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못 만드는 청년 주부 이렇게 많았나
카드사 신용평가 개선 불구
카드 발급 못 받아 불편 호소
핀테크 후불결제와 역차별
주부 B씨는 최근 쿠팡 후불결제 기능을 사용했다. 그간 몇 번을 신청해도 가처분소득을 이유로 카드 심사에서 떨어졌는데 후불결제는 되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최근 핀테크 업체들이 신파일러(Thin Filer)를 겨냥한 일종의 대안 신용결제서비스인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지불)을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신용카드는 신파일러 대상으로 발급이 안 돼 소비자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파일러는 금융 이력 부족자를 뜻하는 말이다. 대출·상환 내역,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의 이력이 없어 고금리 대출과 신용카드 발급 거절 등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로 사회 초년생, 노인, 주부 등이 다수다. 민형배 의원(무소속)이 나이스(NICE)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금융 이력 부족자로 분류된 이는 1280만7275명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신용카드 발급 규준 때문에 신파일러를 위한 카드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공표한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부여에 관한 모범규준'에 따르면 월 가처분소득 50만원 이상, 신용평점 상위 누적 구성비 93% 이하이거나, 장기 연체 가능성 0.65% 이하 등의 규제가 있다. 이 규준은 2012년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카드사들이 함께 만들었다. 규준 내용을 카드사 내규에 넣어야 하며 금감원에서 이 규준을 기준으로 카드사들을 점검한다. 사실상 강제되는 규정인 셈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고도화된 신용평가 모델과 신용불량자 연체 정보 등이 있음에도 신파일러를 위한 카드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정책상품인 햇살론카드나 월 30만원 한도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등이 나오는 정도다. 이런 상품들은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하다.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체크카드 기반이기에 할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고, 비은행권 카드사에서는 발급 가능한 상품 수가 적다는 단점이 있다.
핀테크 회사들의 BNPL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상 신용카드 발급 규준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BNPL이 신용카드와 크게 다를 바 없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카드 발급 규준은 아쉽다. 단순히 신용카드 기능을 대신하는 BNPL에 비해 다양한 카드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카드상품을 자신에게 맞게 고를 수 있는 금융 혜택을 신파일러들은 박탈당하는 셈이다.
특히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거와 달리 신파일러에 대한 신용평가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신한카드는 기존 신용평가모형 체계에는 사용하지 않는 모바일, 카드 승인 데이터와 디지털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신파일러 대상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했다.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BNPL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신파일러를 대상으로 BNPL이든 신용카드든 시장의 신용 판단 능력에 따른 상품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기업은 최근 신용 이력 대신 가입자의 결제·송금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도를 다각도로 분석해 신파일러를 금융시장으로 흡수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부터 신파일러층을 대상으로 신용에 따라 월 30만원 한도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토스는 지난 3월 후불결제(최대 월 30만원)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월부터 월 15만원 한도로 버스·지하철 후불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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