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무주택자 울리는 전세사기에 칼 뽑은 정부..근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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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계속되는 전세사기 사건에 칼을 꺼내 들었다.
전세사기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활개를 치면서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대위변제액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HUG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빠진 서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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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계속되는 전세사기 사건에 칼을 꺼내 들었다. 전세사기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활개를 치면서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대위변제액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사기 관련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피해예방과 지원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준비 중이다. 원희룡 장관은 전날 서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북부관리센터에서 열린 전세사기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이른 시일 내 피해 예방 및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우리나라 전체 주거형태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6.5%이지만,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예방이나 피해자 지원수단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는 국가가 할 일을 못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청년과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한 전세사기는 급증하고 있다. HUG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대위변제 금액이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에서 2018년 583억원으로 급증 후 2019년 2천836억원, 2020년 4천415억원, 2021년 5천34억원으로 늘어났다.
불과 5년 사이에 20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미회수금은 무려 6천631억원에 달했다. 미회수금 중 65%(4천300억원)가 집중관리 대상의 다주택채무자로부터 발생했다. 문제는 HUG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빠진 서민들이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수수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임대사업자의 경우 임대보증금보증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가입조건 미달로 부분보증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체 임대가구 중 전세보증 가입세대는 대략 10%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악성 임대인들이 법률적 허점을 파고들고 있는 데도 국회는 서민을 보호할 의지가 없다. 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인의 대항력은 전입신고한 '당일'이 아닌, '다음날' 발생하는 반면, 저당권 효력발생 시점은 저당권 설정 등기가 이뤄지는 '즉시'로 명시돼 있다.
임대인이 임차인이 이사하는 당일에 저당권 등을 설정해버리면 임차인은 후순위로 밀려버린다는 의미다. 2020년 서울 서초 래미안퍼스티지 주택 매도자가 해당 주택에서 보증금 10억5천만원에 거주 조건으로 매매전세계약을 했는데, 매수자가 계약 당일 대부업체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최인호 의원 등이 이같은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해 확정일자 효력을 앞당기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왔다. 하지만 국회는 금융권의 각종 로비 등으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차인 대항력을 전입신고 '즉시'로 변경 시 금융권이 대출 리스크를 떠안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전세사기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도 제기됐다. 전가영 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임차인 대항력 발생 시차를 악용한 사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전입신고 즉시' 임차인 대항력이 효력을 갖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장관이 전세사기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같은 제도적 허점이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간담회에서 악성 임대인에 대한 명단 공개 및 처벌수위 상향 조절, 전세사기 예방책 홍보, 전세보증 가입률 제고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을 해결책으로 주장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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