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국정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논의 본격화

이정현 기자 2022. 5.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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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부 장관 "노사 자율 근로시간 선택 방안 마련"
여소야대 정국, 노동계 반발로 제도 확대 험로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업무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른바 윤석열표 국정과제인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날(11일) 초대 고용노동부 수장에 오른 이정식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노사 자율에 따른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방안 마련을 취임 일성으로 밝히는가 하면, 같은 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한 토론회에서 같은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현행 하루 근로 8시간, 주당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한 '주52시간' 근무제도의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자는 게 경영계의 요구인데 새 정부 또한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닺 올린 尹 정부, 고용부-경영계 "근로시간 유연화" 한목소리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루면 이정식 장관은 전날 고용부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일·생활 균형을 위해 유연근무를 활성화하는 등 일하는 문화를 바꿔 나가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주52시간 근무제의 법 제도를 개선해 민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하고 싶은 근로자에게는 일할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사항이다.

새 정부 초대 고용부장관으로 취임한 이 장관 역시 대통령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취임 일성부터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한 속도감 있는 정책추진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 장관은 노사 합의를 요하는 문제인 만큼 일찍부터 노사 양측과의 대화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무부서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발걸음만 빨라진 것은 아니다. 줄곧 '근로시간 유연화'를 요구해 온 경영계는 새 정부 출범에 더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전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노동법 제도는 70년 전의 낡고 경직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이로 인해 경제발전의 혁신동력이 약화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선진형 경제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법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활용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 줄 것과 R&D 및 고소득·전문직은 근로시간 규제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 줄 것, 연장근로를 1주 단위 제한에서 월·연 단위로 개선해 줄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실현 가능성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에서 열린 컨테이너·BCT 화물노동자 투쟁 결의대회에서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및 전차종·전품목 확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관계 없음. 2022.5.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하지만 관련법 개정이 녹록지는 않을 전망이다. 근로시간 연장과 관련한 노사 간 입장이 워낙 첨예한데다 여소야대 정국에 국회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태생적인 한계도 논란거리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일정 단위 기간의 총 노동시간 범위 내에서 업무시작·종료시간과 하루 노동시간을 노동자가 직접 정하는 제도다.

물론 이를 위해서 사용자 측은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를 해야 하는데 합의가 성사되면 정산기간 내 총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는 기존 근로기준법의 1주 40시간, 1일 8시간의 근로시간 제한이 없어진다.

예컨대 한 달(30일)동안 총 근로시간을 240시간으로 정했다면 그 범위 내에서는 하루 8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더라도 별도 가산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근로자에게는 근로시간 선택의 자유권이 보장되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각 근로일 사이에 최소 11시간 이상의 휴식시간 보장이 법에 정해져 있는 탓에 근로 일정 조율에 있어 근로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훼방을 받는다. 여기에 사용자 측과 합의를 한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회사의 사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 역시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52시간제'를 사실상 유명무실화 한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재계와의 만남에서 경제계 인사들의 관련 요구에 공감대를 나타냈다는 데 유력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 중이다.

이미 지난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신상품 또는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 정산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에는 과도한 초과 근로를 막기 위해 한 달 평균 1주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을 넘은 초과분에 대해 가산수당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전직종에 그 기간을 1년으로 확대·적용한다는 것인데 선택적 근로시간제에서 주 4일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 10시간 이상을 일하거나, 다른 주에 6일치 근로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여서 자연스럽게 '일·생활 균형' 취지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관 취임 후 우리부처 여러 국정과제와 관련해 노사와의 대화를 주문하신 정도"라면서 "구체적 개별 사안에 대한 업무지시나 이런 부분으로 볼 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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