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장관 "분양가상한제 개편안 다음달 안에 발표"
"GTX A·B·C노선 대통령 임기내 착공, D·E·F 임기내 예타통과 목표"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새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으로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다음 달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 수위와 관련해선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대폭 수정이 아닌 이주비·원자잿값 상승분 반영 등 '미세 조정'에 무게 중심을 뒀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과 관련해서는 A·B·C 노선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 안에 착공을, 서부권 광역급행철도(D노선)와 E·F 노선은 임기 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장관 취임 후 첫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관련 질의에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손봐야 할 첫 번째 제도라고 보고 있다"면서 "6월 이내로 (개편 방안을) 발표하도록 다른 부처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2019년 '12·16 대책'에서 집값 상승 선도지역과 정비사업 이슈 지역으로 꼽은 서울 강남 등 13개 구와 경기 3개 시(하남·광명·과천) 322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다.
원 장관은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 분양 가격을 관리해 수분양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제공하기도 하고 분양가 상승을 막는 안전장치의 역할도 한다"면서 "한 번에 없애기에는 부작용이 커서 (제도 개편에) 신중하게 접근하되 지나치게 경직되게 운영되지 않고 시장 움직임과 연동되도록 개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상한제 분양가에 재건축 조합 이주비 등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반영하거나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국회에서 특별법이 발의된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노후화가 진행되는 서울·수도권 등의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는 방침을 소개했다.
원 장관은 "한꺼번에 (정비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물량이 많다 보니, 전세 이주에 따른 전세 대책도 정밀하게 따라가 줘야 한다. 서울 시내는 시내대로, 1기 신도시는 신도시대로, 수도권 내 노후화가 진행된 곳은 그곳대로 전체적인 질서와 특성에 맞게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종합적으로 계획을 짜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스터플랜 발표 시기에 대해선 "가격 자극 요인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한없이 미루진 않을 것"이라면서 앞서 정부 출범 100일 이내 발표하겠다고 밝힌 '250만호 주택공급 계획' 발표 시기에 맞춰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원 장관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를 죄악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다주택자와 관련해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 (제도 안에) 담을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죄악시하고 응징 위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주택을 투자수단으로 삼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경제에 부작용을 주는 것을 무시하고 자유방임주의로 가는 극단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나친 초과 이익이나 시장의 거래 질서를, 또 공정한 시장의 기능을 좀먹는 부분에 대해선 적절히 환수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임대차 3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다음 달 관련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어 일방적으로 (임대차 3법을) 고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도 현실화가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당면한 단기 대책을 나눠서 접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갱신 만료된 계약에서 과열이 얼마나 나오는지, 거기서 가격(임대료)이 계단식으로 수직상승하는지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데 불안 요인과 함께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면이 상존한다"며 "하반기에 수급 균형이 안 맞을 수 있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월세 물건 공급을 촉진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투기를 직접 건드리지 않는 주택담보대출이나 분양가상한제 등에 묶인 실거주 의무 이런 것 때문에 요건을 맞추려 매물이 잠기는 경우라든지, 거주형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이른 시일 내에 매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을 가속시켜준다거나 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대료 상승에 따른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한도를 늘린다든지 '착한 임대인'에게 보유세를 유리하게끔 유도한다든지 하는 방안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6월 안에 조치할 생각"이라면서 "이를 통해 8월 대란이 아니라 통상적인 사이클에서 움직이도록 안정시켜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임대차 3법'의 세 가지 장치가 그대로 갈 수 없다"며 "전문가는 물론 민주당, 나아가 정의당과도 대화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 GTX 건설과 관련해선 A·B·C 노선의 대통령 임기내 착공, D·E·F 노선의 임기내 예타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원 장관은 "주택 입지의 희소성을 가급적 분산시키고 해소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고 꾸준히 가야 할 길이다. 핵심이 GTX"라며 "A·B·C 노선은 임기 내 착공, D·E·F 노선은 최적 노선이 어디인지 국회의원들의 무한 경쟁도 뚫고 나가야 한다. 임기내 착공은 무리라고 보고, 예타 통과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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