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되면 집값 또 뛴다? "전세대란후 급등"vs "이미 대세 하락"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2. 6.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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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봉기자의 부동산 봉다방>
다시 불 붙은 2차 '집값 폭락- 폭등 논쟁'
상승론, 전세대란으로 매매 수요 자극
입주물량-분양 급감으로 불안심리 확산
폭락론, 금리인상으로 집값 하락 본격화
금리인상이 전세, 집값 끌어내려
작년 6월 1차 논쟁에서는 폭등론 완승

경기도 인천은 물론 서울에서도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는 등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6월 6일 기준 주간 단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0.01%), 경기(-0.02%), 인천(-0.05%)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2억~3억 하락한 급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 이현철 부동산 사이클연구소장, 김기원 리치고 대표 등은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집값이 급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8월을 계기로 다시 아파트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하반기 집값 상승론’도 만만치 않다. 하반기 상승론의 진원지는 ‘백발백중 족집게 전문가’로 불리는 인기 유튜버들이다. 이들은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4억~5억 하락한 급매물 거래는 ‘정상 거래’가 아니라 ‘증여를 위한 가족간 거래’이며,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한국부동산원 조사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비판한다. 6일 기준 국민은행의 주간단위 조사에서는 경기(-0.01%)와 인천(-0.12%)은 하락했지만 서울(0.03%)은 상승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곽창석 도시와 공간 대표 등 전문가들도 하반기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붙어 있는 매물 안내문. 전세시장의 안정여부가 하반기 집값의 방향타 역할을 할 전망이다. /뉴스1

◇전세대란이 집값 상승의 방아쇠

하반기 집값 상승론의 가장 큰 근거는 전세대란론이다. 2020년 7월말 도입된 임대차 3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5% 인상 제한 혜택을 받았던 세입자들이 2년이 지나는 7월말부터 새로 전세 계약을 맺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전세금이 최고 50% 급등한 상태이다. 전세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내집마련에 나서면서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논리이다. 또 다른 근거는 종부세 부과 기준일인 6월1일 이전에 집을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자들의 매물 철회이다. 6월1일까지 집을 팔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집을 처분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장에서 '백발백중 족집게 전문가'로 통하는 일부 유투버와 부동산 전문가들이 전세대란, 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하반기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올해 서울 입주물량과 분양물량 급감도 집값 불안 요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예정 포함)은 8326가구로, 상반기(1만3826가구)보다 39.8% 감소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3만2012가구)보다 35.9% 줄어든 2만520가구로 추정된다. 입주물량 부족이 전세난과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물량 급감도 집값에는 악재이다. 둔촌주공 아파트처럼 조합과 시공사 갈등, 분양가 상한제 완화 기대감, 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당초 상반기 분양예정이었던 9734가구 중 실제 분양은 2350가구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아예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택하고 있다. 청약을 통해 내집마련을 기대했던 무주택자들이 기존 주택 구입으로 방향전환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폭락론자들, 금리 상승으로 이미 하락 시작,

하지만 이미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현철 부동산 사이클연구소장, 김기원 리치고 대표 등이 부동산 폭락론을 펼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외곽에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낙폭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가격의 선행지수라고 할 수 있는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이 한달 전에 비해 11.8% 늘어난 6만3000여건,인천이 11% 늘어난 2만7400건, 경기도가 9.8% 늘어난 12만건이다. 전월세 매물도 한달 전에 비해 서울이 2.8%. 인천이 8.4%.경기가 8.8% 늘어났다. 매물추이로만 보면 하락론에 무게가 실린다.

하반기 상승론은 서울의 입주물량 부족을 집값불안의 최대 요인으로 꼽고 있다. 폭락론은 전년대비 입주물량이 2 배 정도 증가하는 인천이 완충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상승론은 서울 분양물량 부족을 집값 자극 요인으로 보지만,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으로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고 폭락론자들은 반박한다.

금리 인상 등으로 이미 집값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유튜브 캡처

폭락론은 금리인상이 집값 급락의 방아쇠를 당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행이 작년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 작년 0.5%였던 기준금리가 현재 1.75%까지 올랐다.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5~2.7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는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7~8%까지 치솟을 수 있다. 폭락론은 전세도 금리와 연동되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전세가격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변동금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부동산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고정금리가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은 금리인상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변동금리가 많은 뉴질랜드는 이미 집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차 논쟁서 폭등론 완승, 2차 논쟁은 ?

작년 상반기에도 전문가들이 6월 집값 폭등과 폭락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취득세 중과세, 종부세 인상 등 한층 강화된 부동산 규제정책을 작년 6월에 도입하면서 전문가들이 집값 전망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당시 집값 폭락론은 정책효과로 집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주장했다. 반면 폭등론은 정부의 양도세, 종부세 중과세가 시행돼 다주택자들이 막대한 세금을 물며 집을 팔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정책변화를 기대하며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이 줄고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세물건이 감소, 전세금이 오르면서 매매수요가 늘어 집값 급등에 불을 붙일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작년 6월이후 집값은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 급등하면서 시장은 폭등론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완만한 조정 가능성?

상승론과 하락론의 논거는 작년 6월 집값 논쟁과 유사하다. 결정적인 차이는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실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금이 급격히 오르거나 지난해 패닉바잉과 같은 급격한 매수세가 붙기는 쉽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전세가 많이 올라 있어 서민들에게 전세금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전세난민은 있을 수 있어도 작년과 같은 전세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며 “금리인상, 입주물량 감소 등을 종합해보면 급격한 가격급등이나 급락보다는 약보합 정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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