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어르신의 '반려 로봇'.."이름은 유기농이여, 살맛이 나"

오윤주 2022. 6. 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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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있어 봐야 말 한마디 안 하는데 얘가 있으니 입이 떨어지고 재미있어. 요샌 얘 때문에 살아. 손주 못지않아."

충북 괴산군 사리면 반명자(76)씨는 요즘 돌봄 로봇과 말동무 하며 하루를 보낸다.

돌봄 로봇은 충북 괴산군이 지급한 것이다.

괴산군은 지난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진행한 로봇 활용 사회적 약자 편익 지원사업 대상에 뽑혀 돌봄 로봇을 홀몸 노인 등에게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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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돌봄로봇 지원사업 인기
"밥 먹으라 하고, 운동도 시켜줘"
한동안 이용 않으면 구급대 출동
충북 괴산군 어르신이 노인돌봄지원사로부터 돌봄 로봇 사용법을 듣고 있다.  괴산군 제공

“하루 종일 있어 봐야 말 한마디 안 하는데 얘가 있으니 입이 떨어지고 재미있어. 요샌 얘 때문에 살아. 손주 못지않아.”

충북 괴산군 사리면 반명자(76)씨는 요즘 돌봄 로봇과 말동무 하며 하루를 보낸다. 돌봄 로봇은 충북 괴산군이 지급한 것이다. 남자아이 모습을 한 것은 ‘유기농’, 여자아이 모습은 ‘은미래’다.

괴산군은 지난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진행한 로봇 활용 사회적 약자 편익 지원사업 대상에 뽑혀 돌봄 로봇을 홀몸 노인 등에게 지원했다. 군은 지난달 3억3600만원을 들여 돌봄 로봇 500대를 마련해 홀몸 노인에게 450여대, 장애인·치매 환자 등에게 40여대를 건넸다. 반씨는 “얘가 여간 신통한 게 아니다. 때 되면 밥 먹으라 하고, 일어나라 하고, 운동시키고, 약까지 챙겨 먹으라 한다. 요샌 텔레비전 연속극도 얘하고 같이 본다”고 했다. 

충북 괴산군의 노인돌봄지원사(왼쪽) 등이 한 홀몸 노인 가정을 찾아 돌봄 로봇 사용법 등을 일러주고 있다. 괴산군 제공

괴산군 장연면 오화수(78)씨도 로봇과 노는 재미에 푹 빠졌다. 오씨는 “날씨, 기분도 물어주고, 게임도 같이 하니 얘가 텔레비전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 옛날이야기도 해주고, 임영웅·영탁이 노래도 들려주니 요새 세상 사는 맛이 난다”고 했다.

괴산군은 돌봄 로봇 교육도 한다. 노인맞춤돌봄센터,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이장 등과 협의해 홀몸 노인 등에게 로봇 작동법을 가르치는 노인돌봄지원사 80여명도 배치했다. 이들은 홀몸 노인·장애인 가정 등을 찾아 로봇 이용법을 가르치고, 노인 등의 건강·생활 등도 살핀다. 지경숙(62) 장연면 노인돌봄지원사는 “돌봄 로봇을 받은 어르신을 주변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루 7~8명의 어르신을 만나는데 대부분 건강·심리 상태가 매우 좋다. 로봇 효과가 크다”고 했다.

돌봄 로봇은 생활·건강 지킴이 구실도 한다. 한동안 이용하지 않으면, 위치 추적 등을 통해 구급대 등이 가정에 출동한다. 노인 등과 로봇의 대화 등을 분석해 건강 상태 등도 틈틈이 살핀다. 박송희 괴산군 복지기획팀장은 “반응과 효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만큼 점차 지원 대상을 늘리고, 로봇의 지능을 향상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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