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행복 멘토링' 의뢰한 이 사람

이진한 2022. 6. 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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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벽 HD행복연구소장
美미시간공대서 20년간 재직
학생성공센터장 등 맡으며
잠재력 살리는 교수법 개발
귀국후 심리학자 아내와
'행복역량' 키우는 일 해와
"뭐든 최고수준 능력은 비슷
자기조절서 승부 갈려"
1998년 국내에 개봉한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은 어린 시절 받은 상처로 방황하던 주인공 '윌'이 심리학 교수 '숀'을 만나 마음을 치유하고 타고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록 극화한 작품이지만 그 결말은 재능을 활용하는 데 있어 정서적 안정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조벽 HD행복연구소장(고려대 석좌교수)은 미국 미시간공과대에서 20여 년 동안 재직하며 학생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현실판 숀 교수로 꼽혔던 '멘탈 관리' 전문가다. 그는 이 대학의 혁신센터와 학습센터, 학생의 창의력과 리더십 계발을 연구하는 학생성공센터의 소장을 맡아 미시간공대 최우수 교수상(1991·1993년), 미국 공학교육학회 교육자상(1996년), 미시간공대 마틴루서킹 교육자상(2003년) 등을 수상했다. 2008년에는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을 받았다. 그가 '교육계 마이클 조던' 같은 명칭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05년 조 소장의 귀국과 함께 문을 연 HD행복연구소는 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가 보다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고민하고 교육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인간발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아내 최성애 박사가 공동 소장직을 맡고 있다. 최 박사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몰입' 이론으로 유명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였다.

조 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HD행복연구소는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간이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제 능력을 발휘해 삶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하나의 '마스터키'는 없지만 신체 능력과 인지적 사고 능력, 감정관리 능력 그리고 영성이라는 네 가지 영역에서 내적 역량을 늘릴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행복연구소의 멘탈 관리 비법은 개인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연구소는 2016년부터 매년 해군사관학교에서 1박2일의 인성리더십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공군사관학교에서도 강의를 진행했다.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의료진 또한 관리 대상이다. 교육부에서 지원을 받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우즈베키스탄어 등 5개 국어로 EBS가 제작한 연구소의 감정코칭 비법 5부작 영상은 올해 배포될 예정이다.

HD행복연구소는 지난해 골프선수 최경주로부터 최경주재단과 함께 골프 유망주들의 심리 상담 관리를 도울 것을 제안받아 올해 두 차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구소는 재단에 소속된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달 한 번씩 감정코칭 멘토링을 하고 있다. 또 선수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상이 부모라는 점에 착안해 부모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조 소장은 "최고 수준의 골프 선수들끼리 역량을 비교하면 정량적 지표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결정적인 상황에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이 교수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직업 경쟁력 강화였다. 그는 "정년을 보장받은 기계공학과 교수가 연구에 매진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학교에서 내 교수법을 인정하고 좀 더 큰 역할을 부여했던 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10세 때 선친을 따라 자메이카로 건너간 것을 시작으로 삶의 많은 시간을 외국에서 보냈지만 애국지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귀국은 당연한 일이었다. 앞으로 대형 트라우마에 대응해 EFA(감정응급처치) 등을 능숙하게 맡을 수 있는 전문가를 50만명까지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진한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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