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6월 중 분양가상한제 개선..전월세 안정방안도 내놓을 것"
"GTX A·B·C 현 정부서 착공..나머지는 예타 목표"
'공사 중단사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예의주시 중"
"장기적으론 주택 수 아닌 주택가액에 초점 맞춰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개선안을 6월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오는 7월 말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되는 시기를 앞두고 임대차시장이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한 가운데 내달께 전·월세 매물 공급을 촉진할 방안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상제는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손 봐야 할 첫 번째 제도”라며 “반영시기와 내용을 포함해 경직된 부분을 좀 더 시장의 움직임에 잘 연동되게 할 수 있는 정도의 개선책을 6월 내 발표할 수 있도록 다른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분양가상한제는 그간 경직된 운영으로 인해 이주비가 반영되지 않거나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누가 봐도 수긍할 만한 가격 요인이 있음에도 인위적으로 가격을 누르는 등의 부작용을 낳았기에 이를 최소화하고 공급을 촉진한다는 의미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분상제가 분양 아파트 가격을 관리해 수분양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분양가 상승을 막는 안전장치이므로 한 번에 없애기에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도 폐지나 대상 지역 축소 등 제도 전반에 걸친 변화가 아닌 기준을 합리화하는 ‘미세 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올해 7월 말 임대차3법 시행 2년과 맞물려 전·월세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월세 매물 공급을 촉진할 수 있는 몇 가지 제도적 조치를 심도있게 검토 중이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인 6월 중 조치할 계획”이라며 “8월에 전세 대란이 아니라 통상적인 사이클 내에서 (시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이 언급한 방안은 ▷주택담보대출이나 분상제 등과 관련해 실거주 의무 요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물 잠김 해소 ▷거주용 오피스텔·원룸 등 단시간 내 공급 가능한 물량 확보 ▷세입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한도 확대 ▷상생·착한 임대인 인센티브 제공 등이다.
원 장관은 장기적으로는 ‘임대기간 2+2년’, ‘임대료 증액 5% 룰’ 등을 그대로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가격을 통제하는 방식 자체가 시장을 경직시키고 부작용을 낳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원 장관은 “임대차3법 폐지를 집주인 편을 든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세입자를 더 잘 보호하려면 현재의 임대차3법을 그대로 가져갈 순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전문가와 공급·수요자 얘기를 듣고 국회에서 민주당과 공론화해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취임 후 100일 내 발표하겠다고 한 ‘250만호+α’ 공급계획에 담길 내용과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나 국공유지 등 공공이 보유한 부지를 모두 찾아내고 해당 부지와 공급 유형, 절차를 촉진했을 때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시기 등을 따져 물량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공급하겠다고 한 내용 중 계승할 수 있는 건 하고, 일부러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간 공급 물량에 대해선 “계획만 세운다고 해서 민간이 따라오진 않는다”면서 “민간이 현실적으로 호응할 수 있도록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공급 예측치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서울 시내와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노후 주택 밀집지역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계획을 통해 재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 계획으로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뿐만 아니라 이주해야 할 전세대책 등 정밀하게 따라가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가격 자극 요인 때문에 한없이 미루진 않을 것이며, 가격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이 작은 부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6월 초까지 서울시와 합동 점검을 통해 문제가 조합이나 시공사인지, 늦게 분양해 이익을 확보하려는 것인지 등을 파악할 것”이라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막혀 있는 것을 풀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원 장관은 “1차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고 두 번째는 서울시에게 있지만, 국토부도 우리가 가진 제도로 인해 문제가 생기거나 우리의 제도를 활용해 (문제 해결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하면 이를 아끼진 않겠다”면서도 “분쟁이 시끄러워지면 국토부가 나선다는 선례를 남길 순 없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원 장관은 장기적으로는 ‘주택 수’가 아니라 ‘주택 가액’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기본적인 시각은 그렇다”면서도 “다만, 지금 도입하려고 하면 모든 게 맞물려 있는 만큼 중장기 과제로 그런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다.
지난 정부가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꼽았던 다주택자에 대해선 “이번 정부는 2·3주택, 주택 숫자로 죄악시하거나 1가구 1주택만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진 않다”면서 “하지만, 어느 나라도 투기 자체를 보호하거나 조장하는 나라는 없다. 그런 점을 어디까지 구분할 건지의 문제”라고 봤다. 이어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되, 지나치게 도식적으로 규정하고 징벌 위주로 접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화 차원에서 바로 잡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 과제인 ‘수도권 30분 출퇴근’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충과 관련해선 “GTX-A·B·C 노선은 이번 정부 내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약속을 지킬 것이며, D·E·F 노선은 임기 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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