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가슴살부터 비건푸드까지"..건강식 힘주는 식품업계

이상현 2022. 5. 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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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닭 매출 1년 새 72% 늘어나
코로나19 확산 후 건강식 인기
소비자 20명 중 1명 채식 지향
지난 3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과일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건강 관리의 즐거움을 의미하는 '헬시 플레저'가 올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먹거리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닭가슴살과 프로틴(단백질) 바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식품의 매출이 늘어났고, 기업들은 비건식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간편식 전문 기업 허닭의 지난해 매출은 5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72% 늘어난 것인데 자회사인 허닭프렌즈를 포함하면 연결 기준 매출액이 601억원에 달한다.

허닭은 닭가슴살 판매로 시작해 현재 가공육과 볶음밥, 그래놀라 등 각종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연간 간편식 판매량이 354만개에 그쳤으나, 지난해 1262만개로 257% 늘어났다.

CJ올리브영에서도 건강 간식 매출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건강 간식 매출이 전년보다 44% 늘어났다. 이 기간 홈트레이닝 및 일상 건강용품의 매출은 106% 증가했다.

특히 올리브영의 지난해 단백질칩 매출액은 지난 2020년보다 20% 늘어났다. 단백질칩은 대개 시중 감자칩보다 칼로리가 절반에 가깝고, 식이섬유와 단백질 함량이 높은 편이다.

시장에서 건강식 수요가 늘어난 건 운동과 저열량 식단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젊은 소비자층의 영향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후 면역력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홈트(홈+트레이닝, 집에서 운동하는 것)' 열풍과 더불어 건강식 수요가 급증한 것.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로필을 찍는 사람은 물론, 평소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닭가슴살이나 채소류로 꾸린 샐러드 등 식단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코로나19 전에는 마니아층만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1호점을 연 굿스터프이터리(GSE). GSE는 매장 내 스마트팜을 이용해 신선 채소를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일반 메뉴와 비건 메뉴를 모두 출시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비건 식품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은 이달 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개점을 앞뒀고, 풀무원도 스타벅스 코엑스몰에 비건 레스토랑 1호점을 열고자 준비하고 있다.

비건 식품의 경우 건강 때문에 찾는 소비자도 있지만, '미닝아웃(소비활동에 신념이나 가치를 더하는 것)' 트렌드도 그 인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환경 등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들이 대체육이나 채식 위주 식단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포리스트 키친' 개점을 앞둔 농심의 경우 지난해부터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자 개발한 대체육 기술을 활용해 고기와 유사한 맛과 질감 등을 구현해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비건식 전문이 아닌 일반 식품 브랜드에서도 비건 전용 메뉴를 출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국내 버거 시장에서는 고든램지버거가 '베지버거'를, 굿스터프이터리(GSE)가 '그린 토마토'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채식 인구는 2018년 150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2월 기준 250만명을 넘어섰을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소비자 20명 중 1명은 채식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식품업계에서는 건강관리 식품과 비건식의 수요가 한동안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래전 먹는 게 힘들었던 시기에는 그저 많이, 배불리 먹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라며 "이제는 배부른 것보다 잘, 건강하게 먹는 것이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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