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장애는 봉사에 걸림돌 아냐"..취약계층 돕는 이태영 씨

전지혜 2022. 5. 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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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제주시 화북동주민센터 앞.

이곳에서 만난 이태영(60) 씨는 화북동 장애인지원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동네 장애인 가구에 전달할 식료품 꾸러미를 부지런히 차에 싣고 있었다.

협의회는 매달 주기적으로 관내 장애인 가구 10곳에 식료품이나 밑반찬을 전달한다.

회원들과 함께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구를 찾아가 낡은 벽지를 뜯어내 새로 도배를 하고, 색이 바랜 지붕을 다시 칠하고, 비가 새는 천장을 보수하는 등 낡거나 고장 난 곳을 손보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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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자동차 정비 기술자..밑반찬 배달, 집수리 등 다양한 봉사활동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지난 20일 오후 제주시 화북동주민센터 앞.

이곳에서 만난 이태영(60) 씨는 화북동 장애인지원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동네 장애인 가구에 전달할 식료품 꾸러미를 부지런히 차에 싣고 있었다.

화북동 장애인지원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이태영 씨 [촬영 전지혜]

이날 이씨가 맡은 집은 모두 3곳.

계란, 두부, 과일 등 각종 식료품이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돌아다니며 대상 가구를 확인해 물품을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배달을 마치는 데 40여 분이 걸렸다.

초여름 날씨 속 꾸러미를 들고 여기저기 분주하게 걸어 다니다 보니 어느새 그의 얼굴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씨는 "마을 안길을 다닐 때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려운데, 그래도 오늘은 아파트 단지라 수월한 편"이라며 웃었다.

이씨가 협의회에서 활동한 지도 어느덧 10여 년이 됐다.

협의회는 매달 주기적으로 관내 장애인 가구 10곳에 식료품이나 밑반찬을 전달한다.

11월께면 김장철을 맞아 장애인 가구에 전달할 김장김치를 직접 담그기도 한다.

매해 장애인들과 함께 관광지 등으로 나들이 가는 행사도 연다. 연 2회씩 개최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은 하지 못했고, 올해는 다시 행사를 열기 위해 논의 중이다.

화북동 장애인지원협의회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 [화북동주민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씨는 이보다 앞서 2005년부터는 집 수리 봉사단체인 '희망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구를 찾아가 낡은 벽지를 뜯어내 새로 도배를 하고, 색이 바랜 지붕을 다시 칠하고, 비가 새는 천장을 보수하는 등 낡거나 고장 난 곳을 손보고 온다.

이 밖에도 그는 2012년 자율방범대로 위촉돼 주 1회 지역을 순찰하는 등 방범 활동을 벌여왔고, 지난해에는 통장으로 임명돼 동네를 위해 봉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팔을 걷어붙이는 이씨는 장애인 당사자이기도 하다.

선천적 청각장애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근무 중 당한 사고로 왼손에도 장애가 생겼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데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다양한 장애인 지원 활동을 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제37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제주도 장애인 도우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씨의 본업은 자동차 정비사다. 자동차 정비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40여 년이 된 베테랑이다.

그는 기능경기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데 이어 2012년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동차 정비 부문 우수숙련기술자로 선정됐고, 2018년에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현재 제주시의 한 공업사에서 일하는 그는 바쁜 일상 속 짬을 내어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꾸준히 봉사활동 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냐는 말에 그는 "예전엔 토요일에도 출근해야 해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젠 주 5일만 일하니 주말에는 여러 활동을 다닐 수 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는 단지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움을 받은 분들이 해주시는 감사의 말 한마디 듣는 게 좋아서 계속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다"며 그때 느끼는 보람이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가족들 역시 "더 열심히 하라"며 그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해준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건강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봉사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며, 자동차 정비 기술도 꾸준히 연마해 명장에 도전할 것"이라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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