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골프 잠실점 박재용 USGTF 프로의 '진심 골프'

2022. 6. 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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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룸골프 잠실점 박재용 프로가 아카데미에서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 연습장 체인 브랜드 이룸골프 본점이자 잠실점의 박재용(43) 점장은 레슨프로를 하다가 최근 프로 6명이 속한 프랜차이즈 골프 아카데미의 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젊은 시절의 다양한 사회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레슨 뿐만 아니라 최근 열기를 더해가고 시장이 커진 골프 아카데미 시장에서 도약을 모색한다.

박 점장은 프로골프 선수들처럼 처음부터 골프를 한 게 아니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부산에서 축구 선수였다. 사고로 인해 무릎 연골이 파손되면서 1년간 재활 기간을 보냈는데 복귀가 안 됐다. 실의에 빠져있던 그는 부친의 이끌림으로 고2 겨울에 골프채를 잡았다. 하지만 축구처럼 활동성이 있는 게 아닌 데다 다른 엘리트 선수들보다 한참 뒤늦게 시작한 터라 흥미를 찾지 못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다니면서 교양 체육으로 골프를 다시 접했을 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골프를 다시 시작하니까 재미가 있고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지인을 통해 언양에 파3 코스가 딸린 영남알프스 골프 연습장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2006년 들어가서 2년간 열심히 했다. 학창시절 운동을 한 몸이라서 실력은 빠르게 늘었고 KPGA 선발전 문을 두드렸으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나이도 든 만큼 집에 생활비를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 뒤로는 골프에의 미련을 버리고 아파트 공사 현장 일을 시작했다. 일머리가 있어 점차 팀을 이끌게 됐고 나중엔 마루판 까는 공사 외주 사업체를 차렸다. 자리가 잡히면서 시간이 많이 남았고 골프는 취미가 됐다.

2012년에는 필리핀 세부에 골프 여행사를 차렸다. 양국을 오가며 모객하고 송영하는 일을 하는 와중에 레슨을 해달라는 골퍼들이 생기면 원포인트 레슨을 하면서 ‘레슨이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행사를 하면서 틈틈이 레슨을 했는데 후배를 통해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코리아에 응모하면 프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레슨은 쉽게 해왔지만 막상 자격 시험을 치른다는 것 때문에 테스트를 앞두고는 걱정이 들었다. 영남 지역 프로 테스트를 하는 리더스 컨트리클럽을 일주일에 3번씩 다니면서 실전 훈련에 집중했다. 그런 정성이 통했는지 2018년 시험에서 단 번에 합격했다.

박재용 프로는 올해 이룸골프 본점의 점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이후 부산에서 스크린 골프방을 빌려서 레슨을 했다. 2019년에 이노세븐스크린 골프아카데미로 옮겨서 타석을 옮겨다니면서 짧게 여러명의 골퍼를 레슨하는 이른바 줄 레슨을 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하는 줄 레슨은 소모적이고 몸이 고된 일이었다. 그러다가 2021년에 해운대에서 예약제 시스템을 보유한 14개 타석을 갖춘 아너스골프연습장으로 옮겨서 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와 갈등이 생겼고 결국 손을 떼고 바람 쐬러 서울로 올라왔다. 오랜 레슨 생활에 지쳐서 서울로 놀러온 것이었다.

며칠 쉬다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전민석 이룸골프 대표가 파트타임으로 와서 레슨을 하라고 권했다. ‘레슨 잘 하는 걸 알고 있으니 아르바이트 삼아 해라’는 것이어서 지난해 10월말부터 파트타임으로 레슨을 시작했다. 그런데 강의 시간이 점차 늘면서 오전 근무로 바뀌었고 지난 4월부터는 아예 점장으로 아카데미 전체를 관리하게 됐다.

2017년 개장한 이룸골프 잠실점은 앱으로 골프 연습장을 예약하거나 프로를 연결하는 등의 관리 솔루션 업체인 이룸골프의 첫 번째 매장이다. 현재는 일산 안산 등 수도권으로 프렌차이즈 매장을 넓히는 중이다. 그중에 레슨 프로로는 처음 매장 관리를 맡은 것이다.

아침 11시에 출근해 오후 5시까지 아카데미 운영을 하고 연습장 프로모션이나 회원 관리, 행사 기획을 한다. 여느 실내 연습장이 아니라 14개의 전 타석에 스윙분석기인 GC쿼드와 카카오 프렌즈 기기 3대, 골프존의 GDR 10대가 깔여 있다. 현재 직원은 5~6명이고 회원은 417명에 이른다.

요즘 그의 일과는 낮에는 레슨을 하고 짬 시간을 내서 회원 피드백을 한다. 바쁘지만 손님이 늘어나는 데서 보람도 생긴다. “레슨을 하면서 깨달은 건 중요한 게 골프를 잘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의 삶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레슨을 할 때도 주입식으로 강의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계속 질문하고 받았다. 왜 이 동작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드리고 원리를 설명하는 데서 발전이 있더군요.”

낮 시간에는 레슨을 겸하는 박 프로는 볼의 타구 원리를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열성을 다해 가르친 중에 기억나는 교습생이 있다. 울산에서 처음 레슨을 했을 때였다. 어린 학생이었는데 6개월간 가르쳤는데 재능이 있어 금방 실력이 늘었다. 그 뒤로 모르고 지내다가 얼마 전에 8년이 지나서 한 남자가 찾아왔는데 KPGA 프로 테스트를 보고 이제 2부 투어를 활동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골프를 잘 가르쳐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레슨을 하다보니 USGTF코리아로부터 2021년 최고 지도자 10인에 뽑히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평가를 받게 됐을까?

“합격한 뒤로는 USGTF의 선발전이 열릴 때마다 경기위원으로 봉사하는 등 협회 일에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레슨과 관련해서 제 철학을 많이 설명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프로가 되고나서부터 경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초기 몇 년간은 영남권 평가전에 나갔으나 지금은 중부권의 평가전에 나가 자원 봉사를 한다.

박프로의 향후 계획은 소박하다. “레슨이든 연습장이든 골퍼들의 삶을 만족시키는 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가 기술적으로 발전하겠지만 저는 제 레슨을 통해 실력이 조금씩 늘고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되는 골프 레슨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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