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도 안 되는데".. 서울 아파트, 초대형만 오른다

김송이 기자 2022. 6.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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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평형 매수 문의는 늘고 있는데, 중·소형과 달리 매물이 없는 상황이에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대형 평형 거래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형 평형은 애초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와 상관 없는 '그들 만의 리그'"라며 "점점 넓은 집에 대한 욕구는 커지고, 노후 아파트 대형 평형에서 신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생기는데 공급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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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평형 매수 문의는 늘고 있는데, 중·소형과 달리 매물이 없는 상황이에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대형 평형 거래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대형 평형을 찾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특정 동까지 지정하며 매물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면서 “인근 부동산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실제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135.9㎡는 지난 4월 2건이 매매된 데 이어 지난 달 2층이 54억5000만원에 매매되는 등 올해 들어 총 5건 매매됐다. 작년 1년 동안의 매매량이 2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작년 말부터 이어져 온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작아진 상황에서, 대형 평형은 나홀로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서울에서 전용 135㎡를 초과하는 초대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평형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0.01% 하락했다. 평형별로는 전용 40㎡이하와 전용 60㎡초과~85㎡이하는 각각 0.01 하락했다. 전용 40㎡초과~60㎡이하는 0.03% 하락해 하락폭이 가장 컸다. 상승한 평형은 전용 85㎡초과~102㎡이하, 102㎡초과~135㎡이하 뿐이었다.

특히 강남권 초대형 아파트들은 신고가를 찍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3차아이파크 전용 187.2㎡는 지난 4월 31억에 매매됐는데, 직전 거래는 지난 2018년 15억9000만원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3단지 전용 163.4㎡도 지난달 39억원에 매매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비(非) 강남권에서도 입지가 좋은 곳의 초대형 아파트는 비슷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리첸시아 전용 138㎡는 지난 4월 28억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인 작년 8월 24억5000만원 보다 14.3% 뛴 것이다.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152.2㎡도 지난 달 19일 직전 거래(작년 12월 55억원)보다 10억원 오른 65억원에 거래됐다.

초대형 평형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일차적 요인은 공급 부족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서 전용 85㎡를 초과하는 아파트는 총 36만9673가구로 중형 평형(전용 60㎡초과~85㎡ 이하)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전용 135㎡를 초과하는 초대형 평형 물량은 더 희소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입주 물량도 감소세다. 올해 서울에서 입주 예정인 전용 85㎡ 초과 평형은 2404가구로 전체(2만2152가구)의 10.9%에 불과하다. 재작년 3487가구였던 전용 85㎡ 초과 입주 예정 물량이 지난해 2779가구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또다시 감소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형 평형은 애초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와 상관 없는 ‘그들 만의 리그’”라며 “점점 넓은 집에 대한 욕구는 커지고, 노후 아파트 대형 평형에서 신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생기는데 공급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보유세 부담 증가로 강남권 아파트에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렸던 것 처럼, 작은 집 여러 개를 갖고 있는 것보다 넓은 집 하나를 보유하는 게 낫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면서 “코로나를 겪으면서 넓은 집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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