없는 사람, 또는 증상이 있지만 허위로 서류를 작성한 사람이 아무 저지 없이 국내로 들어옴으로써 지역 감염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 방역이 느슨해지면서 다른 병에 뚫린 것"이라면서 "7~8월에 해외 여행객이 늘고 K-팝 등의 인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늘면서 원숭이두창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숭이두창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여행하는 유럽이나 캐나다 등의 북미에서 환자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미 원숭이두창이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브라질 경우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람이 원숭이두창에 걸렸다. 이는 지역사회에 은밀하게 퍼졌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잠복기에 아무 증상없어서 들어온 사람 중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치료제와 백신이 아직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다음달에 약 500명분의 원숭이두창 항바이러스 치료제 '테코비리마트'를 도입한다. 또 더 안전한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원숭이두창에 85%의 면역효과를 보이는 두창 백신 3502만명분이 국내에 비축된 상태인데 고위험접촉자가 원하는 경우 이 2세대 백신을 접종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백 교수는 "유럽은 이미 진네오스를 접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접촉 중이라고만 하고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 2세대 백신을 쓰겠다고 하지만 이는 생백신인 데다가 사람두창에 쓰였던 백신이라 안전성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원숭이두창 유행 위험 이야기가 나온 것이 꽤 됐는데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21일 기준 로이터 통신이 WHO와 해당 방역기관을 통해 집계한 원숭이두창 의심·확진 보고 사례는 40개국 2948명이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보고된 원숭이두창 사례는 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해 42개 국가에서 2103명이며 그중 나이지리아에서 1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대부분이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아닌 지역에서 나오고 있지만 정작 사망자는 없다.

백 교수는 2017~2018년 나이지리아에서 원숭이두창이 대규모로 유행했는데 현재 유럽 등에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이 계통의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이 계통의 바이러스는 치명률이 낮은 편인데, 수년간 변이가 일어났지만 어떤 방향의 변이인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또 나이지리아인 1명이 사망했지만 이는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의료체계가 부실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빈국에서 어린이들이 걸려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 2차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 그런데 의료체계가 부실한 나이지리아에서도 치명률은 1%도 안 된다. 국내에서는 원숭이두창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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