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잡는 것만 5단계"..이 공장 '위생'에 자존심 건 이유

익산(전북)=지영호 기자 2022. 5.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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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바닥에 철심을 박은 특수 콘크리트를 써서 균열도, 부식도 없습니다. 공장은 전체를 김치독처럼 서늘하게 관리하고 있고요."

국내 김치공장에서 처음 적용하고 있는 IoT(사물인터넷)과 RFID(전자태그)를 활용한 생산이력관리도 주목할 만하다.

박 공장장은 "눈앞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나쁜 재료 사용을 눈감는 것은 최악의 판단"이라며 "최상의 위생상태로 공장을 관리하는 것이 김치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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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최우선..최신 설비 적용한 풀무원 수출용 김치공장 가보니

"공장 바닥에 철심을 박은 특수 콘크리트를 써서 균열도, 부식도 없습니다. 공장은 전체를 김치독처럼 서늘하게 관리하고 있고요."

국내 수출용 김치공장 가운데 가장 현대식 시설을 보유한 풀무원 글로벌공장을 찾은 지난 6일. 박범돈 글로벌김치공장장(47)은 위생을 묻는 질문에 바닥 얘기부터 풀어놓았다. 2019년 3월 준공된 이 공장은 풀무원이 300억원을 투입해 전라북도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3만329㎡(9175평) 부지에 지었다. 생산된 김치 대부분은 북미로 수출한다.

공장 바닥은 일반 콘크리트의 2배 가격인 강섬유보강콘크리트(SFRC)를 사용했다. 물과 소금을 많이 사용하는 김치공장은 균열이나 부식으로 인해 물이 자주 고이는데 그러면 벌레가 유입되거나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선택한 재료가 SFRC다.
공장에는 강원대 공대와 협업해 김치독처럼 냉기가 순환하는 쿨링시스템을 적용했다. 통상 천정에 설치하는 냉각시스템을 측면에 배치해 공장 내부 공기를 무한대(∞) 모양으로 순환시켰다. 보관창고는 영하 2도~영상 2도로, 포장공정은 15도로 온도를 유지한다. 사무 공간까지 서늘하다. 직원 대다수가 외부온도 25도에도 긴소매 옷을 입고 있는 이유다. 이는 2018년 설계 때부터 참여한 박 공장장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생산공장의 위생관리는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한다.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몇 번의 위생과정을 거쳐야 생산시설 진입이 가능한 구조다. 손에 비누를 묻히고 물로 씻고 건조하는 과정도 하나의 수도꼭지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김치속을 넣는 작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돼 있다. 배추의 절단부터 배합, 포장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다. 이물질의 혼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하루 15톤의 김치를 생산하지만 직원이 70명에 불과하다.

박범돈 공장장이 내수용 제품의 김치속을 넣는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영호 기자

벌레 혼입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5단계 공정도 주목할 만하다. 배추 겉잎을 분리하면서 육안검사를 하고 난 뒤 강한 빛으로 이물질을 찾아내는 광학검사, 곤충이 생존하기 어려운 염수통에서의 2시간 절임, 3단계에 걸친 세척과정, 마지막으로 수검사 등의 과정을 거친다. 박 공장장은 "배추 속에서 곤충은 물론이고 지렁이, 개구리, 심지어 뱀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 공정을 거치면서 모든 생물은 완전히 걸러진다"고 말했다.

국내 김치공장에서 처음 적용하고 있는 IoT(사물인터넷)과 RFID(전자태그)를 활용한 생산이력관리도 주목할 만하다. 1파레트(500kg)마다 코드를 부여해 10분 단위로 추적한다. 특정 상품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집중 조사를 한다.

글로벌김치공장에서 만들어진 김치는 배추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열무김치, 백김치 등 5종이다. 미국 시장에선 풀무원 나소야(Nasoya) 브랜드를 달고 'KIMCHI'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나소야는 2016년 풀무원USA가 인수한 미국 1위 두부 브랜드다. 월마트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어 북미에서 영향력이 높다. 이달부터 코스트코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유통망을 한층 넓혔다.

박 공장장은 지난해 중국발 '알몸김치' 파동에 이어 최근 김치 명장의 '썩은배추' 파동으로 김치의 위생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학교급식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서 보관된 배추의 품질상태가 나빠지자 4000만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폐기한 전력이 있다. 박 공장장은 "눈앞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나쁜 재료 사용을 눈감는 것은 최악의 판단"이라며 "최상의 위생상태로 공장을 관리하는 것이 김치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범돈 공장장이 수출용 완제품을 보며 육안으로 이상 유뮤를 체크하고 있다./사진=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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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전북)=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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