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연달아 금리인상까지.. 4분의 1토막난 거래 더 줄어들 듯
작년 10월 DSR 규제 결정타..기준금리 9개월 만에 1.25 %p 올라
중산층·2030 몰린 지역 영향 집중 "급등 피로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로 인상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거래절벽’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금리인상이 시작된 이후 연달아 금리가 인상된 여파로 올해 1분기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년 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바 있다. 여기서 거래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1분기 상황을 보면 특히 2030과 중산층의 수요가 많았던 강북구와 도봉구, 성북구에서 무려 전년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거래가 줄었다. 대출규제, 금리인상이 이들의 구매력을 집중적으로 위축시켰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336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1만3373건보다 75%가량 줄어든 규모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거래량이 811건에 불과했다.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000건 미만으로 나타난 건 서울시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처럼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감한 건 대출규제에 금리인상이 더해지면서 생긴 일이다. 전 정부는 2019년 12·16부동산대책을 통해 15억원 넘는 아파트 거래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시키는 내용의 대출규제를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시행해 소득대비 대출 한도를 더욱 낮추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지난해 8월 시작됐다. 코로나19 발생 후 첫 금리인상으로 이날까지 총 5회 금리를 올렸다. 지난해 7월 연 0.50%였던 기준금리는 26일 1.75%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대출규제에 금리인상까지 맞물리자 1분기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올해 3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 대비 1조5000억원 줄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축소됐다. 지난해 2분기 1만2497건, 3분기 1만1439건이던 거래량은 4분기 4678건으로 크게 줄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격이 상승한 것에 대한 피로감이 기저에 깔린 가운데 여신축소와 금리인상으로 거래절벽에 빠진 것”이라며 “그나마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라 가격은 거래량 대비 덜 빠진 형국”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의 ‘거래절벽’을 이끈 곳은 강북구와 도봉구, 성북구 등이었다. 이들 3개 구는 거래량이 1년 전에 비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강북구는 지난해 1분기 314건에서 올해 1분기 50건으로, 도봉구는 같은 기간 635건에서 104건으로 감소했다. 성북구는 739건에서 126건으로 줄었다. 서울 25개구 중에 1년 전보다 올해 1분기 거래량이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지만, 이들 지역의 감소세는 두드러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의 영향이 중산층, 2030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에 집중됐다고 보고 있다. 실거래가 9억원부터 대출이 줄어들기 시작한 이후 강북의 저가매수 가능지역에 이들의 수요가 몰렸는데, DSR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 통로가 막혔다는 것이다. 올해 남은 기간 2~3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거래절벽’의 기조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북지역의 거래량이 상당히 늘어는 이후 관망하는 사람이 많아지던 상황에서 중산층과 2030의 구매력이 DSR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상당히 줄어들게 되자 해당 지역 거래가 급감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린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을 고려한 주택구입 수요는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특히 자금조달에 따른 이자를 고려해야 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한 주택 거래량이 빠른 시간 내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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