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린, 손숙 손녀 넘어.."동양배우 기회 열리길"

최지윤 2022. 6. 20.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스필버그 제작 미국 드라마 '헤일로' 주연
롤모델은 송강호·샌드라 오

하예린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손숙은 '하예린 할머니'로 불리고 싶어 한다."

호주 출신 하예린(27)은 연극배우 손숙(78)의 외손녀다. 파라마운트+ SF 시리즈 '헤일로' 주연을 맡아 한국 시청자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이 시리즈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76)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지난 16일 CJ ENM 계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공개했다. 2019년 손숙이 MBC에브리원 예능물 '비디오스타'에서 '손녀가 스필버그 드라마 오디션에 합격했다'고 밝혔는데, 3년 여 만에 빛을 보게 됐다.

하예린은 "할머니는 자랑스러워한다. 이제 '손녀가 배우가 됐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오늘도 네가 '손숙의 손녀'로 불리는 게 아니라, 내가 '하예린의 할머니'가 되겠다고 하더라. 할머니는 조언하기 보다 '잘했다' '열심히 했다'고만 얘기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할머니는 같이 작품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기회가 생기면 꼭 한국 작품 하라'고도 했다"며 "할머니 작품 중에서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가장 좋아한다. 신구 선생님도 출연했는데, 내용이 너무 슬펐고 내 마음을 많이 흔들었다"고 덧붙였다.


헤일로는 26세기를 배경으로 인류가 만든 최강의 전사 '마스터 치프'(파블로 슈라이버) 인류와 함께 외계 종족 코버넌트에 맞서는 이야기다. 동명 게임이 원작이다. 하예린은 약 7개월간 오디션 과정을 거쳐 합격했다. 반군 영영익 마드리갈 행성에 거주하는 한국계 소녀 '관 하'를 맡았다.

"출연 확정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주위에) 말도 못 했고, 솔직히 촬영장 갔을 때도 믿기지 않았다. 꿈 같았다. 1분 자기소개 영상을 이메일로 보냈는데, '자기소개를 좀 더 길게 해달라'고 요청하더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유튜브 영상처럼 노래도 넣어 만들었다. 첫 오디션 장면에 마스트 치프가 있어서 이 작품이 헤일로라는 걸 알았다. 두 번째 장면 영상도 보냈고, 이후 연출가 오토 배서스트에게 연락을 받았다. 한 달 뒤 캐스팅이 확정됐다."

1회 초반 코버넌트가 마을을 습격, 관 하는 아버지를 잃고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옆머리를 바싹 민 모히칼 헤어스타일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에 헤어·메이크업 미팅할 때 이탈리아 스태프가 웃으며 쳐다보더라. 사진을 보여줬는데 너무 당황했다"면서도 "10분 만에 머리를 밀기로 결심했다. 관은 의견도 강하고 리더라서 어울릴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액션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했다. 너무 많이 해서 토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특히 뛰어다니는 장면이 많았는데 "1회에서 보이는 부분 촬영만 한 달이 걸렸다. 허벅지에 부상을 입어서 뛸 때마다 엄청 아팠지만, 이 악물고 어떻게든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하예린은 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극중에서도 아버지와 한국어로 대화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를 꿈 꿨고, 어머니와 논의 후 경기도 성남의 계원예술학교를 다녔다. 호주 시드니 국립예술대학을 졸업했다. "계원예고에서 3년 동안 공부해 한국어를 잘 하게 됐다. 한국 고등학교는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빡셌다"면서도 "계원예고 생활은 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현실적인 배우의 삶을 얘기해줬고, 덕분에 열심히 일하는 태도가 생겼다. 호주에서 대학을 다니며 오디션을 봤고, 할리우드에서도 동양배우가 등장하는 변화가 있어서 미국으로 갔다"고 털어놨다.

다음 달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돌아가 9개월 간 헤일로 시즌2 촬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한국계 배우로서 자부심이자 부담감도 크지만, "할리우드 작품에 동양 캐릭터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앞으로 더 젊은 동양배우들에게 기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했다. 애플 TV+ 드라마 '파친코' 주역인 김민하(27) 등과 함께 주목 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드디어 동양 배우를 인정해줘서 좋다. 늦었지만 더 많은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롤모델로는 송강호(55)와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샌드라 오(51)를 꼽았다. "아빠가 사극을 많이 봤다. 어렸을 때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계속 한국 드라마를 봤다. '꽃보다 남자'(2009) '시크릿 가든'(2010~2011)을 통해 한국 드라마 사랑에 빠졌다. 당시 현빈을 정말 사랑했다.(웃음) 한국배우 중에서는 송강호 선배를 가장 존경하고, 봉준호 감독 작품도 많이 보는 편이다. 샌드라 오도 정말 좋아한다. 탤런트 위주로 성공했고, 동양배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