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달동네'로 고달픈 서민 위로한 나연숙 작가 별세

김태훈 2022. 6. 4. 09: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80년대 초반 '달동네'라는 제목의 방송 드라마 대본을 써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위로한 나연숙 작가가 2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979년 당시 동양방송(TBC)이 방영한 드라마 '야, 곰례야'는 드라마작가로서 고인의 이름을 널리 알린 히트작이다.

이때부터 고인은 주로 서민의 애환이 담긴 홈드라마 대본을 쓰는 작가로 자리매김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통사람들'로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수상
1990년대 시대극 '야망의 세월'도 큰 히트
1980년대 초반 ‘달동네’라는 제목의 방송 드라마 대본을 써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위로한 나연숙 작가가 2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향년 78세.

1944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술대학(1972년 중앙대에 인수)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1년 KBS 드라마 ‘사랑의 훈장’을 집필하며 방송가에 데뷔했다. 1979년 당시 동양방송(TBC)이 방영한 드라마 ‘야, 곰례야’는 드라마작가로서 고인의 이름을 널리 알린 히트작이다.

이때부터 고인은 주로 서민의 애환이 담긴 홈드라마 대본을 쓰는 작가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1980년 TBS에서 시작해 5공 신군부의 방송통폐합 조치 이후로는 KBS로 옮겨 1981년까지 방영된 ‘달동네’는 고인의 대표작이 되었다. 도시 속 실향민의 일상을 그린 이 드라마는 서민의 설움을 달래며 60%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달동네’라는 단어가 도시 변두리 산등성이나 산비탈에 조성돼 주로 서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널리 쓰이게 됐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일상을 묘사한 KBS 드라마 ‘보통사람들’의 대본을 썼다. 이 작품으로 1985년 제21회 백상예술대상 극본상을 받았다.

1990년대 고인의 대표작으로는 KBS 주말 드라마 ‘야망의 세월’(1990)을 꼽을 수 있다. 당시 말단 회사원에서 출발해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라는 별명을 얻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인생을 모티브 삼은 시대극이었다. 주인공 MB 역할을 맡은 배우 유인촌과 더불어 평범한 시골 청년 ‘꾸숑’ 역의 최민식도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1980년대 연극 무대에 서던 최민식의 연기력에 반한 고인이 일부러 꾸숑이란 캐릭터를 만들어 그에게 맡겼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2000년대 들어선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2008)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할리우드 스타 제임스 딘이 주연한 영화 ‘에덴의 동쪽’(1955)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한 병원에서 동시에 태어난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과 복수를 다뤘다.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로 고인이 원숙한 거장의 반열에 올랐음을 새삼 일깨웠다. 이 작품으로 고인은 2008년 MBC 연기대상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다.

4일 오전 발인이 이뤄졌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 신광동산.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