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폭탄 피하고 보자'..서울 아파트값 9주만에 하락 전환

양도세 중과 한시배제 등을 노린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9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여기에 보유세 기산일(6월1일) 전에 처분하려는 매물들이 더해지고,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아파트값은 4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은 3월28일(-0.01%) 이후 지난달 2일 반짝 반등(0.1%)을 제외하면 계속 보합권에 머물렀다.

서울 강북 14개구는 0.01% 하락했다. 용산구(0.03%)는 한남동 초고가 위주로 상승했으나, 노원(-0.03%)·도봉(-0.02%)·강북구(-0.02%) 등 강북 대다수 지역은 하락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단지 중 하나인 용산구 '한남더힐'에서는 처음으로 100억원이 넘는 계약이 나왔다. 한남더힐 전용 240.3㎡(3층)이 지난 30일 110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5월(77억5000만원)보다 32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강남 11개구는 보합(0.00%)이었다. 강남4구 가운데 서초구(0.01%)는 반포동 중대형 위주로, 강남구(0.01%)는 개포동 신축이나 논현동 위주로 상승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송파구(-0.01%)는 잠실·가락동 인기단지 위주로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 주요 지역 중 인천은 3주 연속 0.05% 떨어졌다. 경기도는 지난주(-0.03% )에 이어 이번 주도 0.02% 하락했다. 서울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급매물 물량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매수세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보유세나 양도세 중과 등 세부담을 피하려는 인식 때문에 전반적으로 매물은 늘어난 반면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매수세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75%로 지난달 대비 0.25%p(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이후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이날까지 9개월 새 금리를 1.25%p 올렸다.

한편 서울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1%) 하락폭을 유지했다. 수도권은 -0.02%로 전주(-0.01%)보다 하락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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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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